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좌익 측 학살주체는 인민군, 정치보위부, 내무서, 지방좌익 등인데 그 중 당과 정치보위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보위부는 우익 인사의 체포, 수감, 학살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조직이었다. 포괄적 결정 및 ...
한국전쟁 당시 좌익 측 학살주체는 인민군, 정치보위부, 내무서, 지방좌익 등인데 그 중 당과 정치보위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보위부는 우익 인사의 체포, 수감, 학살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조직이었다. 포괄적 결정 및 지시는 노동당에서 내려오고 누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학살할 것인지 결정하는 주체는 정치보위부였다. 좌익에 의한 학살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그것이 갖는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한국전쟁 중 민간인 학살은, ‘작전으로서의 학살,’ ‘처형으로서의 학살,’ ‘보복으로서의 학살’ 등 세 가지로 분류되기도 한다. 미군에 의한 학살은 대체로 무차별적이며 작전에 의한 학살이 많았던 반면, 좌익에 의한 학살은 체계적이며 처형으로서의 학살의 성격을 띤다. 연구와 관련하여 우선 홉스봄, 프롬, 레닌 등의 학살관련 이론을 검토하였다. 홉스봄은 학살의 원인과 관련하여 시대적인 배경을 제시했다. 그의 이론을 고려한다면 한국전쟁시 대량학살은 20세기의 일반적 현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학살의 심리적 원인과 관련하여 에릭 프롬의 이론을 참고하였다. 그는 학살과 증오를 병리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사람들을 나찌즘으로 기울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도탄에 빠진 가학적인 중산 하층계급의 존재였다. 홉스봄은 주로 군인이 갖는 심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학살의 배경에는 국가적 원인이 더 크다. 특히 관료화는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좌익에 의한 학살의 경우, 사회주의 이념 자체는 국제주의와 평화를 지향하지만, 효율성을 가져다준 당 조직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도록 했으며 불관용이 실용적인 이유로 도입되었다. 이후 스탈린은 세속적 차르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공포정치를 전례없이 잔인하게 만든 것은 어떠한 한계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큰 목표가 그것을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해준다는 신념, 현재의 희생이 크지만 앞으로의 세대가 거둘 수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신념과 더불어 총력전의 원리가 적용되었다. 본 과제 수행을 위해 전주, 서천, 밀양, 군위, 대구, 대전, 당진, 서산, 논산의 관련 현장을 조사하고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하였으며 전문가를 면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