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에 걸쳐 남한 거주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이산가족의 적응과 재결합을 다루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출발하였던 본 연구는 1차년도의 연구로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남북이산가족의 형성과 실태에 대한 전반적이고 거시적인 그림을 살펴보는 동시에, 남북이산가족원의 ...
3년에 걸쳐 남한 거주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이산가족의 적응과 재결합을 다루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출발하였던 본 연구는 1차년도의 연구로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남북이산가족의 형성과 실태에 대한 전반적이고 거시적인 그림을 살펴보는 동시에, 남북이산가족원의 구체적인 생애과정에 대한 특수하고도 미시적인 파악을 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문헌연구, 심층면접 등의 연구방법을 채택하였고, 면접대상자의 확보를 위해서는 주요 또는 전략적 제보자 표집법이나 눈덩이표집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생활사 연구에 의거하여, 2003년 6월부터 10월까지 심층면접과 구술을 통해 연구대상 30사례에 접근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한반도 분단, 자진 월남, 월북, 강제납치나 의용군 강제입대, 일본에서의 북송, 38도선에서 휴전선으로의 변경, 납북 및 북한 이탈 등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이산을 경험한 이산 1세대로서 연구대상이 고령에 이르렀기 때문에 개인 신상정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내용을 반복적인 면접을 통하여 보완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면접 자료의 확보는 연구대상자들이 고령이기 때문에 2-3번의 면접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연구방법을 살펴보면, 연구대상의 생활사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면접에서는 개인 신상과 이산 발생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 또 관련사항의 파악이 필요하므로 일반적 사항과 월남관련사항을 중심으로 측정도구를 구성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연구방법론의 자료분석방법으로 사용되는 주제별 분석법을 사용하였으며, 자료분석의 과정은 부호화 과정, 해체화 과정, 그리고 재구성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남북이산가족에 대한 심층면접 자료를 토대로 한 본 연구의 연구결과 얻어진 결론을 이산가족의 월남성격과 동기, 전쟁의 경험, 난민시절의 경험, 생활경험과 적응 순에 따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산가족들의 월남에 의한 이산의 시기는 6.25동란 동안이 가장 많고 다음이 1.4후퇴 때이다. 전쟁시의 혼란기에 이동이 많은 것이 주목되는데, 월남 당시 동행자를 보면 반수 가까이 단신이었는데, 이 사실은 이후의 적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머지는 대부분 직계가족과 함께 월남하였고 그 외 다른 친척이 포함된 경우이다. 그러나 가족 전체가 다함께 월남한 경우는 드물고 부분가족형태로 월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 해방 시기 이산가족의 월남 동기는 크게 보아 계층적 지위, 정치적,사상적 동기, 종교적 동기, 경제적 동기나 식량난과 같은 경제난, 이남의 연고나 월남 전 활동 경험 등이다. 해방 후에서 전쟁발발 이전까지의 시기에는 사상의 차이, 정치적 문제, 경제적 기반 상실로 인한 북한체제로부터의 배척, 소외 등을 동기로 한 중류, 상류계급의 체제이동이 주를 이루었다.
셋째, 이산가족들의 상당수는 ‘강제 이주민(displaced person)’으로 볼 수도 있으며, 일정한 기간 ’피난민(refugees)'으로서 적응 과정을 거친 후에 남한 사회 구성원이 되면서 동시에 ‘실향민’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았다.
넷째, 이산가족들은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서 생활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이 사회에 적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