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 말하는 ‘생활사 연구(life-history approach)’란 개인 중심적 접근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의 개인의 삶에 비중을 두는 연구방법을 의미한다. 왜냐 하면, 한 개인의 일상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몸담고 살고 있는 한 시대, 한 사회 전체의 상징으로도 파악할 수 ...
본 연구에서 말하는 ‘생활사 연구(life-history approach)’란 개인 중심적 접근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의 개인의 삶에 비중을 두는 연구방법을 의미한다. 왜냐 하면, 한 개인의 일상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몸담고 살고 있는 한 시대, 한 사회 전체의 상징으로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며, 다양한 문화들에 그 나름의 성격을 부여하고 일방적 의미, 규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상상적・상징적 회로의 외피를 입히는 것 또한 한 개인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듯 특정한 시대의 인간의 삶의 방식을 분석・정리해 내 역사 속에서의 존재를 증명함으로써 생활사를 재평가하는 것은, 현재의 자기 모습을 성찰하는 것이고 타자의 삶의 방식 가운데 자기 삶의 방식을 투영시키면서 새로운 인간상을 모색해 나간다고 하는 생활사 연구의 가장 원론적인 의의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 헤이안 시대의 문학작품 속에 형상화된 일본의 고대 사회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삶을 분석함으로써 그 시대의 생활사의 전모를 파악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방법으로서의 ‘생활사’ 연구는, 단순히 한 시대의 미시적 고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 속에서 조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생활사’적 관점에서 헤이안 시대의 여성문학을 분석해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와 문화・생활 전반을 이해하는 것은, 일본문화의 원형을 이해하는 것으로 연결되며, 이것은 다시 문학작품으로 되돌아와 인간 삶의 총체적 집합체로서의 고전문학의 의의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말하는 여성문학이란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에 의해 쓰이고 여성 독자를 위해 여성에 관한 문제를 테마로 삼아 형상화된 작품을 말한다. 따라서 분석대상으로 삼는 텍스트는 구체적으로 『겐지 모노가타리』, 『가게로 일기』『이즈미시키부 일기(和泉式部日記)』『무라사키시키부 일기(紫式部日記)』『사라시나 일기(更級日記)』등의 여류 일기문학, 『마쿠라노소시(枕草子)』와 같은 대표적인 여성 수필에 한정한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분석 범주는 ①헤이안 시대 여성의 인생 주기, ②헤이안 시대 여성의 경제 생활, ③헤이안 시대 여성의 문화 생활, ④헤이안 시대 여성의 종교 생활로 나눌 수 있다.
제1과제 ‘헤이안 시대 여성의 인생 주기’에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헤이안 시대 여성의 인생 전반에 관한 사이클을 분석해 보았다. 여성의 인생 주기는 탄생(임신・출산), 성장(육아・교육)이라는 1차 단계, 결혼, 부부생활(이혼)이라는 2차 단계, 투병・치료・장례라는 3차 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었다.
제2과제 ‘헤이안 시대 여성의 경제 생활’에서는 여성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의식주 생활 및 재산권에 관한 문제를 고찰해 보았다. 헤이안 시대 여성문학 속에는 화려한 듯 보이는 텍스트 표층의 분위기와는 달리 의식주라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문제로 고뇌하는 여성들, 경제적 곤궁으로 남성에게 의존해 살면서 갈등을 느끼는 여성들, 그런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결혼을 단념하고 죽어 가는 여성들의 삶이 그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그 시대 여성들의 경제생활의 단면 및 경제적인 문제가 남녀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제3과제 ‘헤이안 시대 여성의 문화 생활’에서는 여성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여가를 어떻게 보내고 있었는가 하는 여가의 문제와 세시풍속・연중행사에 따른 문화생활, 여행, 그리고 와카(和歌) 등 문학을 통한 문화생활을 살펴보았다.
제4과제 ‘헤이안 시대 여성의 종교 생활’에서는 텍스트 속에 불교・신도・음양도를 신봉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져 있으며, 여성들이 불교와 신도 사이에서 느꼈던 갈등, 신앙 생활에 여행의 의미가 결합된 참배여행의 의미 등에 관해 분석해 보았다.
본 연구는 2개월 만에 중단되긴 했지만,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학술단행본을 집필・발간해, 연구결과물로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