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은 전체론적인 서양전통에 반대하는 포스트모던 이론을 구축하는 데리다(Jacques Derrida),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들뢰즈/거타리(Gilles Deleuze/Felix Guatarri) 등의 윤리적 철학논의와 동양의 사상 중 특히 노자와 장자의 도에 대한 논의를 왜 『더버빌가의 ...
서론은 전체론적인 서양전통에 반대하는 포스트모던 이론을 구축하는 데리다(Jacques Derrida),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들뢰즈/거타리(Gilles Deleuze/Felix Guatarri) 등의 윤리적 철학논의와 동양의 사상 중 특히 노자와 장자의 도에 대한 논의를 왜 『더버빌가의 테스』에 대한 비평작업을 통하여 이루려하는가 하는 본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내용과 방법을 정립하는 부분이다. 가장 먼저 언급할 내용은, 본 연구는 선량한 테스가 이기적 남성들의 희생자가 되고 비극적 종말을 맞이한다는, 그리고 그 반대로 그녀의 불행한 일생은 그녀자신의 도덕성의 결핍이라는 등의 그 어떠한 주제를 이용한 접근도 허락지 않는, 진정 인간본연의 입장에 있음을 드러내는 연구라는 것이다. 진정한 인간본연의 입장은 인간의 이기심에 기초한 주체와 그 능력, 그리고 그 주체가 만드는 도덕률 등의 현상을 모더니즘이 아닌 포스트모던 윤리학에 의해서 접근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본 『더버빌가의 테스』연구의 핵심이다. 초현상의 윤리를 다루는 포스트모던 윤리학의 입장에서 보면, 독자와 텍스트의 진정한 만남은 종이위에 인쇄된 글씨의 의미와 문맥을 넘어서 이루어지며, 전체성 혹은 총체성을 추구하는 그 어떠한 주제적 접근방법도 불허하는데, 테스가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 현재 한창 전개되고 있는 서양의 포스트모던 윤리학은 논리적이고 미세한 설명을 그 생명으로 함에 반하여 동양사상은 독자와 텍스트의 그러한 초현상적 관계 설명에 논리적 설명이상의 감각적 확신을 심어줄 것이다.
포스트모던 윤리학으로 조명하여 보면, 『더버빌가의 테스』가 다른 그 어느 작품과도 구별되어지는 첫 번째 특징은 주인공인 테스가 예를 들자면 제인 에어(Jane Eyre)나 핍(Pip)과 같이 성격의 변화를 겪거나 정신적 성장을 하며 그녀의 인생에 귀한 무언가를 배우게 되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지 않고,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성격으로서 그녀에게 다가오는 어려움과 행복을 겪어내며, 스토리의 어떠한 현상적(혹은 주제적) 변화가 그녀 자신에게 근본적으로 중요성을 띄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결코 주인공인 테스가 그녀의 인생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을 달성하려고 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있지 않다. 과거에는 테스의 도덕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이 소설에 대한 논의의 주류를 이루어왔다고 할 수 있다. 즉 테스가 순수하고 도덕적인 여성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고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인가에 논의의 대부분의 초점이 맞추어져온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자는 도덕적인 에인절(Angel Clare)과 플레이보이인 앨렉(Alec d'Urbervilles) 사이에 처해있는 테스는 에인절이 희망하는 만큼 강한 도덕심을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앨렉에 속할 만큼 비도덕적이지도 않은, 그러나 그녀 나름대로 도덕적 판단과 행위를 하는 진솔한 한 인간개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보며, 이러한 그녀의 특성은 이미 인간 본연의 가식 없는, 현상적인 차원에서 행해야할 것,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결정하고 가르치는 도덕을 넘어서는, 인간의 근본 “윤리”의 상태, 자아의 이기심을 그 바깥(초현상적 차원)으로 향하여 깨어버리는 윤리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테스는 인간 사회에 살고 있지만 관념화된 도덕이 배재된, 가장 자연적인 상태의 인간이 지니는 “포스트모던 윤리”를 지닌 인간의 모습인 것이다. 본 연구는 단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유사성을 찾는 다든지 하는 단계에 그치는 것도 아니고 포스트모더니즘과 동양철학을 비교하는 자체를 궁극적 목표로 삼는 것도 아니다.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자아의 틀이 깨진 후 새로운, 제 이의 자아라고 할 수 있는 윤리적 자아는 어떠한 상태인가를 알아보고 독자의 의식이 어떻게 문학적 희열을 통하여 가장 근본적 윤리를 추구하게 되는가를 밝히는 것이 본 연구의 내용이 됨을 명확히 밝히려한다.
본 연구자의 테스의 인물연구의 초점은 그녀의 안정성과 불안정성의 공존에 있다. 비교적 불안정한 사회였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씌어진 『더버빌가의 테스』는 현재의 비평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포스트모던 윤리, 혹은 도를 종교가 아닌 예술, 특히 아주 평범한 인물을 통하여 추구하는 작품 할 수 있다. 테스라는 인물은 안정적이면서 불안정성을 지닌 평범한 인간의 근본상태를 나타낸다. 사회의 하층 인으로서의, 특히 여성으로서의 테스의 불안정한 정체성이 그 어떠한 주제적(현상적) 접근의 가능성 위로 우리의 의식을 고양시켜준다. 테스는 이렇게 평범하면서 정체성이 부족한 아이러니로 대표될 인물이다. 토마스 하디는 테스의 눈은 “검지도 푸르지도, 회색이거나 적색이지도 않고, 오히려 이 모든 색체들과 백가지의 다른 색깔들도 한꺼번에 모아놓은 듯한 듯하며”(rather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