한국어의 계통을 밝힐 수 있으면 그것은 한민족의 계통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계통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다. 인도-유럽 언어들과는 달리 한국어가 본격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한 것이 600년을 넘지 못하고, 한국어와 기원이 같 ...
한국어의 계통을 밝힐 수 있으면 그것은 한민족의 계통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계통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다. 인도-유럽 언어들과는 달리 한국어가 본격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한 것이 600년을 넘지 못하고, 한국어와 기원이 같다고 확신할 만한 언어도 아직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헌자료가 충분치 않고, 계통이 비교될 만한 언어가 마땅히 없다고 해서 한국어의 계통이라는 중요한 연구를 포기하거나 미룰 수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서 자료를 확보하고, 연구방법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자료부족을 메우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현재로서는 알타이 언어들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는 것이라는 데는 아마 언어를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50여개의 알타이 언어들이 지구상의 7,000여개 언어들 가운데 한국어와 가장 닮은 언어들이고, 계통적 관련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언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알타이언어들도 가장 오래된 문헌 기록이 1300년 정도에 불과하고, 현존하는 알타이언어들 대부분은 곧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개 러시아와 중국에 살고 있고, 20세기 들어 이들이 러시아와 중국 사회에 급격히 동화되어 자기네 말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끌다가는 퉁구스어들의 거의 대부분과 튀르크어들과 몽골어들의 상당수가 완전히 사라져 조사조차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에 ○○○○○학회와 ○○대, □□대, ◇◇◇◇◇대, △△대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들이 팀을 조직하고 역할을 정해 한국어 계통 구명의 기초를 놓기 위한 조직적 연구에 나서게 되었다. 다행히 한국학술진흥재단이 3년에 걸쳐 재정 및 행정을 지원하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1) 전 세계 학자들이 지난 백 수십 년간 한국어의 계통과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비교 연구한 모든 언어자료를 입력하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웹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였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한국어와의 계통적 관련성을 구명하기 위해 진지하게 비교 분석된 것이면 비(非) 알타이언어 자료까지 망라하였다.
(2) 중국 감숙, 흑룡강, 신장위구르자치구, 러시아의 칼미키아, 시베리아, 우크라이나, 몽골 서북지방 등의 만주어, 어웡키어, 어원어(라무트어), 다르하드어, 동부유고어, 칼미크어, 부리야트어, 카라임어, 출름 튀르크어, 서부유고어, 쇼르어, 투바어(차탕 방언), 우리앙하이어에 대한 현지 조사를 실시함으로써 모두 30여개의 알타이언어(방언)를 현지에 가서 직접 조사하고, 현지 조사를 통해 수집된 언어자료(언어 당 어휘 평균 2,700여 항목, 문장 700여 항목)를 분석, 전사, 기술하여 음성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고, 웹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준비를 갖추었다.
(3)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한국어 계통연구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알타이언어의 정밀한 분석과 기술에 대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알타이언어를 기술하는 최적의 모델을 정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구축된 자료를 웹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한국의 알타이학계가 절멸 위기의 언어연구 등 세계 언어학계의 과제에 동참, 기여함을 알리고, 그로써 한국 학문의 위상을 드높이고, 연구 성과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