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연구는 한 편으로 하비, 르페브르, 소자를 중심으로 한 지리학자(사회학자)들에 대한 연구와 다른 한 편으로 서사학을 성서학에 적용한 연구들에 대한 조사로 이루어졌고, 지리학의 공간이론을 성서 해석에 적용하기 위한 숙고와 이를 실제 본문 해석에 적용하는 순 ...
문헌 연구는 한 편으로 하비, 르페브르, 소자를 중심으로 한 지리학자(사회학자)들에 대한 연구와 다른 한 편으로 서사학을 성서학에 적용한 연구들에 대한 조사로 이루어졌고, 지리학의 공간이론을 성서 해석에 적용하기 위한 숙고와 이를 실제 본문 해석에 적용하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관련전문가들의 자문은 기독교윤리(기독교와 문화) 분야와 선교학 분야로 나누어, 문화연구와의 접목 가능성을 모색하고 선교학의 공간 이해를 성서 해석과 관련짓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영문으로 작성한 논문 "The Construction of Relational Space in Luke’s Narrative"는 2010년 세계성서학회(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의 발표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본 연구 결과 하비가 제시한 공간 이론의 격자, 특히 거기에 원용된 르페브르의 공간생산 이론이 서사 해석에 매우 유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르페브르는 그의 공간 이론을 문화 이론으로 발전시킨 소자와 함께 세계성서학회 "Space, Place, and Lived Experience in Antiquity" 프로젝트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이 섹션에 참가한 학자들은 주로 소자의 관점에서 르페브르가 제시하는 삼중공간 이론을 이용했다. 그러나 본 연구자는 르페브르의 이론이 소자에 의해 변용되는 가운데 르페브르의 기여라 할 수 있는 공간 ‘생산’의 측면이 오히려 약화되었음을 지적하고, 르페브르 이론의 그 측면, 즉 공간생산 분석이 서사해석에 적절히 활용될 수 있음을 드러내려 했다.
하비의 공간 격자, 즉 관계공간 개념과 공간생산 분석의 조합은 성서 서사, 특히 누가-행전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누가의 서사에 등장하는 공간들은 물리적 공간이나 상대적 공간 개념만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관계공간에 근접해있기 때문이다. ‘공간실천,’ ‘공간의 재현,’ ‘재현의 공간’ 등의 복합적 구조로 이루어지는 공간생산 이론은 누가 서사에 사용된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고 또 누가가 이러한 공간을 통해 어떻게 대안적 공간을 구성해내는지 분석해내는데 적절한 도구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사도행전 3-4장의 연구를 통해 그러한 분석도구의 유용성을 입증하려 했다.
(1) 학문적 기여
이 연구는 하비의 공간 이론을 통해 성서의 서사 공간에 대한 이해를 심화함으로써, 기독교 신학 내에서 성서의 서사비평 방법을 더 풍부하게 하고 정련할 뿐 아니라, 일반 문학 분야에서 서사학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 이 연구는 다양한 학제 간 연구를 촉진하는 효과를 가질 것인데, 지리학과 성서해석학의 연계를 자극할 뿐 아니라, 하비의 이론이 가지는 학제적 성격으로 인해 정치경제학과 철학의 연계에도 참조할 만한 점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 연구가 주제로 삼은 ‘공간’은 오늘날 문화 담론을 이해하는 열쇠일 뿐 아니라, 여러 학문 분야에서 광범위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일반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더 많은 후속 연구를 파생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 사회적 기여
본 연구는 성서 해석이 가지는 사회 문화적 성격에 주목하여 교회의 성서 해석이 오늘의 현실과 소통하게 하게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기독교 신학은 초월 공간과 내세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켜 왔는데, 이는 신앙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교회와 세속 사회의 이분법을 강화하여 양자의 소통을 약화시켜온 부정적 측면도 포함한다. 이 연구는 새로운 공간 이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교회의 관점을 새롭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 탈현대적 문화 현상을 포스트포디즘과 신자유주의의 현실에 터하여 규명하는 하비의 관점은, 성서 해석자의 맥락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할 뿐 아니라, 21세기 한국 사회에 대한 진일보한 분석을 제공할 것이다.
(3) 교육과의 연계 활용
기독교 신학에서 이 연구의 주제는 성서학(성서지리, 서사비평, 성서해석학), 기독교와 문화(기독교 문화연구), 조직신학(해석학) 등의 분과들, 또는 두 세 분과의 연계 과목으로 개설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간 이론과 성서 해석이라는 전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대학부보다는 대학원 학생들에게 더 적절하며, 지리학, 정치경제학, 문화연구, 성서해석학, 서사비평, 포스트모더니즘 등 관련 분야의 학습을 포함하는 학제 간 연구 과정으로 개설하여 다양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의 토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