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수기간에는 1960년대를 집중적으로 고찰, 분석하였다. 연구를 통해 이 시기의 일본문화의 변용이 현대의 일본문화의 저변을 구축하고 있고,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미국문화>의 내면화에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1960년대 미일관계는 1960년의 미일안보조약개정 ...
이번 연수기간에는 1960년대를 집중적으로 고찰, 분석하였다. 연구를 통해 이 시기의 일본문화의 변용이 현대의 일본문화의 저변을 구축하고 있고,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미국문화>의 내면화에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1960년대 미일관계는 1960년의 미일안보조약개정반대투쟁(약칭 안보투쟁)으로 개막하게 되는데, 이 시기는 일본에 있어 <반미의식>이 폭발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반미의식>은 베트남전쟁과 맞물려 <반전사상>과 결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서 일본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정치적으로는 안보투쟁이 좌절하고, 문화적으로는 오히려 미국의 그늘 아래 놓이게 되는 현상이 출현하게 된다. 특히 일상생활양식이나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미국화>가 만연하게 된다. 이는 ‘고도경제성장’이라는 조건이 의식주의 미국화, 문화에있어서 텔레비전, 영화, 스포츠를 통한 미국화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고지마 노부오의 『포옹가족』(1965), 에토 준(江藤 淳)의『성숙과 상실』(1965)을 고찰하였다. 그의 소설은 미군병사와 외도를 한 일본인여성으로 인해 한 일본인 가정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텍스트에서는 일본 여성의 미국선망과 일본인 남성의 성적 열등감, 아울러 미국인 <흑인>남성이라는 성적 우월감으로 상징되는 인종적, 젠더적 표상이 복잡하게 교차되고 있다. 따라서 이 텍스트는 당시의 일본인들의 대미인식과 표상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먼저 이 소설텍스트에는 전후일본과 미국이 공범자로서 표상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즉 조지라는 미군병사의 등장과 그와 외도를 한 일본인 유부녀라는 설정은 일견 미일관계의 젠더적 표상으로 설정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그 관계가 강간이 아닌, 간통이라는 단순히 가해자, 피해자의 도식이 아니라, 공범자적 관계로 설정됨으로써, 전후미일관계는 공범자적 관계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음으로 텍스트 전편에 60년대적 풍속, 문화를 알려주는 수많은 기호들, 전자제품, 미국식주택, 미국식영화, 텔레비전, 미국식사교댄스, 자동차문화, 쇼핑문화까지 등장하는데, 이는 바로 당대 일본인들이 미국을 <내면화>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것임을 분석하였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마이홈>을 추구하는 그 과정 자체가 미국을 일본인들의 일상속으로 끌어들여 내면화하는 대표적 표상임을 도출해 보았다.
그 다음으로 이 텍스트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집필되었음에도 1945년 이전의 식민지시기의 기억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주인공이 아닌 보조적 인물로 등장하는 가정부 <미치요>라는 여성에 주목하여, <미국화>를 내면화하는데 주저없는 주인공들에 대비되어, 하층계급의 시선을 통해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는 중산층이상의 일본인들이 미국화를 추수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의 전전의 식민지주의를 망각하거나 은폐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미국에의 추수는 식민지주의를 연속시키는 것이기도 함을 도출할 수 있었다.
즉 1960년대의 문학텍스트들은 고도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미국을 일상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에서 내면화하는 일본인들을 그려내었다. 미국과 일본의 담합적 관계 즉 <포옹>으로 그려, 가해자 남성 미국-피해자 여성 일본이라는 젠더적 도식으로 이해되는 전후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허위임을 노출시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러한 젠더적 도식이 은폐하는 가장 곤란한 문제인 식민지주의의 연속을 텍스트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전후 일본과 미국의 젠더적 표상-고지마 노부오의 『포옹가족』을 중심으로』(『日語日文學硏究』68집 2권, 2009.2)으로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