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학문적인 면에서 볼 때 본 연구는 목소리를 비롯하여 몸을 매체로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기술적, 공학적으로 이해하던 교수매체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여 “교육적 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하는 일체의 것”으로 보는 시각 ...
우선 학문적인 면에서 볼 때 본 연구는 목소리를 비롯하여 몸을 매체로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기술적, 공학적으로 이해하던 교수매체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여 “교육적 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하는 일체의 것”으로 보는 시각을 열어준다(한명희, 2002:154). 즉, 이러한 관점에는 “교사가 하는 말, 행동, 침묵, 내용의 형태, 구조, 교실의 모습, 학교건축의 디자인과 조경”들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ibid, 154).
특히, 교육에서 매체를 이해할 때 커뮤니테이션의 도구로 간주했던 기존의 관점을 확대해야 할 이유는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나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방법’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방법이 통합되어 구현되는 것이 교수자의 활동이고, 이 교수자의 활동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양태 중의 하나가 목소리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학문적인 면에서의 효과는 본 연구가 학제간 연구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연구 수행 자체에서 이를 검증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본 계획서에서 제시한 데로 연구가 적절히 수행되기 위해서는 의학(김형태, 2007), 철학(이거룡 외, 2001; 조광제, 2004, Lakoff & Johnson, 1999), 인지과학(이정모, 2001), 커뮤니케이션(Bolter & Grusin, 1999), 미디어 분야(Hansen, 2006)의 문헌과 연구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몸을 매체로 보는 관점(body as medium)은 뉴미디어에 관한 연구(Wegenstein, 2006) 뿐만 아니라 교육학계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Cooks & LeBesco 2006; Saavedra, 2006). 따라서 본 연구의 성공적인 수행은 향후에도 교육 장면의 문제 해결에 학제간 접근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본 연구가 가져올 실천적인 면에서의 파급효과는 더욱 구체적이다.
첫째, 교수활동을 건강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교사에게 제시해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들려지고, 어떤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본 연구는 이런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이론적, 기술적 방법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현장 교사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교사의 목소리 진단과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및 교원 직무 연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경우 본 연구가 하나의 기초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의 결과는 교실에서의 학생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관해서도 유용한 시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연구에서는 학생의 정서를 분류하고 측정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Alsmeyer, Luckin & Good 2007; D'Mello & Graesser, 2007), 실제로 학생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 변인에 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다. 교사의 몸은 가장 정교하고 민감한 매체이며, 교실의 면대면 수업에서 학생들의 정서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셋째, 본 연구는 궁극적으로 학교 교실 환경 개선에도 실천적인 시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교실 환경은 곧 학생의 학습 환경이다. 현재까지는 교실 환경의 건축, 첨단 매체의 배치 등 시각적인 면에서의 고려에 관심과 투자가 우선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의 조성에는 시각적인 면에서의 고려와 청각적인 면에서의 고려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장 교사의 증언에 의하면 최근 들어 난방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의 기자재가 교실에 유입되면서 소음이 증가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이 소음에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음 정도는 교사의 음성 크기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이런 행동 패턴은 장기적으로는 목소리 변성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학습 활동 역시 조용하고 온화한 분위기의 환경과 소음 정도가 심한 환경 가운데 어떤 환경에서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지도 예측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