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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전>의 주제와 현대적 의미--근대 극복을 위한 문학연구 방법론 모색 시고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우수논문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08-325-A00304
선정년도 2008 년
연구기간 1 년 (2008년 11월 01일 ~ 2009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김창현
연구수행기관 성균관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오늘날 인문학은 시장을 통해 인간(개인)을 지배하려는 자본에 대한 비판을 회피할 수 없다는 학문적 책무와, 존립을 위해서는 시장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현실적 생존의 요구 사이에서 시험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문학은 철학적 총체성의 회복을 요구받고 있다. 이 때 철학은 오늘날의 분과학문이 아니라 만학의 아버지로서의 총체성을 지닌 학문을 의미한다. 이 글은 하나의 대안으로 전일주의(holism)에 주목한다. 전일주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철학자·정치인이었던 스마츠(J. C. Smuts)의 <홀리즘과 진화(Holism and Evolution, 1926)>에서 출발, 오늘날에는 근대적 환원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전일주의는 인간과 인간, 생태계와 인간, 우주와 자연을 하나로 연결된 공동운명체로 보는 대자연 연대의식과, 인간의 무지(혹은 한계지)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강조한다. 이 글에서는 전일주의의 이러한 면을 염두에 두고 문학작품의 주제를 연구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제한된 지면과 시론(試論)이라는 이 글의 성격을 감안하여 <흥부전>으로 그 대상을 제한하기로 한다.
    <흥부전>을 택한 것은 일종의 전략적 선택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했다. 이 작품은 선과 악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다루며, 농경중심사회를 기반으로 형성되어 상공업이 중심이 되는 근대사회로의 이행기 초기 양상을 그 이본 속에 문학적 형상으로 간직하고 있는 이른바 적층문학이다. 이 때문인지 이 작품의 주제는 이본은 물론 논자와 시기를 달리할 때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재해석되곤 했다. 그런데 이 해석의 차이는 이본의 차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여기에 근대문명의 세례를 받은 논자들의 시각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에 더욱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대문명의 세례를 받은 논자들의 사유에서 반성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필자 역시 그 물을 입었기 때문이다.
    반성의 과정에서 이 작품의 근원, 혹은 근간을 살펴볼 필요가 대두할 것이다. 이 작품의 근원이 되는 기본구조를 살펴볼 것인데, 텍스트의 형식·구조보다는 중세 이전 농민들의 중심문화 중 하나였던 민담의 논리를 중심으로 접근한다. 기존논자들이 주로 텍스트에서 단락을 분리하여 텍스트 전체를 이해하는 방식, 즉 환원주의적 접근을 했다면, 이 글은 민담이 스스로를 구성하고 확장하는 논리를 따른다. 이렇게 구성된 기본구조와 <흥부전>의 터전인 농촌공동체의 특징을 대비하면서 <흥부전>의 주제를 살펴본다. 여러 이본들이 지닌 차이들은 모두 당대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 차이를 통해 우리는 농경적 사유가 상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적 사유와 갈등하고 융합하는 양상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넓게는 이 글의 주제의식과 관련된다. 그러나 이본연구는 대단히 방대한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이 작업까지 욕심낼 일은 아니다. 여기서는 초기의 대표적인 이본 두 개 정도를 중심으로 기본구조에 나타난 사유가 텍스트를 통해 발현되는 양상을 간단히 살펴보는 데 만족하기로 한다.
    이 작품은 산업화와 시장경제라는 근대문명과는 전혀 다른 농경중심문명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어 오늘날 우리가 처한 문제―기계론적 환원주의와 발전사관―를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서 바라보고 반성하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은 <흥부전>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 새로운 가치 부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반성을 이끌 「흥부전」의 패러다임은 지나간 농경중심사회, 특히 농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농촌공동체의 것이다. 따라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전일주의 역시 지나간 고대와 중세기의 사상에서 배운 바 적지 않다. 코페르니쿠스를 신봉하면서도 프톨레마이오스에서 오늘날 유용한 묵은 새 사유를 발견하는 것은 필요하다. 지금 문제를 안고 있다면 과거에서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 기대효과
  • 이 글은 판소리계 소설이나 설화는 물론 고전서사문학을 전일론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현재적 의미를 드러내는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전일론적 관점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기존의 문학비평론이나 텍스트 해석학을 넘어서서 인간과 사회, 그리고 그들이 깃들어 사는 자연환경의 문제를 관련짓는다는 총체적 관점과 이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와 같이 긴밀히 관련되어 부분의 총합을 넘어서는 질서를 창발한다는 사유가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전일론적 관점은 문학연구에 학제간 연구의 기풍을 강화하고, 인문학적 총체성을 회복하게 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동체적 비젼을 모색하도록 해 줄 것이다. 다소 거창하지만 이 글은 서사예술의 향유와 해석을 통해 근대의 모순을 반성하고 이를 극복할 공동체적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서사예술은 그 친근감과 흥미로 인해 학자는 물론 대중이 공유하는 가운데 의미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문학적으로는 기본구조를 핵으로 해서 <흥부전>이 전승·변이·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전일주의적 시각에서 해명하는 작업의 토대를 쌓았다. 기본구조라는 핵을 중심으로 설화·판소리·소설 등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진 <흥부전>의 이본들이 초기 문화시장을 무대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당대의 역사적 상황과 조우하는 과정을 시스템 사고를 기반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이 이루어지면 오랜 시간을 두고 변형되고 재창작되어온 판소리 문학이나 설화 등 전통적인 구술서사문학을 연구하는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이 글은 근대적 사유를 기반으로 <흥부전>의 주제에 접근했던 기존의 연구경향을 비판하면서 고전서사작품의 주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해 보았다. 먼저 기계, 혹은 이것으로 표상되는 과학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한 ‘역사는 언제나 진보한다’는 단선적 발전사관과 기계론적 환원주의의 선입견이 문학작품 이해에 미친 영향을 비판하고, 전일주의적 사유에 의해 보완된 새로운 작품이해의 방법을 시험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흥부전>을 <흥부전>답게 하는 근원적인 기본구조를 찾아내어 이를 토대로 주제를 논구했다. 이 과정에서는 전체를 부분의 총합으로 보는 환원주의와 함께 형식과 내용을 분리하여 따로따로 사유하는 이원론적 사유를 비판했다. 이러한 사유틀은 구조주의적 접근방법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것은 구조주의가 근본적으로 근대적 환원주의의 영향 아래 구성된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기계와 체계의 효율성에 대한 근대적 신념이 숨어있다. 이 글의 ‘기본구조’는 텍스트의 여기저기를 짜깁기한 것이 아니라 <흥부전>의 근원과 더불어 수용층의 심리와 문화, 내용과 형식을 전일적으로 사유한 것이다. 따라서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몇 개의 화소가 아니라, 이들 속에 내재하는 근원적인 사유체계 즉 민담이 스스로를 구성하는 논리에 주목하였다. 기존의 접근방식이 분리와 분석을 위주로 했다면 이 글은 종합과 구성을 주로 한다는 방법상의 차이가 중요한다. 이렇게 보면 <흥부전>의 주제는 흥부·놀부라는 두 인물을 통해 구현되는데, 그것은 전통적인 농경문화 속에 존재했던 생활공동체의 가치를 선으로 보아 권장하고 이를 훼손하는 것을 악으로 보아 징계하는 것이다.
    이 같은 <흥부전>의 주제 및 그 문화적 배경은 물질지상주의와 경쟁으로 야기된 인간소외, 대량생산·대량소비로 인한 자원고갈과 환경재해 등으로 신음하는 현대에 큰 교훈을 준다. 우리는 흥부와 놀부를 통해 노동과 소비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공동체 문화의 가치를 다시 인식할 수 있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이 같은 체험은 근대극복의 열쇠로 공감을 얻어가는 전일주의 및 이에 기반을 둔 생태론적 세계관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 한글키워드
  • 전일주의,<흥부전>,공동체 ,농경문화,생태론,주제,기본구조
  • 영문키워드
  • agricultural culture,the basic structure,subject,ecology,community ,Heungbujeon,holism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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