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사이버 공간에서 다중 자아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사이버 공간의 다중자아와 실재 물리적 공간의 다중자아의 차이는 무엇인지를 존재론적 차원에서 근거를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사이버 공간이 특별히 다중자아 현상을 지원하고 강화하 ...

본 연구는 사이버 공간에서 다중 자아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사이버 공간의 다중자아와 실재 물리적 공간의 다중자아의 차이는 무엇인지를 존재론적 차원에서 근거를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사이버 공간이 특별히 다중자아 현상을 지원하고 강화하는 존재론적 구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구는 사이버 다중 자아를 비롯하여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간의 행위양상들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특성에 의하여 근본적인 차원에서 보다 심층적으로 조명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즉 오늘날 우리들이 넘나들며 살아가는 실재세계와 사이버 세계의 연관성 및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하기 위해서는 사이버스페이스의 존재론적 구조와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이버 다중자아 현상에 대한 기술에 그치기 보다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론적 구조를 탐구함으로써, 그것의 특성과 원인을 규명하고 또 그것에 접근하는 적합한 태도와 관점을 지닐 수 있다. 나아가 가상세계와 실재세계를 넘나드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그것이 함축하는 윤리적 귀결을 시사해 줄 수 있다.

사이버스페이스의 존재론을 속성존재론으로 규명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제반 현상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설명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이버 에이전트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사이버 공간 상에서 일어나는 행위에 대한 ...

사이버스페이스의 존재론을 속성존재론으로 규명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제반 현상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설명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이버 에이전트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사이버 공간 상에서 일어나는 행위에 대한 책임귀속의 문제를 비롯하여 사이버 행위자의 도덕적 지위 등을 조명할 수 있다. 또한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행위에 대한 도덕 규범이나 법률 제정을 위한 근거가 되는 기본 개념이나 기초 이론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사이버 공간에 대한 철학적, 존재론적 탐구는 (단순히 현상의 기술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사이버 상의 윤리적, 법적 문제에 대하여 설득력있고 효율적인 접근을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다중자아(혹은 다중인격)란, 물리세계의 한 개체가 사이버세계에서 여러 자아로 활동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개별적 몸을 지닌 하나의 본래자아가 여러명의 사이버자아로 활동하는 경우이다. 구체적으로, 한 개체가 여러개의 ID를 가지고 사이버스페이 ...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다중자아(혹은 다중인격)란, 물리세계의 한 개체가 사이버세계에서 여러 자아로 활동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개별적 몸을 지닌 하나의 본래자아가 여러명의 사이버자아로 활동하는 경우이다. 구체적으로, 한 개체가 여러개의 ID를 가지고 사이버스페이스에서 활동하거나 여러개의 아버타로 자신을 표상하는 경우이다. 물리세계에서도 다중자아 현상이 존재하지만,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그 현상이 훨씬 빈번하며 심지어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특별히 사이버세계에서 다중자아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론적 구조는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이버스페이스는 개별자 존재론이 유지되지 않는 속성존재론의 세계이다. 속성존재론이 지배하는 이런 세계에서는 다중자아가 되는데 원리적으로 아무런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다발의 속성 집합을 임의적으로 구성해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많은 사이버 자아들을 창출해낼 수 있다.
사이버 다중자아 현상을 실재세계의 경우와 비교해 보자. 실재세계에서 다중자아 현상은 일반적으로 한 개체의 마음의 분할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의 경우 우리는 일관적인 하나의 성품체계를 갖지만 다중자아의 경우 여러개의 준독립적인 성품체계로 잠정적인 분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재세계에서 다중자아는 하나의 몸에서 분출/표출되기 때문에 물리적, 생물학적 제약을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 또한 실재 물리세계에서는 개별적인 몸과 공동체가 다중자아의 가능성을 제약한다. 이에비해 속성 존재론이 지배하는 사이버공간에서는 개별자의 경계가 유지되지 않으므로, 한 개체를 여러 그룹의 성품체계로, 즉 여러 명의 자아로 분리하여 다중자아가 되는 데 물리적인 제약도 공동체적인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사이버 공간을 유사 속성들의 존재 세계로 규정할 때,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와 현상들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사이버스페이스를 정보 존재론이나 이미지 존재론으로 규정하곤 하는데, 그보다는 실재 물리세계의 개별자 존재론과 대비하여 속성존재론으로 규정할 때 사이버스페이스의 현상들에 대하여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