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한국과 일본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친분을 유지하여 왔다. 하지만,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주권주장과 더불어 2002년에 이 ...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한국과 일본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친분을 유지하여 왔다. 하지만,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주권주장과 더불어 2002년에 이어 과거 일제의 침략행위를 전적으로 부인하거나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해 사실에 관한 기술을 대폭 축소하는 등 침략전쟁을 아시아 해방전쟁으로 미화하는 역사교과서발행으로 다시한번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서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주권의 주장은 100년 전인 1905년,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이 아시아의 대국, 청나라와의 전쟁승리에 이어 영국의 도움을 받아 유럽의 강국, 러시아와 벌인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해로 일본의 아시아지배권에 대한 야욕을 본격화한 시기였다. 이때 일본에서는 국수주의가 강하게 대두하였다. 이는 메이지유신이후 서구화를 최상의 가치로 삼은 메이지정부의 정책으로 일본의 전통문화는 타파해야할 대상이었다. 이렇게 명치시대는 표면적으로는 서구화를 지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천황으로 집약되어진 통일적 국가체제를 지탱해주는 일본정신과 일본인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미의식의 부활과 재인식을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서구화의 물결에 숨을 죽이고 있던 일본의 전통문학, 미술, 사상에 대한 연구에 재기되었다. 이 때 일본미술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고 이 운동을 주도한 것이 당시 문부성직원이었던 오카쿠라 텐신(岡倉天心　1862‐1913)이었다. 오늘날 텐신이 미술계를 넘어 사상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가 주장한 아시아통합론 때문이었다. 물론 에도말에도 조선과 중국을 겨냥한 낭인들을 중심으로 아시아통합론이 제기되어 왔었다. 이것이 정한론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었지만 텐신이 주장한 아시아통합론은 아시아를 무력으로 침공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양에 맞서 아시아가 떨쳐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텐신은 동양이 불교의 가르침 속에서 문화가 발달하였고 그 문화를 대표하는 것이 국가의 꽃(國華), 진수라고 할 만한 미술이라고 텐신은 지적한다. 본 연구는 텐신이 어떻게 불교를 통한 아시아통합을 구상하였으며 그 속에서 예술이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에 대하여 고찰하여 보기로 한다.

텐신의 아시아정신의 부흥사상에는 불교이외에도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사상이 들어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서구침략으로부터 아시아를 지키려 하였던 메이지시대의 한 사상가로서 텐신의 아시아통합론에는 이미 문화적 통합이 정치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

텐신의 아시아정신의 부흥사상에는 불교이외에도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사상이 들어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서구침략으로부터 아시아를 지키려 하였던 메이지시대의 한 사상가로서 텐신의 아시아통합론에는 이미 문화적 통합이 정치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었던 것이다. 정치성을 배제한 정신성의 통합을 주장하였던 텐신의 주장은 동북아문화통합론을 고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첫째로, 최근 다시 부활하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메이지유신을 통한 일본의 근대화가 과연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었는가에 대한 이해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 메이지시대 이후 일본을 지배하던 서구물질주의에 대한 무조건적 동경과 탈아론에서 어떻게 일본의 정신성에대한 발견으로 이어지는가를 명확히 할 수가 있다. 셋째, 오카쿠라 텐신의 동양주의, 아시아주의에 흐르는 동양정신이란 무엇이며, 이것이 어떻게 미의식에서 이데올로기화하여 나갔는가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텐신에게 있어서 종교란 동양의 이상 그 자체였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동양의 종교란 불교를 지칭하고 있다. 즉, 불교를 바탕으로 한 아시아 통합을 말하는 것인데 통합이란 정치적 통합이 아니라 정신적 종교적 문화적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연구는 그러나 텐신의 아시아정신의 부흥사상에는 불교이외에도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사상이 들어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서구침략으로부터 아시아를 지키려 하였던 메이지시대의 한 사상가로서 텐신의 아시아통합론의 주장에는 이미 문화적 통합이 정치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었던 것이다. 정치성을 배제한 정신성의 통합을 주장하였던 텐신의 주장은 최근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동북아문화통합론을 고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 네번째, 오키쿠라 텐신이 주장하는 불교권 국가로서의 아시아의 통합에서 미술이 차지하고 있는 의미를 고찰하여 보기로 한다.
오카쿠라 텐신의 불교를 통한 아시아통합의 사상적 근거를 고찰하여 메이지초기 정한론, 탈아론이 청일, 러일전쟁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고찰하고 그를 바탕으로 쇼와의 군부가 주장하던 대동아공영론에 구체적을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밝히도록 할 예정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신민주주의를 표방한 신보수주의 사상이 대두하면서 일본근대사상과 오카쿠라 텐신의 아시아주의, 동양주의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근대 서양 사상의 폐해를 인식하고 일본의 민족의식 각성과 동양의 가치를 칭송하는 오카쿠라 텐신의 아시 ...

최근, 일본에서는 신민주주의를 표방한 신보수주의 사상이 대두하면서 일본근대사상과 오카쿠라 텐신의 아시아주의, 동양주의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근대 서양 사상의 폐해를 인식하고 일본의 민족의식 각성과 동양의 가치를 칭송하는 오카쿠라 텐신의 아시아주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만 논의되어질 뿐 텐신이 아시아를 통합하는 도구로 삼았던 불교와 미술에 대한 논의는 정작 텐신연구에서 도외시되고 있다. 하지만 첫머리에는 "Asia is one"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동양의 이상』에 ‘일본미술을 중심으로’라는 부제가 붙을 만큼 일본미술은 텐신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이후 대동아공영권을 지탱하는 정치적 슬로건으로 이용당하면서 상당히 정치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텐신의 아시아부활론은 서구의 문화적 침략으로부터 일본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아시아에 대한 찬가는 아시아의 현 상황에 대한 치욕감을 뒤집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텐신의 사상은 러일전쟁 중에 출판된 『일본의 각성(The Awakening of Japan)』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그 책에서 텐신은 일본이 세계의 무대에서 서구열강과 동등하게 되기 위해서는 서양의 선진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함과 동시에, “동양의 고전적 이념”을 부활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텐신은 일본은 “고대중국과 인도의 예술과 관습이 그 발생지에서는 이미 상실되어 버린 후에도 지켜온” 국가로 일본은 아시아의 박물관이다. 일본에는 인도와 중국에 없는 자유로움과 활기를 더해 독특한 철학과 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즉, 일본만이 동양의 고전사상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전통을 파괴하지 않고도 아시아의 나라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양문명의 수용과 “불교를 정신적” 중핵으로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일본미술의 역사적 전망을 감행한 것이 『동양의 이상』이다. 이와 같은 텐신의 사상은 일본의 아시아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용되어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