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 적용을 검토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하이데거 철학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들이 이룩되었다. 하이데거의 저서와 강의록들에 근거한 연구 성과들과 더불어 최근에는 현대문명 및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 문학 평 ...

이 연구는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 적용을 검토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하이데거 철학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들이 이룩되었다. 하이데거의 저서와 강의록들에 근거한 연구 성과들과 더불어 최근에는 현대문명 및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 문학 평론에 대한 분석, 예술 작품에 대한 비평 등에 관련된 연구 성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하이데거 철학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며, 그런 만큼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하이데거 철학만이 아니라 어느 철학이라도 현실에 적용될 때 비로소 그 의의가 확인될 수 있을 것이지만, 철학의 현실 적용은 적용할 철학과 적용될 현실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해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 연구는 프랭클(Viktor E. Frankl, 1905-1997)의 로고테라피(Logotherapie, 의미치료) 이론을 검토하여, 하이데거 철학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해석이 심리치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실존분석이나 존재분석을 능가하고, 본질적으로 실존이나 존재 이상에까지 초월하며 단순한 그 주체의 분석 이상을 포함하고 있다. 로고테라피는 존재(ontos)만이 아니라 의미(logos)에도 관여한다.”(빅터 E. 프랭클, ꡔ심리요법과 현대인ꡕ, 이봉우 역, 11쪽) 이와 같은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이 실존철학 또는 실존주의, L. 빈스방거와 M. 보스의 현존재분석을 연결고리로 삼아 하이데거 철학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이라는 시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실존철학 또는 실존주의에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으며, 나찌의 강제 수용소에서 프랭클 자신이 몸소 겪었던 실존적 경험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로고테라피 이론에 적용된 인간에 대한 이해와 해석은 실존철학 또는 실존주의의 입장과 태도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이데거에 따르면, “심리학의 인간학적인 경향은 오늘날 놓칠 수 없다. 결여된 존재론적인 기초는 인간학과 심리학을 하나의 보편적인 생물학 안에 구축한다고 해서 보충될 수 없다.”(M. 하이데거, ꡔ존재와 시간ꡕ, 이기상 옮김, 76쪽) 존재론적 기초는 하이데거가 현존재의 실존론적 분석론에서 존재물음의 지평을 해명하는 일과 더불어 추진하고 있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철학적으로 논의되기 위해 드러나야 하는 선험적 토대를 밝게 파헤쳐 드러내는 일에서 목표로 삼는 바이다.
하이데거 철학에서 현존재와 인간의 구별은 아주 중요하다. 하이데거 철학은 분명코 인간이 아니라 현존재 분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현존재 분석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하이데거 철학은 실존철학 또는 실존주의로 오해될 수 있으며, 하이데거 스스로 자신의 철학이 실존철학이 아니라는 것을 ꡔ존재와 시간ꡕ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렇게 이해되는 경향도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이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도 엿보인다. 비록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이 심리치료에 이바지하는 바는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내담자가 주관적 세계를 이해하여 의미 있는 실존을 이룩하기 위해 자신의 선택들을 스스로 탐색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상담자가 인간 실존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관점에 확고하게 기초하고 있지 않을 경우, 내담자에 대한 상담자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연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에 적용된 실존 분석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검토하여, 로고테라피 이론이 심리치료에서 현재보다 더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가능 근거를 하이데거 철학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해석에서 찾아 보완하고자 한다. 이 일은 또한 하이데거 철학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작업이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어느 정도로 근원적인가?”라는 물음 묻는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가운데 우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에 대한 보완을 하이데거 철학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심리치료에 현실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로고테라피 이론을 철학, 특히 하이데거 철학의 입장에서 검토하고 보완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철학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현실에 대한 철학의 무용성이라는 통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이 연구의 필요성이 놓여 있다.

이 연구는 철학의 현실적 적용을 모색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하이데거 철학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심리치료의 임상활동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철학전공 교육에서 졸업 후 직업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 ...

이 연구는 철학의 현실적 적용을 모색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하이데거 철학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심리치료의 임상활동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철학전공 교육에서 졸업 후 직업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어느 정도로 근원적인가?”라는 물음을 묻는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는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을 근거로 찾게 될 것이다.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은 존재물음의 지평을 해명하기 위해 시도되었지만, 그와 더불어 ...

이 연구에서 우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어느 정도로 근원적인가?”라는 물음을 묻는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는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을 근거로 찾게 될 것이다.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은 존재물음의 지평을 해명하기 위해 시도되었지만, 그와 더불어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를 위한 선험적 토대를 밝게 파헤쳐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선험적 토대가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에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적 적용, 특히 심리치료의 임상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의사와 환자가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가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와 의지를 내담자 스스로 이해하고 해석하도록 하는 방법을 근간으로 한다. 그런데 만일 상담자가 삶의 의미와 의지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해석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내담자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될 것이다.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은 인간을 철학적인 입장과 태도에서 파악하고자 하나 결국은 상담자의 실존적 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상담자의 실존적 체험은 하이데거가 일상적 사유와 철학적 사유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존재망각이라는 함정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빈스방거와 보스의 현존재 분석은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에서 출발하지만 현존재에 대한 이해에서 하이데거와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 또한 현존재와 인간의 구별이 애매하고 모호하게 보이는 데에서부터 비롯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빈스방거와 보스의 현존재 분석은 프랭클의 실존분석과 하이데거의 실존분석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과는 달리 자연과학적 시각을 벗어난 분석이라는 방법이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을 따르고자 하는 한에서 프랭클의 실존분석으로부터 빈스방거의 현존재분석, 그리고 보스의 현존재분석을 거치면서 하이데거의 실존분석에 이르는 과정이 ― 물론 이들의 이론이 형성되는 시간적 순서는 아니다 ― 인간에 대한 일상적 이해에서 근원적 이해에 이르는 과정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파악에서 이 연구는 빈스방거와 보스의 현존재분석을 연결고리로 삼아 프랭클의 실존분석을 하이데거의 실존분석으로 보완함으로써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 적용의 가능성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하이데거 철학에 관한 연구성과들 가운데 현실 적용을 모색하는 연구들이 보인다. 이 연구들을 살펴보면서 현실 적용이라는 시도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 까닭은 무엇인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철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바람직하고 그런 만큼 권장되어야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적용되는 다른 영역에서 반박을 받을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하이데거 철학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하이데거의 입장과 태도에 따라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사정에 놓여 있다. 하이데거 철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실존철학 또는 실존주의와 하이데거 철학이 구별되지 않는 까닭이 인간과 현존재의 구별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데에 있다.
현존재와 인간을 구별하고, 현존재와 인간의 연관관계를 밝혀서 하이데거 철학이 추구하는 근원성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을 때,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 적용의 가능성이 분명하게 설득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데거 철학에서 현존재는 인간의 근원이다. 다시 말해, 현존재의 존재이해를 통해 비로소 인간이라는 존재자가 비롯된다. 프랭클의 실존분석에서 근간이 되는 의미와 의지의 출발점이 현존재의 존재이해이다. 이와 같이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론에서 현존재와 인간을 뚜렷이 구별할 수 있도록 엄밀한 이해와 해석이 가능한 근거를 찾아낼 수 있을 때, 하이데거 철학의 현실 적용의 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