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성과물 유형별 검색 > 보고서 상세정보

보고서 상세정보

https://www.krm.or.kr/krmts/link.html?dbGubun=SD&m201_id=10027929&local_id=10047772
한국전쟁기 장편소설의 반공 서사와 젠더 정치 -이무영의 『사랑의 화첩』과 정비석의 『애정무한』을 중심으로
이 보고서는 한국연구재단(NRF,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이 지원한 연구과제( 한국전쟁기 장편소설의 반공 서사와 젠더 정치 -이무영의 『사랑의 화첩』과 정비석의 『애정무한』을 중심으로 | 2011 년 신청요강 다운로드 PDF다운로드 | 서승희(이화여자대학교) ) 연구결과물 로 제출된 자료입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는 연구기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사업유형에 따라 결과보고서 제출 시기가 다를 수 있음.)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연구과제번호 A00454
선정년도 2011 년
과제진행현황 종료
제출상태 재단승인
등록완료일 2013년 02월 23일
연차구분 결과보고
결과보고년도 2013년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무영의 『사랑의 화첩』(1952)과 정비석의 『애정무한』(1951)은 한국전쟁기에 씌어진 장편소설로서 남녀간의 애정 관계를 통해 전쟁기에 합당한 윤리와 가치가 무엇인지 전달한다.
    우선 『사랑의 화첩』은 고결한 민족주의자와 타락한 반민족주의자의 형상을 띤 한 부부를 그려낸다. 이 부부는 가톨릭 사제와 수녀였는데 사랑에 빠져서 세속의 삶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남편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름의 신을 새로이 맞이하여 구호 사업에 투신한다. 이와 같은 대의 앞에서 아내의 개인적 욕망은 사소한 것이 된다. 결국 아내는 공산주의자인 남성을 따라 월북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묘사되는 북한은 지옥에 가깝다. 아내는 지옥에 떨어지는 처벌을 받고서야 중요한 것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 개인이 아니라 민족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반복되는 아내의 고백은 아내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죄인의 위치로 전락시킨다. 따라서 그녀가 죽거나 행방불명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소설은 끝난다.
    반면 『애정무한』에서 여성의 욕망은 긍정되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 채 북한 쪽 선전실에서 근무하는 남성 인물은 동료 여성에게 애정을 느낀다. 이 여성은 자신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남성과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주도한다. 그러나 이 여성은 주체적인 것이 아니라 남성이 욕망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 이 소설에서 한국전쟁은 절대악인 공산주의가 일으킨 폭력으로 그려지며 남성 인물에게 환멸을 안겨준다. 그는 자신의 환멸을 순종적인 여성을 사랑함으로써 해소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여성 인물은 자기분열과 상실감을 경험하고 있는 남성적 판타지가 그려낸 이상향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녀는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낭만적인 회고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두 소설은 각각 타락한 여성과 이상화된 여성을 그려내고 있으나, 두 여성 모두 남성 인물의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반공주의라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 영문
  • As full-length novels written during the Korean War, 『Sa-rang-eui-haw-cheop』(1952) by Lee, Moo-Young and 『Ae-jeong-moo-han』(1951) by Jeong, Bi-Seok convey ethics and value reasonable for the period of war, through romantic relationships between men and women.
    Firstly, 『Sa-rang-eui-haw-cheop』 describes a married couple who have the shape of a virtuous nationalist and a corrupt anti-nationalist. As a Catholic priest and a nun, they fall in love and come back to the earthly life. However, for the nation and the people that the husband decided to newly serve as Gods, he devotes himself to relief work.
    In the presence of this cause, the wife's personal desire is regarded as trifling. In the end, the wife defects to North Korea along with her husband who is a communist. But here, North Korea is almost like hell. The wife realizes that the important things are a mind, not a body, and the people, not individuals, after being punished to fall into hell. The wife's repeated confession makes her degrade to the perfect status of a sinner, rather than to save her. Therefore, the novel ends, under the assumption that she would die or get lost.
    On the other hand, a female desire in 『Ae-jeong-moo-han』 seems to be thought, positively. One man feels affection for a woman who is his co-worker, while working in the propaganda division of North Korea, hiding his status. This woman takes the lead in mental and physical combination with him, proving the fact she isn't a communist. However, in fact, this woman does nothing but moves as the man desires, not being independent.
    In this novel, the Korean War is described as violence brought about by communism which is an absolute evil, and disillusions the male character. He tries to relieve his disillusionment, by loving a dutiful woman. Thus, the female character here is merely an utopia created by the fantasy of a man experiencing self-splitting and a sense of loss. Besides, she becomes an object of romantic remembrance, by dying a death.
    As explained above, each of these two novels shows a corrupt woman and an idealized woman, but they are both used as tools for supporting identities of the male characters, and stress the theme, anti-communism. In this respect, they have some characteristics in common.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무영의 『사랑의 화첩』(1952)과 정비석의 『애정무한』(1951)은 한국전쟁기에 씌어진 장편소설로서 ‘사랑’과 ‘애정’이라는 표제어를 내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액자식 구조, 삼각관계의 설정 등 형식적 유사성이 두드러진다. 수기를 연상하게 하는 고백체 서술로 내면의 진정성과 경험의 핍진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그런데 이 두 소설에서 남성-반공주의자 주체는 여성이라는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상황에 합당한 윤리 및 가치의식을 전달한다.
    우선 『사랑의 화첩』은 고결한 민족주의자와 타락한 반민족주의자의 형상을 권승렬과 김숙경이라는 부부의 관계를 통해 재현하고 있다. 가톨릭 사제와 수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은 사랑에 빠져 세속의 삶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권승렬은 국가라는 이름의 신을 새로이 맞이하여 전재민 구호 사업에 투신한다. 이때 김숙경의 섹슈얼리티는 부정되고 처단되어야 할 것으로 그려진다. 민족적 대의 앞에서 개인적 욕망의 의미는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숙경이 철저히 전락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숙경의 섹슈얼리티가 공산주의자 송욱을 향해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송욱을 따라 간 숙경의 월북 과정은 곧 전락이자 하강의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숙경은 ‘지옥’인 북한에 들어가는 처벌을 받고 나서야, 문제는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그리하여 숙경의 고백은 ‘사실 규명’의 차원이 아니라 이미 ‘죄 있음’을 전제로 하는 가톨릭의 고해성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신 앞에서의 고백, 남편 앞에서의 고백, 딸 앞에서의 고백, 지인 앞에서의 고백 등 중첩된 고백의 체계는 숙경을 완벽히 죄인의 위치에 고정한다. 남편 권승렬이 죽기 직전에 내뱉는 “추한 계집"이라는 말은 이 소설의 주제 그 자체이자 숙경의 내적 고백에 대한 최종 선고라 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숙경은 죽거나 행방불명되었을 것이라는 서술자의 추정으로 소설의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 숙경이라는 여성 화자의 목소리는 갑자기 증발해 버리고 만다.
    반면 『애정무한』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매우 적극적으로 발현되는 듯이 그려지고 있다. 신분을 위장하고 선전실에서 근무하는 이근호는 동료이자 여성동맹 간부인 김선옥에게 애정을 느끼지만, 김선옥이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은 순조로운 사랑에 장벽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김선옥은 적극적으로 자신이 공산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면서, 이근호와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옥의 섹슈얼리티는 주체적인 것이 아니라, 남성이 은밀하게 욕망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
    『애정무한』에 나타난 전시 상황은 응전하고 대처해야 할 현실이라기보다는, 회의하고 환멸을 느끼게 하는 폭력으로 묘사된다. 이 경우 남성의 탈현실 욕구는 오로지 여성의 육체로 투사되어서 환란 속의 사랑이라는 낭만적 주제를 노정하게 된다. 이때 사랑이란, 폭력적 현실 앞에서 자기분열과 실존적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남성적 자아의 판타지에 불과하다. 근호와 선옥의 피란은 일반적인 전쟁기 피란과는 현저하게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그들이 피신한 산기슭은 에덴동산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된다. 따라서 그들이 서로의 육체에 더욱 탐닉하는 것은 태초의 아담과 이브를 재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액자 속 이야기의 마지막은 선옥의 죽음으로 장식되고 있는데, 선옥은 끝끝내 수장을 고집한다. 이러한 설정은 문명 이전의 자연 상태로 여성을 규정하는 인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전쟁 이전, 혹은 그 너머를 열렬히 희구하면서도, 전쟁 그 자체에 대해 회의하거나 비판하는 시각은 엿볼 수 없다. 근본적으로 전쟁은 ‘괴뢰군’, 즉 공산주의라는 절대악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식되기에, 전쟁의 의미는 진지하게 성찰되지 않는 것이다. 김선옥은 남성 판타지 속에서 낙원으로서의 표상과 희생자로서의 증표를 한 몸에 지닌 이중적 존재로 자리매김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첫째, 한국전쟁기 작품을 재조명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제까지 한국전쟁기 문학은 ‘종군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되었으며, 최근에는 여성작가의 종군소설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쟁기의 대중 서사에 대한 본격적 관심은 부족한 편이다. 사랑이나 연애 등 일상세계의 내밀한 욕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중적 서사는 당시 대중들의 감수성과 사회의 풍속도와 작가의 정치적 욕망을 아울러 읽어낼 수 있는 복합적 텍스트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본격적 연구 대상이 되지 못했던 소설 텍스트들의 의미를 새롭게 읽어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한국전쟁기 문화정치와 젠더의 상관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서구와 비서구를 막론하고 근대성은 젠더화된 인식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인식 구조는 현재 우리 사회문화를 이루는 근간이라 할 만하다. 젠더화된 근대성의 구조는 해방 이후 민족=국가의 동일성이 구축된 이후로도 유지되었으며 전쟁이라는 ‘국난(國難)’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확대, 재편되는 양상조차 보인다. 그러나 구조는 동일하되 그 구조에서 형성되는 주체성의 내용은 시대마다 차이를 지니게 된다.
    한국전쟁기 남한의 경우, 전쟁을 수행/극복해야 할 주체는 반공주의라는 이념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무영의 『사랑의 화첩』과 정비석의 『애정무한』의 서사에서 여성은 남성-반공주의자의 정체성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각기 여성을 배제하거나 이상화하는 전략을 통해 표출된다. 두 소설에서 여성은 성적 타락을 넘어서 이념적 타락을 현현하는 존재 혹은 역사 이전의 유토피아적 존재로 형상화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역사의 타자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히 인물의 긍정성/부정성 여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전쟁기에 남한에서 요구되던 윤리적 가치 혹은 의무와 결부되어 있다는 데 있다.
    그동안 한국전쟁과 젠더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주로 전후(戰後)소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왔다. 보다 직접적으로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하여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의 여성 재현 양상을 다룬 연구도 주목되는데, 전방과 후방의 공간으로 나누어서 여성의 폭력적 전쟁 체험을 분류하거나, 전쟁 중 학살, 강간, 폭행 등 성폭력을 겪은 피해자로서의 여성상과 전쟁기간 혹은 전후에 이루어진 여성의 경제활동과 지위변화를 정리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실제 여성의 전쟁 체험에 대한 경험적 묘사가 아니라, 전쟁기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사회적 위치가 고정되는 방식, 그리고 이것이 전시(戰時) 규범으로 구성되는 과정에 주목하면서 대중적 서사의 정치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셋째, 이무영과 정비석의 작가론적 견지에서 의미를 지닌다. 한국문학사에 이무영은 「흙의 노예」, 「제1과 제1장」 등 농민소설의 대표자로, 정비석은 『자유부인』 등 대중소설의 대표자로 기록되어 있다. 그들은 동세대로서 식민지 시기와 해방기를 거쳤으며, 한국전쟁기에는 종군작가라는 신분 아래 작품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그런데 이무영과 정비석은 일제 말기, 즉 태평양전쟁기에도 절필 없이 일본어로 창작을 이어간 ‘국민문학’ 작가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의 문학 세계는 태평양전쟁기의 창작을 논외로 한 채 논의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미 전쟁이라는 국면 앞에서 문학의 존립 근거와 의미를 창작으로 실험해본 작가들인 만큼, 또 다시 경험하게 된 ‘전쟁’ 앞에서 이들의 서사는 어떻게 변형, 굴절되는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즉, 한국전쟁기의 서사를 당시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민지 시대나 해방기의 연장선상에서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살펴볼 때 비로소 한 작가의 문학 세계 및 그 의미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넷째, 전쟁과 문화/문학의 상관관계 및 반공주의의 문학화에 관한 교육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한국전쟁과 문화, 문학의 관계는 주로 전후(戰後)를 중심으로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전쟁기의 일상, 감정, 규범, 풍속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당시 창작된 텍스트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전쟁기의 문학과 이념, 문학과 현실의 관계를 실제 자료를 토대로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특히 반공주의는 한국전쟁 이후 남한 사회의 근간을 이룬 이념이자 규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반공주의에 대한 이해는 우리 사회 및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라 할 수 있는데, 대중연애서사를 교육자료로 활용함으로써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색인어
  • 대중소설, 민족주의, 반공주의, 젠더 정치, 고결함, 향수, 한국전쟁
  • 이 보고서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 본 자료는 원작자를 표시해야 하며 영리목적의 저작물 이용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 또한 저작물의 변경 또는 2차 저작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