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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간 대화 모델 구축을 위한 (종교적) 주체성의 학제간 연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_학술연구교수& #40;인문사회& #41;
연구과제번호 2009-353-A00112
선정년도 2009 년
연구기간 3 년 (2009년 09월 01일 ~ 2012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박일준
연구수행기관 감리교신학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는 (종교적) 주체성의 모델 구성이고, 둘째는 그러한 주체성 모델을 범지구적 상황, 즉 세계의 다종교 상황 속에서 대화와 진리탐구를 위해 공조할 수 있는 종교간 대화 모델 구성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지 신학적 모델들의 탐색만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 분야를 넘어선 일반 학문 분야들 특별히 철학과 생물학과 인지과학 분야들의 통찰들을 종교 간 대화 모델 구성을 위한 재료로 삼고자한다. 그러나 다양한 성찰의 재료들을 가지고 산만하게 연구를 진행하기 보다는, 주체성의 모델을 ‘사이의 구조’(betweenness structure)로 보는 한국적 모델을 서양 철학과 과학 분야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화의 모델로서 적합성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 연구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종교간 대화 연구의 필요성은 크게 우리가 처한 두 가지 상황들로부터 유래한다. 먼저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가 처한 학문함의 식민화라는 상황이 있다. 이는 곧 우리가 담지한 (신앙적) 주체성은 우리 자신의 주체성이 아니라 (서구 신학 전통의) 포로로 매인 주체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식민지적 신앙의 주체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종교적) 주체성의 모델 구성의 배후에 놓여 있다. 이는 한국의 고유환경에서만 적용 가능한 모델 개발이 아니라, 한국적 상황의 연구를 토대로 지구적 상황에 응용 가능한 종교 간 대화 모델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로 한국 문화가 처한 다종교 상황이 종교간 대화 연구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우리나라처럼 각 종교가 대등한 세를 형성하며 사회를 구성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들이 대화하지 못하고, 오해와 갈등의 구조로 진입한다는 것은 곧 타종교에 대한 정죄와 탄압으로, 그리고 대결로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종교)집단의 이기주의를 부추겨, 소위 ‘우리’ 안의 타자들을 배제하고 억압하는 극도의 배타적 문화를 양산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예방하기 위해 종교 간 대화는 절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종교 간 대화는 각 종교 간 차이를 희석시키고, 혼합을 도모한다는 비판이 각 종교 내부적으로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종교혼합주의(religious syncretism)의 위험은 ‘대화’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 대화는 사랑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둘(二 = the same + the other)의 분열과 갈등을 예방하지만, 그렇다고 둘을 하나로 만들어 혼합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바디우가 말하듯, 대화는 둘 사이의 소통 불가능성에서 출발하며, 그를 전제로 상대방의 이해할 수 없고 그리고 수용할 수 없는 측면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관용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대화와 사랑의 조건은 이 둘의 차이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이 둘의 구조, 이 둘의 사이함(between-izing)이 사이의 각 주체에게 관계의 공간을 허용하며, 사랑은 이 ‘사이의 구조’가 내외적으로 붕괴하여 획일화되거나 혼합되지 않도록 해준다. 그렇다면, 종교간 대화 모델 구성을 위한 첫 번째 작업은 대화의 주체를 그 사이의 공간에서 적합하게 구성해 내는 작업일 것이다. 특별히 철학과 과학 분야에서 구성되는 주체 모델들을 주목하면서, 본 연구는 주체를 사이의 구조(betweenness structure) 속에서 조망하려 한다. 주체를 사이의 구조로 본다는 것은 인간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인간됨의 주체성을 발휘해 나가는 작인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성속의 위계질서 속에서 인간을 이해하려했던 서구의 철학적 신학적 인간관을 넘어 민본주의와 인내천을 말했던 한국적 사상들의 전통을 이미 배경 속에서 크게 참고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사이의 구조는 사이 구조를 이루는 주체들에게 차이에 기반한 관계성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준다는 점에서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소통의 부재로 긴장관계를 이루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화 모델을 수립할 수 있는 주체성의 구조를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 기대효과
  • 종교간 대화 모델 구성을 위한 본 연구는 (종교적) 주체의 구조에 주목한다. 그것은 곧 ‘사이’(between)로서 인간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인간은 초월과 일상 사이를 살아가며 구성하는 공동창조자라는 것이다. 진리 주장은 그 공동 창조자의 주체 구조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며, 이는 종교적 믿음이 근원적으로 믿음의 대상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실재 확신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인간의 ‘사이 구조’(betweenness structure)를 수긍하는 것이다. ‘사이’는 처음부터 단일하고 획일적이며 단순한 근원(origin)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의 주체들이라는 ‘다수성’(multiplicity)으로부터 발생한다. 이 다수성에 대한 통찰로부터 만남의 모델이 구성되어져야 한다. 그것은 곧 ‘대상’이 아니라 주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종교적 주체에 주목한다는 말은 타자들을 자신이 구성한 언설들로 호명하는 구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종교 간 만남은 타자들을 ‘정복의 대상,’ ‘설득의 대상,’ ‘전도의 대상,’ ‘자비의 대상,’ ‘구원의 대상’으로만 보아왔다. 특별히 각 종교들의 전도 혹은 포교 방법이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방식으로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작금의 상황이 두렵다. 실제로 종로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다가, 불교나 대순진리교 혹은 그 외 종교의 전도인들을 만난 경험이 적지 않다. 개신교의 공격적 전도 방식으로만 알고 있던 포교방식이 이제 다른 종교들에게까지 확산된 것이다. 그러한 전도 방식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던지 간에, 만일 그 전도방식이 각자의 종교의 혹은 각자의 예배터의 부흥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욕먹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는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는 각 종교들이 자신만의 교리를 중심으로 자아도취적 믿음의 구조를 반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애적 도착에 빠져들어가는 종교들은 사회에 해악이 될 소지가 더 많다. 그렇기에 본 연구는 주체성 연구를 통해 종교에 타자의 시선을 가져다주고자 한다. 여기서 타자란, 종교의 타자를 말하며, 그렇다면 이는 다른 종교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타자의 시선을 의식할 때라야, 윤리와 대화의 필요성이 인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나와는 다른 타자가 존재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 각 종교는 자신의 순수성을 회복할 계기를 갖게 되리라 본다. 종교가 그의 순수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곧 그가 절대 타자를 만나는 때를 기억하는 것이다. 여기서 절대타자란 기독교의 하나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삶에 지니고 살아오지 않았던 깨달음이 어느 날 임하여 내 삶을 사로잡았을 때, 삶은 우리에게 감사한 선물로 다가오고, 그 선물의 감격을 나누기 위해 선한 일들을 도모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절대타자와의 만남 때문에 내가 삶 속의 타인들을 만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들을 내 방식대로 조종하거나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깨달음을 통해 주어진 감사와 은혜를 나누기 위해서 말이다. 그 감사와 은혜를 나누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 일상의 타인들 속에서 (나에 의해) 배재되는 또 다른 타자, 즉 다른 종교인들을 만날 수 있다고 본다. 즉 서로를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나 분쟁이 아니라, 서로를 배우고 존중하는 성숙한 만남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는 갈등과 충돌이 그치지 않고 있는 지구촌 공동체에 문명의 상리공생의 길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종교 간 대화 연구는, 가장 만나기 꺼려하는 대화의 주체들 간 만남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안에서 확산되어가는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상황에 대화의 틀을 간접적으로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종교들 간의 ‘차이들’을 상생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는 있다면, 인종과 민족과 문화의 차이들을 상생적으로 맺어갈 수 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차이의 문화가 차별의 문화로 왜곡되거나 와전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종교 간 대화 모델을 사이로서의 인간 이해를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고자 시도할 때,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인간의 주체/자아 모델을 구성할 전거를 구축하는 일이다. 본 연구는 사이로서의 인간을 연출하는 주체/자아 모델을 바디우(A. Badiou)의 “유적 공정의 국소적 편성으로서 주체” 모델과 데리다(J. Derrida)의 타자로서의 주체 모델 간의 대화를 통해 탐색함으로써 시작한다. 데리다는 자아 정체성의 구축이 담지한 폭력성을 고발하면서, 그 경계 없는 자신됨(ipseity)을 드러내기 위해 ‘종교없는 종교’(religion without religion) 혹은 ‘메시야없는 메시야주의’를 말한다. 바디우는 미지의 신을 위한 변론을 설파하던 사도 바울의 신앙적 주체 속에서 자신의 사건적 주체 모델의 단초를 찾는다. 이를 통해 바디우는 주체란 언제나 기존 상황으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된 다자들을 보게 되는 진리 사건이며, 그 사건의 주체는 언제나 진리로서 (배제된) 다자들을 기존 상황으로 봉합하면서 사라지는 주체임을 말하면서, 본 연구를 위한 하나의 주체 모델을 제시해 준다. 다른 한편, 데리다는 우리가 설정하는 정체성의 경계는 근원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경계로부터 배제한 타자’로부터 연원하며, 정체성 자체가 이미 자아로부터 타자로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설정한 다음 구축되는 것임을 밝혀줌으로써, 우리의 자아 정체성 구조가 담지한 폭력성을 고발해 주고 있다. 이들의 연구들을 통해 사이로서의 인간을 다중다수성의 구조로 소묘해 낼 때, 우리 ‘인간’은 다양다수한 타자성으로 흩어져 버리지 않고, ‘인간’을 인간으로 묶어주는 근원적 구심성의 힘이 어떻게 규명될 수 있겠는가가 관건이다. 본 연구는 그 힘을 ‘가난한 자의 주체성’으로 보고자 한다. 특정의 정해진 처소와 정착지를 보장받지 못하고, 갖지 못해 지구촌을 정처 없이 떠돌아 다녀야 하는 가난한 유목민의 초상이 우리에게 몸의 보편성으로 진동하는 근원적 울림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이 떠도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대화 속에 절대자 혹은 궁극적 진리가 무엇이냐의 물음과 그들을 향한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지를 묻는 물음이 의미 맥락을 획득한다고 생각한다. 이 배제되고 쫓겨난 이들을 향한 관심, 즉 기존 자신의 경계 너머로 주체를 촉발하는 이 관심이 주체로 하여금 상대방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추동하며, 그 상대 타자를 통해 자신 안에서 타자화된 배제된 가난한 자를 주시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이로서의 인간 이해가 공허한 사변의 언저리를 맴돌며, 끝없는 허황된 언어 유회로 빠져들지 않으려면, 그의 생물학적 혹은 유기적 근거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두 번째 연구 과제는 바로 사이로서의 인간 이해를 인지 과학 분야에서 생물학적으로 모색해 보는 작업이다. 특별히 인지 과학 모델의 연결주의(connectionism)와 행위주의(enactionism)는 사이로서의 인간의 구심성과 원심성을 구성하는 자아와 주체의 구조에 매우 근접한 이해들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과정에서 연결주의가 인간의 인지 구조의 실상(reality)을 보다 더 적실하게 드러내 주는가 아니면 행위주의가 더 적실한가의 물음은 전공학자들의 작업으로 남겨둔다. 본 연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인지과학의 갈등하는 두 모델들을 통해 주체와 자아의 일탈과 상쇄로 갈등하고 균형 하는 ‘인간 사이’의 모습을 적실히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느냐이다.
    본 연구의 결산이면서 핵심은 결국 이 사이로서의 인간 이해에 기반한 주체/자아 모델을 종교 간 대화에 적용할 가능성을 확증시키는 것이다. 기존 종교 간 대화 모델이 간과했던 것에 대한 고려, 즉 인간의 복잡성과 중층성, 모호성과 이중성, 혼종성과 양가성, 그리고 일시성과 우연성에 대한 고려를 통해 주체의 단일성을 근거로 구성된 궁극자 중심의 다원주의적 대화 모델과 구원론 중심의 포괄주의적 대화 모델을 극복할 대화의 모델을 구성해 나갈 가능성 말이다. 그것은 기존 종교 간 대화 담론을 전면적으로 부정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기존 모델 담론들 속에서 사이로서의 인간 이해가 어떻게 간과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원인들을 진단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작업들을 통해 다중들의 다양성과 다수성을 횡단하는 보편성, 즉 가난한 자의 보편성을 종교적 영성의 깊이에서 어떻게 대화의 주체로 복구시킬 것인지를 궁리하고 작업할 것이다.
  • 한글키워드
  • 종교다원주의,알랭 바디우,연산으로서 주체,사라지는 매개자,자끄 데리다,슬라보이 지젝,차연,연산주의,배타주의,존힉,폴 니터,한스 큉,존 캅,프란치스코 발레라,앤디 클라크,스티븐 핑커,행위주의,연관주의,포괄주의,사이
  • 영문키워드
  • Slavoj Zizek,Jacques Derrida,Paul Knitter,Hans Kung,John Cobb,Francisco J. Varela,Andy Clark,Steven Pinker,enactionism,connectionism,computationalism,Alain Badiou,religious pluralism,inclusivism,exclusivism,John Hick,betweenness,differance,subject as vanishing mediator,subject as an operator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대화(dia-logue)와 독백(mono-logue)의 차이는 ‘말’과 ‘언어’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상호간을 지칭할 수 있고 구별할 수 있는 ‘사이’(between)가 발생하느냐의 차이다. 즉 'dia-'와 ‘mono-'의 차이, 그것은 ’2‘와 ’1‘이다. 통상 대화를 말하기 위해 ‘관계’(relation)와 인격(person 혹은 personality)을 말하려 하지만, 본 연구는 대화와 담화 간의 ‘차이’에 주목한다. 즉 대화는 ‘사이’의 공간에서 차이를 분화시켜 나가는 방식이지, 결코 자신의 외부에 실재하는 타자를 전적으로(wholly)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화가 지닌 이 자기애적인 욕망의 공간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대상은 존재한다고 믿고 (대화의) 대상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종교 간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종교 간 대화(dia-logue)는 독백들의 단순한 집합들로 전락하고 만다. 모든 대화는 대화하는 주체의 자기애적 구조를 돌파해 나아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대화 모델을 논하기 위해, 주체(subject 혹은 subjectivity)의 구조에 초점을 먼저 맞추는 이유이다.

    대화하는 주체에 대한 연구는 곧 타자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의 문제와 주체가 ‘사건들’을 어떻게 연산해 나가느냐의 물음과 불가분리하게 얽혀있다. 주체성에 대한 여러 가지 모델들이 철학적으로 제시되어 왔겠지만, 1차년도의 연구과제는 주체를 ‘공백의 구조’로 보았던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특별히 신학적 통찰들을 자신의 철학적 성찰에 깊이 있게 응용해 왔던 학자들을, 특별히 바디우(Alain Badiou)와 데리다(Jacques Derrida)를 중심으로 지젝(Slavoj Žižek)의 연구를 참고하면서 주체성 모델을 탐색해 나아갔다.

    2차년도의 핵심 과제는 철학적 주체성의 담론들이 인지과학과 생물학 혹은 진화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담론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는가를 탐색하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특별히 인지과학의 패러다임들, 행위주의(enactionism)와 연장된 인지 이론(theory of extended cognition)를 통해 만남의 주체성을 성찰하는 과제이다. 이러한 인지과학의 정신 모델들에 철학의 주체 담론들과 어떻게 접점들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인가가 2차년도 과제의 핵심이다. 철학의 주체성 담론은 인지과학과 생물학의 주체 담론과 접점을 갖고 있는데, 철학적 주체가 ‘공백’ 혹은 공백의 산물로 여겨질 때, 생물학과 인지과학 그리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보여주는 주체성도 무근거한 터전으로부터 창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록 영혼이나 정신의 문제를 두뇌의 문제로 환원하여 읽어내려는 경향성을 자연스럽게 갖고는 있지만, 인지과학은 연산주의와 연결주의와 행위주의의 큰 패러다임들을 가지고 주체의 인식 구조를 다루려 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최근의 인지과학 모델은 ‘몸의 주체’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자기 밖의 세계를 인지하면서, 몸이 갖는 역할은 인지가 작동하기 위한 틀구조나 토대로서의 수동적 역할 뿐만 아니라, 이미 몸이 인지 자체일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몸의 주체가 갖는 철학적 함의를 ‘화이트헤드’와의 연관성 속에서 모색하였다. 화이트헤드의 주체 구조가 바디우나 데리다 보다는 과학 문헌들이 말하는 주체 구조에 보다 더 근접했기 때문이다.

    3년차 과제의 핵심은 기존의 종교간 대화 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적 모델을 개발하는데, 철학적 주체 이론과 인지과학의 주체 모델들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일 것이다. 철학적 주체이론들은 공백과 빠져나옴의 주체성을 보여주고, 인지과학의 모델들은 연산과 창발과 몸의 상호작용을 말하는데, 혹시 주체는 어쩌면 인지과학의 모델들과 철학적 모델들이 말하는 중첩된 지점을 바라볼 때 보여지는 것은 아닐까? 즉 충만과 공백, 빠져나옴과 채워넣음 사이에서 주체는 매순간 사건적 결단성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주체는 늘 어떤 ‘사이’를 특징없이 부표하지만, 세계가 존재하기 위해서 반드시 요구되어지는 어떤 것이 아닐까? 플라톤의 코라(khora)라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만일 그렇다면, 주체를 ‘사이’(between)로 보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주체를 사이로 놓을 때, 우리는 둘을 하나로 붕괴시켜 획일화하거나 융합하지 않고, 둘의 차이를 유지하며 대화하는 사랑을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3년차 계획은 2012 추계 한국종교학회에서 「무신론 시대의 종교성: 지젝의 외설적 종교성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것처럼 현재 성과물들을 출판 준비 중에 있다(『종교연구』 투고 예정).
  • 영문
  • A difference between dia-logue and mono-logue does not lie in the existence of speech and language, but in the existence of ‘the between’ by which we can refer to each other. The difference is none other than that between the Two and the One. This research project has focused upon difference, whereas scholars usually tend to bring in topics like relation or personality with regards to dialogue and monologue. In so doing, the current research wants to say that dialogue, if really possible, exists in its way to differentiate in a space of the between, and that it is not a space in which one can wholly meet the other outside the subject. One cannot encounter or meet the other(s) in its wholeness. One of the main reasons for the failure of dialogue derives from the facts that the subject does not enough recognize its narcissistic space of desire and that it tries to make a dialogue with its belief that things simply exist outside. Due to this failure, religious dialogue cannot proceed beyond a form of monologue about the truth each religion tries to deliver. There has not been any real dia-logue between religions but only the simple aggregate of mono-logues, which failed to communicate. Any dialogue is not possible unless the subject breaks into the narcissistic structure of the talking subject. It is the reason why the present research focused upon the subject to talk about dialogue.

    Our study on the talking subject is necessarily connected to the questions ‘how one can recognize the other?’ and ‘how the subject can make an operation for the events?’ Although there have been many theoretical models for the structure of the subject, the main task for the first year explored a model of the subject in A. Badiou and J. Derrida, along with S. Žižek because all of therm share the insights that the structure of the subject is the void and that theological insights about the subject are very useful for arguing for a philosophical debate for the subject.

    The main task of the second-year research was to explore a possibility whether the philosophical discourse on the subject can communicate with discourses in cognitive science and biology or evolutionary biology and evolutionary psychology. For that purpose, the study tried to communicate with some paradigms in cognitive science, such as enactivism and extended cognition. What was crucial in the second-year study was the question of whether they can offer any contact point with the philosophical discourse on the subject. It wanted to show that the philosophical discourse surely has a contacting point with a theory of the subject from cognitive science and biology in that the scientific fields like biology, cognitive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show the emergence of the subject out of its action in the life and that the emergence of the subject is quite close to the structure of the subject of the Void in philosophy. Although it has a tendency to reduce the topics of the soul and the mind to the matter of the brain, cognitive science tries to deal with the cognitive structure of the subject on the basis of the structure of the body. That is, the role of the body in cognizing the world outside does not only remain in its passive role as a foundation or a frame for cognition but further imply a possibility that the body itself is cognition. In this context, the study connect the implications of the subject of the body to the philosophy of A.N. Whitehead. the Whiteheadian structure of the subject seems to be closer to the subject in the scientific material than those of Badiou and Derrida.

    The task for the third year was to develop an alternative model to overcome the current limitations of the existing models for religious dialogue, and what was at stake was how to apply the models of the subject in philosophy and cognitive science to the religious dialogue. when the philosophical models show the subject of the Void and the subtraction and when the models in cognitive science show cognitive operation, emergence and interaction between the body, the mind and the world, can we find any overlapping theory between the models? That is, between the repletion and the Void, or between addition and subtraction, does the subject exist as a will to decide at every moment? Thus, wandering on the between(s) without any determination, is the subject asked to exist for the world like Plato’s khora? If so, it is possible to regard the subject as the between. When the subject is poised as the between, one can talk about love that does not make the Two collapse into the One without dissolving the difference(s) and that can rather maintain the difference as if out of the between. As a study product for the third year, “religiosity in an age of atheism: on the obscene religiosity of Zizek” was presented at the conference of Korean Association for Religious Studies and is now preparing to submit to Religious Stud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대화(dia-logue)와 독백(mono-logue)의 차이는 ‘말’과 ‘언어’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상호간을 지칭할 수 있고 구별할 수 있는 ‘사이’(between)가 발생하느냐의 차이다. 즉 'dia-'와 ‘mono-'의 차이, 그것은 ’2‘와 ’1‘이다. 통상 대화를 말하기 위해 ‘관계’(relation)와 인격(person 혹은 personality)을 말하려 하지만, 본 연구는 대화와 담화 간의 ‘차이’에 주목한다. 즉 대화는 ‘사이’의 공간에서 차이를 분화시켜 나가는 방식이지, 결코 자신의 외부에 실재하는 타자를 전적으로(wholly)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화가 지닌 이 자기애적인 욕망의 공간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대상은 존재한다고 믿고 (대화의) 대상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종교 간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종교 간 대화(dia-logue)는 독백들의 단순한 집합들로 전락하고 만다. 모든 대화는 대화하는 주체의 자기애적 구조를 돌파해 나아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대화 모델을 논하기 위해, 주체(subject 혹은 subjectivity)의 구조에 초점을 먼저 맞추는 이유이다.

    대화하는 주체에 대한 연구는 곧 타자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의 문제와 주체가 ‘사건들’을 어떻게 연산해 나가느냐의 물음과 불가분리하게 얽혀있다. 주체성에 대한 여러 가지 모델들이 철학적으로 제시되어 왔겠지만, 1차년도의 연구과제는 주체를 ‘공백의 구조’로 보았던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특별히 신학적 통찰들을 자신의 철학적 성찰에 깊이 있게 응용해 왔던 학자들을, 특별히 바디우(Alain Badiou)와 데리다(Jacques Derrida)를 중심으로 지젝(Slavoj Žižek)의 연구를 참고하면서 주체성 모델을 탐색해 나아갔다.

    2차년도의 핵심 과제는 철학적 주체성의 담론들이 인지과학과 생물학 혹은 진화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담론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는가를 탐색하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특별히 인지과학의 패러다임들, 행위주의(enactionism)와 연장된 인지 이론(theory of extended cognition)를 통해 만남의 주체성을 성찰하는 과제이다. 이러한 인지과학의 정신 모델들에 철학의 주체 담론들과 어떻게 접점들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인가가 2차년도 과제의 핵심이다. 철학의 주체성 담론은 인지과학과 생물학의 주체 담론과 접점을 갖고 있는데, 철학적 주체가 ‘공백’ 혹은 공백의 산물로 여겨질 때, 생물학과 인지과학 그리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보여주는 주체성도 무근거한 터전으로부터 창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록 영혼이나 정신의 문제를 두뇌의 문제로 환원하여 읽어내려는 경향성을 자연스럽게 갖고는 있지만, 인지과학은 연산주의와 연결주의와 행위주의의 큰 패러다임들을 가지고 주체의 인식 구조를 다루려 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최근의 인지과학 모델은 ‘몸의 주체’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자기 밖의 세계를 인지하면서, 몸이 갖는 역할은 인지가 작동하기 위한 틀구조나 토대로서의 수동적 역할 뿐만 아니라, 이미 몸이 인지 자체일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몸의 주체가 갖는 철학적 함의를 ‘화이트헤드’와의 연관성 속에서 모색하였다. 화이트헤드의 주체 구조가 바디우나 데리다 보다는 과학 문헌들이 말하는 주체 구조에 보다 더 근접했기 때문이다.

    3년차 과제의 핵심은 기존의 종교간 대화 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적 모델을 개발하는데, 철학적 주체 이론과 인지과학의 주체 모델들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일 것이다. 철학적 주체이론들은 공백과 빠져나옴의 주체성을 보여주고, 인지과학의 모델들은 연산과 창발과 몸의 상호작용을 말하는데, 혹시 주체는 어쩌면 인지과학의 모델들과 철학적 모델들이 말하는 중첩된 지점을 바라볼 때 보여지는 것은 아닐까? 즉 충만과 공백, 빠져나옴과 채워넣음 사이에서 주체는 매순간 사건적 결단성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래서 주체는 늘 어떤 ‘사이’를 특징없이 부표하지만, 세계가 존재하기 위해서 반드시 요구되어지는 어떤 것이 아닐까? 플라톤의 코라(khora)라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만일 그렇다면, 주체를 ‘사이’(between)로 보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주체를 사이로 놓을 때, 우리는 둘을 하나로 붕괴시켜 획일화하거나 융합하지 않고, 둘의 차이를 유지하며 대화하는 사랑을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3년차 계획은 2012 추계 한국종교학회에서 「무신론 시대의 종교성: 지젝의 외설적 종교성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것처럼 현재 성과물들을 출판 준비 중에 있다(『종교연구』 투고 예정).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종교간 대화 모델 구성을 위한 본 연구는 (종교적) 주체의 구조에 주목한다. 그것은 곧 ‘사이’(between)로서 인간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인간은 초월과 일상 사이를 살아가며 구성하는 공동창조자라는 것이다. 진리 주장은 그 공동 창조자의 주체 구조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며, 이는 종교적 믿음이 근원적으로 믿음의 대상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실재 확신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인간의 ‘사이 구조’(betweenness structure)를 수긍하는 것이다. ‘사이’는 처음부터 단일하고 획일적이며 단순한 근원(origin)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의 주체들이라는 ‘다수성’(multiplicity)으로부터 발생한다. 이 다수성에 대한 통찰로부터 만남의 모델이 구성되어져야 한다. 그것은 곧 ‘대상’이 아니라 주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종교적 주체에 주목한다는 말은 타자들을 자신이 구성한 언설들로 호명하는 구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종교 간 만남은 타자들을 ‘정복의 대상,’ ‘설득의 대상,’ ‘전도의 대상,’ ‘자비의 대상,’ ‘구원의 대상’으로만 보아왔다. 특별히 각 종교들의 전도 혹은 포교 방법이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방식으로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작금의 상황이 두렵다. 실제로 종로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다가, 불교나 대순진리교 혹은 그 외 종교의 전도인들을 만난 경험이 적지 않다. 개신교의 공격적 전도 방식으로만 알고 있던 포교방식이 이제 다른 종교들에게까지 확산된 것이다. 그러한 전도 방식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던지 간에, 만일 그 전도방식이 각자의 종교의 혹은 각자의 예배터의 부흥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욕먹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는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는 각 종교들이 자신만의 교리를 중심으로 자아도취적 믿음의 구조를 반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애적 도착에 빠져들어가는 종교들은 사회에 해악이 될 소지가 더 많다. 그렇기에 본 연구는 주체성 연구를 통해 종교에 타자의 시선을 가져다주고자 한다. 여기서 타자란, 종교의 타자를 말하며, 그렇다면 이는 다른 종교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타자의 시선을 의식할 때라야, 윤리와 대화의 필요성이 인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나와는 다른 타자가 존재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 각 종교는 자신의 순수성을 회복할 계기를 갖게 되리라 본다.
    종교가 그의 순수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곧 그가 절대 타자를 만나는 때를 기억하는 것이다. 여기서 절대타자란 기독교의 하나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삶에 지니고 살아오지 않았던 깨달음이 어느 날 임하여 내 삶을 사로잡았을 때, 삶은 우리에게 감사한 선물로 다가오고, 그 선물의 감격을 나누기 위해 선한 일들을 도모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절대타자와의 만남 때문에 내가 삶 속의 타인들을 만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들을 내 방식대로 조종하거나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깨달음을 통해 주어진 감사와 은혜를 나누기 위해서 말이다. 그 감사와 은혜를 나누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 일상의 타인들 속에서 (나에 의해) 배재되는 또 다른 타자, 즉 다른 종교인들을 만날 수 있다고 본다. 즉 서로를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나 분쟁이 아니라, 서로를 배우고 존중하는 성숙한 만남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는 갈등과 충돌이 그치지 않고 있는 지구촌 공동체에 문명의 상리공생의 길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종교 간 대화 연구는, 가장 만나기 꺼려하는 대화의 주체들 간 만남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안에서 확산되어가는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상황에 대화의 틀을 간접적으로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종교들 간의 ‘차이들’을 상생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는 있다면, 인종과 민족과 문화의 차이들을 상생적으로 맺어갈 수 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차이의 문화가 차별의 문화로 왜곡되거나 와전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데리다, 바디우, 진리의 주체, 차이, 배치공간, 탈배치, 클리나멘, 하나로-셈하기, 공백, 사건, 개입, 충실성, 유적인 것, 진리의 투사. 몸, 몸의 주체, 공액관계, 시선, 파악, 사이, 틈새, 몸의 계획, 독창성, 인지과학, 생태적 지각, 행위 유도성, 체현성, 상황성, 영원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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