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작품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여 그것의 민족문학적 성격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1차년도에는 자료 수집, 분류, 입력 작업과 동시에 입수 자료의 특징과 성격을 개관하는 연구에 주력하였으며, 2차년도에는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의 ...
본 연구는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작품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여 그것의 민족문학적 성격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1차년도에는 자료 수집, 분류, 입력 작업과 동시에 입수 자료의 특징과 성격을 개관하는 연구에 주력하였으며, 2차년도에는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의 내적 특성과 민족문학적 성격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심화해 갔다. 그 결실은 28편의 논문으로 발표되었으며, 8권에 달할 자료집 총서를 위한 기초 작업을 완료하였다. 이는 그간 일본어로 창작된 재일동포의 문학작품 연구에만 국한되었던 재일동포 문학의 연구에 새로운 기원을 이루는 성과가 될 것이다.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은 주로 총련계 재일동포에 의해 이루어졌으므로 이들의 문학에 대한 본 연구팀의 깊은 관심과 총체적 검토는 분단현실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에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2년간 이루어진 연구성과들을 문학장르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차년도에 주력했던 작업은 주로 재일동포 한국어 작품을 수집 정리하는 일이었다. 본 연구 기간 동안에 연구팀이 일본 현지 답사와 조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는 소설집 20여 편, 시집 약 86여 편, 종합지 8종 205여 권, 단행본 약 31권이다. 특히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전질과 ‘문예동’ 기관지 <문학예술> 전질 자료는 재일동포 한국어 작품 연구에 결정적 텍스트가 될 만하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수집 정리된 작품 수는 무려 시 3,840여 편, 소설 390편, 수필 및 수기 262편, 평론 101편, 희곡 121편, 일본어소설 57권에 달한다.
재일 동포 한국어 시문학을 통시적으로 정리하여 그 특성을 규명한 연구자는 이경수, 강명혜, 최종환이다. 이경수는 재일 동포 시문학의 변모와 전개과정을 검토하였으며, 강명혜는 재일 동포 시문학와 고전 시가와의 연관성을, 최종환은 재일동포 한국어 시문학을 관통하는 내적 논리를 규명하여 민족 문학적 성격을 연구하였다.
조해옥은 총련과 민단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은 김리박 시인의 작품 세계를 집중 분석하였으며, 윤의섭과 김은영은 재일 동포 한국어 시문학사에서 두드러진 강순과 김윤의 시를 집중 조명하였다.
소설문학에 대한 연구는 허명숙, 김형규, 이정희에 의해 이루어졌다. 김형규는 196,70년대 문예동의 단편 소설이 지니는 특징을 정주와 귀국 지향이라는 존재의 이중성을 통해 분석하였다. 허명숙은 1990년대 이후의 소설과 장편소설을 검토한 결과 장편소설들은 재일동포 사회와 역사를 총체적으로 형상화하는 리얼리즘적 성취를 이룬 작품으로 평가하였으며,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재일동포 한국어 소설의 변화 양상을 규명하였다. 이정희는 재일동포 소설문학에서 민족 동일성 담론이 재일동포들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일 현실의 모순을 극복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극문학 연구를 담당한 백로라는 재일동포 한국어 극문학을 전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다양한 하위 양식의 갈래를 보여줄 뿐 아니라, 각각의 작품이 서로 다른 텍스트 구성 방식과 주제 표현 방식을 드러내고 있음을 밝혔으며, 서상각과 김지석의 희곡을 집중 분석하기도 하였다.
이정석과 박현선은 수필 및 기타 산문을 연구하였다. 이정석은 ‘수기’와 ‘예술 산문’을 중심으로 재일동포가 창작한 한국어 산문문학의 존재양상과 일인칭 시점의 소설 담론 특성를 밝혔다. 박현선은 재일동포 한국어 수필의 지속적인 주제는 국가 및 민족 정체성에 대한 확립의지로서 이는 통일에 대한 염원, 한글의식의 고취와 민족교육에 대한 노력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남을 밝혔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확인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은 어려운 역경을 견디며 식민지 지배국에서 생존하기 위한 역정이 핍진하게 드러나 있다는 점이었다. 둘째,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은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의 혼란이 주를 이루면서도 그에 따르는 정주와 지향의 욕구가 문학의 주제로 나타나 정체성의 확립을 추구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셋째,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은 외적으로는 북한의 주체문예이론을 따르는 것 같으면서도 내적으로는 재일동포문학만이 가지는 특수성을 지니며 통일문학사 서술을 위서는 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음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넷째, 최근 들어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도 다양성을 띠며 많은 변화의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 그들의 정체성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문학사의 폭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