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생산체제의 초국적 재편이 전개되는 다양성과 그 원인, 그리고 다양한 생산체제의 재편이 국내 정치경제질서에 미치는 상이한 영향을 연차적으로 분석한다. 1차 년도는 생산체제 세계화의 다양한 양태를 밝혀내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2차 년도는 생산체제 재편 ...
본 연구는 생산체제의 초국적 재편이 전개되는 다양성과 그 원인, 그리고 다양한 생산체제의 재편이 국내 정치경제질서에 미치는 상이한 영향을 연차적으로 분석한다. 1차 년도는 생산체제 세계화의 다양한 양태를 밝혀내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2차 년도는 생산체제 재편의 정치경제적 결과를 연구한다. 생산체제의 세계화는 각각의 특정 산업 부분에서 나타나는 국경을 초월한 가치 생산 구조이며 핵심적으로는 본국의 선도 기업(lead firm)과 국내외의 부품 공급 기업(suppliers)을 묶어주는 가치 생산의 조직적 연결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 생산의 연계 구조 내에서 이루어지는 노동 분업의 형태, 즉 생산의 기능적 통합 방식(functional integration of production)과 기업 간 관계(inter-firm relations)의 성격(가치 생산망의 연결 방식, 부품 조달 계약 방식 등)에 따라 생산체제의 재편 양태는 상이하게 나타난다. 본 연구는 미국, 독일, 일본, 덴마크, 그리고 한국의 사례를 통해 생산체제재편의 다양성을 유형화하고, 그 원인을 생산체제 재편 과정의 주요 행위자들(기업, 노조, 그리고 정부)이 각 국의 주어진 제도적 조건 속에서 전개하는 전략적 상호작용, 즉 “생산체제 재편의 정치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규명한다.
“생산체제 재편의 정치 과정”은 “제도·환경적” 변수와 “행위자의 속성 및 관계” 변수에 의해 규정되는 주요 행위자들의 전략적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기업의 수익전략, 노조 성향 및 노사관계의 성격, 정부 개입의 성격 등과 같은 “행위자의 속성 및 관계 변수”에 따라 생산체제의 재편을 둘러싼 각 행위자들의 전략적 목표는 상이하게 나타난다. 행위자들은 생산체제 재편의 방향을 둘러싼 각자의 선호와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상호작용에 돌입하는데, 이와 같은 전략적 상호작용은 제도·환경적 변수, 즉 기업지배구조, 직능 단체의 조정 능력, 기존의 생산방식(mode of production), 그리고 해외투자와 초국적 생산체제의 구축 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는 생산체제 재편의 다양한 유형을 생산체제의 변화 방식에 따라 손익을 달리하는 개별 행위자들이 제도·환경적 변수의 효과 하에서 전개하는 전략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해하며, 이를 미국, 독일, 일본, 덴마크 및 한국 사례의 비교 분석을 통해 규명한다.
1차 년도에서 수행하는 생산체제 재편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2차 년도는 생산체제 재편의 정치경제적 결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생산의 세계화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이론적 엄밀성과 경험적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이는 생산체제의 초국적 재편이 전개되는 양태에 따라 국민경제적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결과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생산체제의 초국적 재편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재편의 방식 및 양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를 경험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본 연구는 생산체제 재편의 국민경제적 효과를 수출입대체효과, 고용창출효과, 산업구조고도화와 중소기업공동화 효과 등의 측면에서 일별하고, 다양한 유형의 생산체제 재편이 이들 각각의 측면에서 산출하는 상이한 결과를 실증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생산의 초국적 재편이 낳는 국민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은 생산의 세계화로 인한 국내정치경제질서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상이한 국민경제적 효과는 생산체제 재편의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주요 행위자들의 전략적 목표와 선호 구조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내 정치경제질서의 변화를 유발한다. 생산의 세계화가 개별 국가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국민경제적 효과와 연동된 정치경제질서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분석을 제시함을 통해 본 연구는 생산 세계화의 효과에 대한 기존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체계적인 이론적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1990년대 이후 생산체제의 재편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경제에 대한 실천적 함의를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