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이후 동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세계화의 충격 속에 휩싸여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1970년대말부터 산업구조 개편과 경제구조의 조정을 통하여 준비해온 신경제 개념이 이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정이라 할 수 ...

1990년대 중반 이후 동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세계화의 충격 속에 휩싸여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1970년대말부터 산업구조 개편과 경제구조의 조정을 통하여 준비해온 신경제 개념이 이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경제의 세계화는 부득이 국가-기업관계의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고, 그 귀추에 따라 국가별 경제구조뿐만 아니라 정치체제의 내용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중심권 밖에 놓여 있는 러시아 역시 이같은 세계화의 충격에서 예외가 아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는 탈사회주의로부터의 전환이라는 과제에 당면한 상태이므로, 세계화에 대한 적응은 이중적 부담이 되고 있다. 결국 러시아의 체제전환은 세계화라는 더 큰 그림을 무시하고서는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다.

본 연구는 탈사회주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형성된 러시아의 국가-기업관계가 세계화 과정 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지, 그 결과 러시아의 정치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고찰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하여 90년대 중반에 형성된 러시아의 국가-기업관계와 세계화 과정에 점차 편입되고 있는 최근의 국가-기업관계에 대한 체계적 비교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가-기업관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측정하기 위하여 주도적 재벌기업의 성향과 영향력을 중심으로 그들의 정치적 역할 내용과 잠재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모든 연구과정에 있어 연구의 초점은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른 러시아만의 특징적인 세계화 대응패턴이 발견되는가에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러시아의 전환과정을 바로 이해하고 향후 정국을 전망하는 데에 긴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 21세기 정치경제의 변화요인인 세계화가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에 유용한 사례연구가 될 것이다. 연구 결과 한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와는 다른 러시아만의 독특한 세계화 대응방식이 발견될 경우, 본 연구는 세계화가 탈사회주의 전환기적 상황에 처해 있는 사회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시범적 연구가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