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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갱단의 실화』와 기억의 정치학
이 보고서는 한국연구재단(NRF,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이 지원한 연구과제( 『켈리 갱단의 실화』와 기억의 정치학 | 2008 년 | 이석구(연세대학교) ) 연구결과물 로 제출된 자료입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는 연구기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사업유형에 따라 결과보고서 제출 시기가 다를 수 있음.)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연구과제번호 A00666
선정년도 2008 년
과제진행현황 종료
제출상태 재단승인
등록완료일 2009년 11월 02일
연차구분 결과보고
결과보고년도 2009년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네드 켈리는 오늘날 호주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부시레인저"(bushranger)이다. 이 "말도둑" 부시레인저가 호주에서 특별한 의미를 띠는 이유는 그가 "오지"에서 국가를 건설하는 힘겨운 싸움을 해 온 호주인들에게 그들의 개척 정신, 감당하기 어려운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투쟁가"(battler)의 정신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피터 캐리의 『켈리 갱단의 실화』는 식민 시대의 호주에서 공정함을 위해 싸웠던 아일랜드 반항아들을 영웅화하고 그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민족적 서사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 소설을 "공화주의 논쟁"이라는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켜 읽을 때 단순히 민족적 아이콘에 찬사를 바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의미가 이 소설에 있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가 주목하는 역사적 사실은, 캐리의 텍스트가 모습을 드러낸 2000년이라는 시점이 호주가 영연방을 탈퇴할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그 다음 해라는 점이다. 당시 왕정을 지지하였던 여당의 교묘한 술수로 인해 투표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공화주의의 패배였다. 대다수의 호주인들이 투표 결과에 분노하였던 시점에, 영국법에 반대한 반항아의 일대기를 재서사화하는 행위는 패배한 공화주의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공화주의자들이 분한을 삼키던 시점에 출간된 캐리의 소설은 놀랍게도 정파를 초월하여 호주민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네드 켈리의 기억을 재서사화하는 작업이 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본 연구는 캐리의 소설이 당대의 정국에서 어떻게 이 '기이한' 정치적 효과를 갖게 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제를 다룸에 있어 켈리가 생전에 남긴 두 통의 서한, "캐머론 편지"와 "제릴데리 편지"를 일종의 역사적 사료로서 사용한다. 캐리의 소설과 네드 켈리의 서한을 비교함으로써 본 연구는, 캐리의 소설이 말하기를 원하지 않는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제릴데리 편지"의 원전에는 있으되 캐리의 소설이 누락시키고 있는 것 중에는 ‘민족적 지시어’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민족의 범주에는 영국과 아일랜드가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특정한’ 민족에 관한 지시관계를 후경화시키거나 아예 누락시킴으로써 캐리의 텍스트가 성취하는 바는 네드 켈리를 "호주인"이라는 보편적 범주로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본 연구는 주장한다. 캐리의 소설에서 "호주의 영웅"이 되기 위해서 네드 켈리가 숨죽여야 했던 목소리는 해외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의 무장(武裝)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불온한 목소리이다. 즉, 캐리의 소설에서 호주 민족주의가 아일랜드계 소수민의 전투적 대결주의나 아일랜드 민족주의를 ‘덮어쓰기’ 하였던 것이다. 본 연구의 결론은 켈리의 삶이 고도로 개인화된 가정적 텍스트 내에 가두어짐으로써 21세기에 일종의 저항 기억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봉쇄되었다는 것이다.
  • 영문
  • Ned Kelly, the bushranger, is a legendary figure of special significance to the Australians of today. The Aussies' affection for this "horse thief" derives from the fact that the latter has become a national ideal of the "battler" who did not give up in the face of hardships during the colonial era. Peter Carey's 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is considered to be one of the "national narratives" that not only heroize but also give voice to the Irish rebels who fought for "fair go" in the colonial Australia. However, this paper asserts that there are more to the novel than merely paying a tribute to the national icon, especially when the novel is examined in the context of the "republic controversy." In 1999, the preceding year of the novel's publication, Australia had a national referendum on the issue of whether or not to secede from the Commonwealth. Due to the procedural manipulation of the royalist ruling party, republicanism was voted down. At the time when the majority of Australians were irate with the result of the referendum, Carey's retelling of the supposedly anti-British rebel failed to promote the lost cause. This paper investigates how the narrativization of the legendary figure, whose anti-British and anti-authoritarian attitude could be easily translated into the cause of republicanism, came to appeal to the general reading public.
    In so doing, this paper compares Carey's novel with the historical Kelly's two epistles: Jerilderie and Cameron Letter. This comparison brings to light what are left out in the process of Carey's narrativization of the rebel's life. One of those excluded from Carey's text is "nationalist signifiers." By either backgrounding or leaving out specific ethnic relations such as British vs. Irish, Carey's text was able to transform Ned Kelly, the anti-British rebel, into a new national icon of Australian. What Kelly had to silence in order to become an Australian hero in Carey's novel was the subversive voice that spoke in the historical epistles of the possibility of armament by the Irish nationalists abroad. That is, Australian nationalism in Carey's novel overwrote the militant nationalism of the Irish minority in the colonial Australia. The conclusion of this paper is that the possibility for Kelly's life to surface again in the 21st century as a sort of counter-memory is contained by Carey through its inclusion in a highly personalized domestic narrativ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호주 작가 피터 캐리의 소설 『켈리 갱단의 실화』(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2000)에서 네드 켈리의 전설을 다시 살려내는 행위가 초역사적, 보편적 독자가 아닌 ‘당대의 호주인’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흥미롭게도 캐리가 네드 켈리에 관한 소설을 발표한 시점에 호주 정부는 시드니에서 개최된 올림픽 개막식에서 켈리를 민족적 아이콘으로 출연시켰다. 기억이 개인과 집단의 자기 정체성 형성에 있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하건대, 본 연구는 특정한 문화적 기억을 특정한 방식으로 되살려내는 작업이 어떠한 이데올로기적인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질문하고자 한다. 이 작업을 위해서 본 연구는 우선, 네드 켈리의 이미지가 캐리의 소설에서 전유되는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민족 국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하여 현재의 호주가 가진 문화적 기억이 무엇을 누락하거나 결여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즉, ‘기억하는 행위’가 감추고 있는 ‘망각’의 내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특정한 문화적 기억을 되살려내는 행위는, 단순히 잊혀진 과거사를 복구하는 결과 외에도, 특정한 ‘다른 과거’를 억압하거나 특정한 ‘다른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본 연구의 제목으로 ‘기억의 정치학’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기억 행위에는 ‘복원과 억압’이라는 양면성이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본 연구는 피터 캐리의 『켈리 갱단의 실화』를 국가 출범 이후 호주에 있어 가장 큰 정치적 현안 중의 하나였던 “공화제 대(對) 군주제”라는 극히 구체적인 역사적 컨텍스트에 위치시켜 읽는다. 영연방 소속으로 출범한 국가 호주에서 영국과의 관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으며, 영국왕이 아니라 호주 출신의 대통령을 국가의 수장으로 삼고 싶어하는 다수 호주인의 열망은 마침내 1999년 11월의 국민투표를 어렵게 성사시킨 바 있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공화주의의 패배였다. 반항아 네드 켈리가 생전에 호주의 지배계급이나 “영국법”에 대하여 제기하였던 비판은 어렵지 않게 “공화주의”로 번역될 수 있다. 그러니 하필이면 공화주의자들이 분한을 삼키고, 많은 호주인들이 정부에 의해 농간을 당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을 시점에, 그것도 공화주의자들의 기도를 패배시킨 호주 정부가 반항아 네드 켈리를 국가적 아이콘으로 세계의 무대에 세우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이다. 또한 이러한 정국에서 출간된 캐리의 소설의 어떠한 면이 민관(民官) 모두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아내었는지도 사뭇 궁금해진다. 네드 켈리의 기억을 특정한 방식으로 재서사화하는 작업이 어떠한 정치적 효과를 갖게 되는지 밝힘으로써, 이러한 의구심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호주는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상 수상자를 세 명이나 배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1973년에는 패트릭 화이트(Patrick White)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명실 공히 세계적인 문호를 배출한 국가들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호주 출신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문인들 중에는 DBC 피에르(Pierre), 토마스 커닐리(Thomas Keneally) 그리고 피터 캐리가 있다. 그 중 피터 캐리는 역대 부커상을 두 번 수상한 단 두 명 중의 한 사람이다. 이처럼 문학적 성취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호주 작가들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은 일천한 수준이다. 본 연구는 『켈리 갱단의 실화』를 "네드 켈리 컬트"라는 문화적 맥락에 위치시켜 분석함으로써, 현대의 호주 소설가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피터 캐리를 국내 학계에 최초로 소개하는 의의를 갖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는 국내에서 소외되어 온 호주 문학과 문화에 대한 국내 영문학자들의 관심을 크게 진작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국내에서도 탈식민주의 문학비평의 대두와 함께 영국과 미국 중심의 연구 풍토가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국내 대학의 영문학 강의계획서에서 콘래드(Joseph Conrad)의 소설과 함께 아체베(Chinua Achebe)의 소설이 발견되는 것도 기존의 영미 중심의 문학 연구를 탈피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 국내의 영문학 수업에서 아체베는 아직은 '끼워 넣은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의 대학에서 가르치는 영문학은 아직 특정 국가의 편중현상이 심하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학자들이 호주 원주민들의 문학을 다루는 논문이나 호주의 교포 작가 도노 김을 다루는 논문 등을 발표하였다는 사실은 퍽 고무적인 것이다. 피터 캐리에 대한 본 연구는, 호주 문학에 대한 이러한 귀중한 선행연구들과 더불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영문학 연구 및 교육을 다양하게 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리라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가 다루는 주제가 "네드 켈리 컬트"와 "공화주의 논란"이라는 굵직한 호주 고유의 문화적, 정치적 현상임을 고려할 때, 본인이 수행하고자 하는 연구의 성과는 호주의 문화와 정치에 대한 지역학적 연구의 발판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호주의 국립대학에서는 동양학 학사학위과정이 설립되어 한국학, 중국학, 일본학이 연구되고 있는 반면, 국내의 어느 대학에서도 호주학과가 설립된 경우를 듣지 못했다. 호주는 항상 영연방의 일부로서만 인식되어 있을 뿐 새로운, 독자적인 학문의 대상으로 취급되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출판된 호주문화에 대한 전문 서적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성과는,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영문학 연구와 교육의 시야를 넓힐 뿐만 아니라, 호주 지역학이나 문화학이 국내에서 독자적인 학문으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견실한 학문적인 기반을 세우는데 작은 보탬이 될 것이다.
  • 색인어
  • 피터 캐리, 켈리 일당의 실화, 제릴데리 편지, 캐머론 편지, 네드 켈리, 아일랜드 민족주의, 공화주의, 대항 기억, 기억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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