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중동 사회는 소수의 권력엘리트 집단에 의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족 전통과 부족주의로부터 찾는다. 특히 이들 권력엘리트 집단은 신정부탄생, 국민총선, 권력분배, 종파논쟁, 평화정착, 민주화 및 세계화 과정 등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일 ...
현대에 중동 사회는 소수의 권력엘리트 집단에 의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족 전통과 부족주의로부터 찾는다. 특히 이들 권력엘리트 집단은 신정부탄생, 국민총선, 권력분배, 종파논쟁, 평화정착, 민주화 및 세계화 과정 등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일련의 정치 변동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권력엘리트와 전통적 부족주의가 현대 중동사회의 변동에 최대 변수로 작용함을 인식하고, 이들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먼저 권력엘리트를 정치엘리트, 종교엘리트, 군사엘리트 등 3분야로 분류하고 각각을 연차별로 연구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한계 -연구인력, 예산, 기간 등-과 연구의 성격 -중동 부족과 부족주의에 대한 국내 첫 연구사례- 등을 고려하여 20여 중동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중동의 대표적 왕정국가와 이란,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 주요 공화정 국가 등 6개 개국을 연구대상 국가로 선정하였다. 이것은 중동국가 체제가 크게 왕정과 공화정으로 분류됨을 고려한 것이며, 뿐만 아니라 상기의 6개국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정치, 경제, 군사, 종교적 차원에서 중동 내 영향력이 적지 않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2006년-2007년은 본 연구의 제2차년도 연구기간으로서, 상기 6개국의 ‘종교엘리트와 부족주의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였다. 제1차년도 연구기간 중 구축한 국가별 부족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각 국에서 종교엘리트를 구성하는 부족과 가문을 조사하고 그들의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영향력과 지지 기반을 살펴본 후 최종적으로 부족 또는 부족주의와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연구진은 현지조사를 통하여 각 국의 종교단체와 협회를 방문하여 각 국의 종교현황, 종교적 특성, 종교엘리트 구성원 등에 관한 자료와 문헌을 수집하였다. 다음으로 가능한 한 범위 내에서 각 국의 종교 지도자 또는 차세대 종교 리더를 직접 인터뷰하여 생생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확보하였다.
2차년도 연구를 통하여 연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이라크, 이란, 팔레스타인 등 6개국의 종교현황과 종교엘리트의 구성원이 -모두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각 국의 근대화 과정, 정치 환경, 경제 상황, 그리고 사회체제에 따라 제각각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종교엘리트의 정치․경제적 역량에 따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서로 상이함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주지할 사실은 6개국의 종교엘리트들은 왕정이든 공화정이든 예외 없이 정치엘리트 즉 국가 통치 세력 가문 또는 부족과 긴밀하게 연대하거나 강하게 저항하면서 권력관계에서 경쟁자적 위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동 각 국의 종교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종교엘리트 구성원을 처음으로 조사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종교엘리트의 영향력이 종교차원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엘리트와의 경쟁을 통해 정치 및 사회 전반에 걸친 지도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파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