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기존의 공중파 방송, 특히 TV 드라마에 나타난 국내입양인 및 입양가족의 이미지를 분석함으로써, 국민의 입양인식에 매체가 미치게 될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함으로써, 국내입양에 대한 국민인식 재고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에 지난 2000 ...
본 연구는 기존의 공중파 방송, 특히 TV 드라마에 나타난 국내입양인 및 입양가족의 이미지를 분석함으로써, 국민의 입양인식에 매체가 미치게 될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함으로써, 국내입양에 대한 국민인식 재고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에 지난 2000년 이후 방영된 지상파 3개 방송사(KBS, MBC, SBS)에서 방영되었던 연속극 중 국내입양인이 비중있는 등장인물로 나오는 드라마를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총 24편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입양인 28명을 대상으로 이들과 입양가족들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각 드라마의 전체 편수에서 약 40%에 해당하는 회차를 분석하였으며, 편수가 많은 일일드라마의 경우 전체 드라마의 25% 정도로 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은 크게 입양 관련 특성, 입양가족의 이미지, 입양인의 특성, 입양인의 이미지 네 영역으로 구분하여 이루어졌다.
먼저 입양관련 특성을 입양절차와 입양의 형태, 입양된 상황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드라마 상에서 그려지는 입양은 아직까지도 비공식입양(사적입양), 비밀입양, 친생부모의 죽음이나 비극적 사건에 의한 입양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부모가 양육할 수 없거나 양육할 의사가 없는 요보호 아동을 대상으로, 국가가 개입하여 영구적인 가정을 찾아주는 아동복지서비스로서의 입양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비공식입양에는 일부 비윤리적 또는 불법적 형태의 입양까지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입양제도가 갖고 있는 본래 취지를 왜곡시키고, 불법적인 형태의 입양을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입양가족의 전반적인 이미지는 갈등적인 이미지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극의 초반 또는 중반이 파양이 발생하는 드라마가 2건 있었는데, 현행법상 양친에 대한 패륜행위가 아니고서는 입양아동의 문제로 인해 파양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이 또한 재판을 통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드라마 상에서는 아동에게 문제가 있으면 부모가 쉽게 파양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어, 이 또한 입양제도가 갖고 있는 근본적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드라마상에서는 실제 입양현황보다 친생자녀가 있는 가정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그려지고 있으며(57.1%), 원래 친생자녀가 있었으나 사망한 것으로 설정된 사례들의 경우 입양아동이 죽은(또는 죽었다고 생각하는) 친생자녀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어, 이 또한 입양의 본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입양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즉, 입양은 입양부모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영구적인 가정을 제공해주기 위한 제도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입양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서 상류층이 42.9%, 서민층은 35.7%를 차지한 반면, 중산층은 17.9%에 불과했다.
입양부모의 입양동기는 아동의 앞날을 위해서 입양한 아동복지적 동기가 25.0%를 차지한 반면, 아동복지 이외의 다른 이유(가족유지를 위한 수단, 불임 등)로 입양을 한 경우가 나머지 75%를 차지했다.
드라마상에서 입양인의 성별은 여자가 67.9%로 남자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은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학력과 직업에 있어서는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입양인의 성품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46.4%), 냉철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우는 17.9%, 어둡고 비관적인 성격은 14.3%로 대략 긍정적인 성품과 부정적인 성품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전개과정에서 입양인의 성품이 변화한 경우(10.7%)는 모두 긍정적, 낙천적이던 입양인이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냉철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품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입양인의 삶의 과정은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39.3%로 가장 많았으며, 입양인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보상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25.0%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별다른 문제없이 평탄하게 잘 살아가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했다. 즉, 즉, 입양인은 입양인이기 때문에 삶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지만 그것을 밝고 씩씩하게 헤쳐나가거나, 또는 겉으로 보이는 삶의 모습은 화려하지만 입양인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보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