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축제'라는 연구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탄생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사회변동을 분석하려 했다.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이 세 국가는 동일한 슬라브 문명권으로서 최초의 고대 국가 '키예프 루스'의 신화와 상징을 공유한 같은 ...
본 연구는 '축제'라는 연구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탄생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사회변동을 분석하려 했다.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이 세 국가는 동일한 슬라브 문명권으로서 최초의 고대 국가 '키예프 루스'의 신화와 상징을 공유한 같은 동일한 민족공동체로서 이해되었다. 그러나 지난 15년간의 체제변혁 경과를 면밀히 관찰해 볼 때,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는 같은 슬라브 형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상이한 성격의 국가발전전력을 추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이들 세 국가들은 탈사회주의 정치경제체제 변혁의 경로와 궤적을 다르게 그려왔을 뿐만 아니라 국가정체성의 형성에 있어 현저한 차이를 드러내왔다. 본 연구는 세 국가의 바로 이러한 차이를 '축제'를 통해서 분석하려 했다.
소련의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정부는 민족정체성의 확립과 이를 토대로 한 새로운 국가건설이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개국 정부는 각기 자신의 국민들에게 통치 이념과 방향을 제시해야 했으며, 이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축일과 기념일등을 이용하였다. 기존의 사회주의적 축일과 기념일을 없애고, 새로운 통치 이념을 반영하는 축일과 기념일 및 의례들을 만들었으며, 기존의 것들은 상황에 맞게 바꾸려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세 국가의 정부는 과거사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국가 내 존재하는 분열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건설의 수단으로서 축일과 기념일을 고찰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 다고 보았다:
첫째, 축일과 기념일은 시대와 체제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가는 문화적 실체로서,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포스트소비에트시기의 사회, 문화 변화의 조건과 양상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축일연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라루스에서 과거와 현재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 해 과거 축일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유지, 강화하려는 입장을 분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세 국가의 입장 차이와 국가전략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셋째, 축일과 기념일은 개인이나 그룹, 민족, 더 나아가 국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장이다. 특히 국가가 건설하고 싶어 하는 국가성, 정체성의 내용은 축일과 기념일을 통해 표현되며, 그 주요 내용은 위로부터 아래로, 정부로부터 국민에게로 전달, 이입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축일과 기념일의 내용 검토를 통해 정부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정부에 의해 위로부터 정해진 결정이 결코 일반대중 층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진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주도의 축일 및 의례문화의 형성과 민간 층에서 행해지는 실제 축일과 기념문화간의 관계와 괴리의 정도를 연구한다면 정부에서 주도해 나가는 민족/국가정체성의 형성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의 대상 및 목표>
소련의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에서는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특히 1991년 이후 3국 정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국가의 축일과 가족 및 사회의 기념일들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축일과 기념일의 변화는 주로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 러시아, 발라루스에서 발생한 축일과 기념일의 변화를 관찰하면 3국 정부가 시도하는 과거사에 대한 재평가와 새로운 기념의례 및 관습의 소개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3국 정부는 축일과 기념일 문화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시민들의 역사관과 일상적 삶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해왔다. 이와 같은 현상은 1991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멸되거나 새롭게 형성된 3국의 축일과 기념일들의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상기한 축일과 기념일들을 모두 포괄하여 연구했다. 특히 슬라브 3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축일과 기념일을 국가건설의 측면에서 고찰하려 했다.
본 연구의 최종연구목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축일과 기념일의 변화양상 고찰
(신구의 교체와 공존, 새로운 축일과 기념일, 민속과 종교축일의 부활)
둘째, 축일과 기념일을 이용한 국가건설의 양상비교,
셋째, 축일과 기념일을 통해 본 3국의 국가전략 비교,
넷째, 3국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