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내용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이 되는 세시인의 시세계에 드러난 주체형성양상과 담론차원에서의 시어표출양상을 분석하여 근대성과 탈식민성을 살피고 이들의 관련양상을 논하는 가운데 우리 근대시의 진정한 근대성의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 ...
본 연구의 내용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이 되는 세시인의 시세계에 드러난 주체형성양상과 담론차원에서의 시어표출양상을 분석하여 근대성과 탈식민성을 살피고 이들의 관련양상을 논하는 가운데 우리 근대시의 진정한 근대성의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탈식민성 논의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어떻게 자신의 역사적 경험에 충실한 주체를 정립해가면서도 삶의 역동성과 유연성을 담아내는 가운데 고착적이고 절대화된 범주를 해체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즉 인간이 이루어내는 문화는 자기이해에 뿌리를 둔다는 점에서 보면 주체형성양상은 시인이 어떻게 주체를 인식하느냐하는 문제는 세계관의 문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우리의 근대는 전통적인 주체에서 근대적인 주체로 인식론적 전환을 이루는 가운데 전통적이면서도 근대적이고 또한 탈근대적인 것들이 이질혼재성을 이루는 특성을 가지며 근대성을 형성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 혼종성은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한 미적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문화의 혼성성/혼혈성/잡종성(hybridity)은 사이드, 데리다, 프로이트, 라캉의 이론을 창조적으로 탈식민주의 담론에 적극 수용한 호미 바바(Homi Bhabha)의 용어로서, 이 용어는 제국의 문화와 토착민의 문화 사이의 교류에서 발생하는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혼종성의 미학은 완전한 자기동일성의 신화를 해체하고 ‘주어진 근대’와 ‘만들어 가는 근대’라는 근대의 비대칭적 긴장(전규찬:『포스트시대의 문화정치』, 커뮤니케이션북스, 1998, p.90)을 하나의 미학으로 탄생시켰다. 여기에는 전근대, 근대, 탈근대로 이어지는 선조적 시간관을 거부하고 전통성과 근대성이 공존하거나 이들이 혼재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탈근대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시간적인 이질 혼재성에 대한 주목은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이어진다. 전통은 근대와 대화하면서 역사적인 자기동일성의 근거인 고유성을 타자의 침투에 의해 해체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동일성에 대한 선망과 환멸의 동시성은 중심부 이론을 전유/전용(appropriation)하면서 담론의 변용을 시도한다. 담론(discours)은 언어형태로 상징화된 언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의 제반 내용을 기능적으로 형식화한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담론이란 권력의 외화인 제도, 제도에 맞서는 개인적 언술, 언어적웰염痼?구성하는 인간의 의식 일체를 의미한다. 특히 근대담론은 문명의 전파과정에서 새롭게 부침하는 언어의 장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한편으로는 타자에 대한 배타적인 소아적 독존성을 탈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맹목적인 동일시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를 가지며 삶의 복합적인 주름들을 포착하고 재의미화해 나간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탈식민성의 전략적 미학을 중심으로 탈식민성의 인식론적 전략과 주요 이론가의 이론화 과정을 살피고(1장) 이를 근대시에 적용하여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연구 방법과 내용을 갖는다.
첫째, 우선 혼종성의 미학을 중심으로 본고에서는 근대시인들의 주체구성양상(2장)을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주체가 전근대, 근대, 탈근대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는 전통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문제와 결부되어 시간의식 일반의 논의로 확대될 것이다. 다음으로 주체가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문제는 중심과 주변, 도시와 농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렇게 시공간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과 새로운 인식이 충돌하는 가운데 식민지 주체는 어떻게 자기동일성을 획득해 나가는가를 살핌으로써 식민성을 넘어서는 계기를 성찰하고자 한다.
둘째, 담론 차원에서의 전유 혹은 전용을 중심으로 시어의 표출양상을 분석하고자 한다.(3장) 먼저, 한자문화, 한글문화, 서구문화 등의 다양한 담론투쟁의 장이 되는 구체적인 예를 분석한다. 한자의 전용, 고유어의 전용, 외래어의 전용 등이 분석의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 담론충돌에서 지배규율과 여기에 저항하려는 담론투쟁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살피고자 한다. 이는 시어, 텍스트, 문화로 확대되면서 논의를 진행시켜 나가고자 한다.
셋째,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한국 근대시에 나타난 근대성과 탈식민성의 관련성을 논하고 이를 탈근대 논의와 결부시켜 발전적인 논의가능성을 모색한다. 특히 탈식민주의적 관점이 갖는 문학사적 의의를 밝히며 초민족 시대의 민족문학의 방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