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외국어를 배우는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체 중의 하나이다. 교과서는 단순히 자료들의 배합이 아니라, 교수법, 교육과정, 그리고 언어정책이 모두 녹아든 총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과서에 어떤 종류의 언어와 내용을 담을 것인가 하는 것은 주요한 교 ...
교과서는 외국어를 배우는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체 중의 하나이다. 교과서는 단순히 자료들의 배합이 아니라, 교수법, 교육과정, 그리고 언어정책이 모두 녹아든 총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과서에 어떤 종류의 언어와 내용을 담을 것인가 하는 것은 주요한 교육적 결정 사항이 된다. 하지만 그간 제2언어 학습 교과서들이 실제적인 언어 사용의 쓰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 많이 있어 왔다(Divito, 1991; Gilsan & Drescher, 1993; Holmes, 1988; Ljung, 1999; Mindt, 1996, 1997; Shim, 1999). 최근 들어,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언어학에서 코퍼스(corpus)가 발달함에 따라 언어교육에서의 코퍼스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코퍼스 사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Cook, 1998; Widdowson, 1998), 교재개발은 코퍼스의 사용이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그간 원어민 코퍼스와 교재를 비교하여 교재의 진정성(authenticity)에 관해 알아본 비교 연구들이 많이 행해져왔다(e.g., 권인숙, 2002, 2004; 김수정, 2006; 설영, 2007; 유성자, 2007; 윤현숙, 2009; 천윤희, 2008; Divito, 1991; Gilsan & Drescher, 1993; Mindt, 1996, 1997).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교재 내용 전반에 걸쳐서가 아니라 몇몇 언어 요소(linguistic features)에 국한하여 분석을 했다는 점과, 방법론에 있어서 개별 언어요소의 빈도수에 초점을 두어 연어(collocation)나 사용역의 변이(register variation) 등과 같은 코퍼스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에 대한 많은 부분들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제한점을 지니고 있다.
Biber(1988)는 언어요소에 근거한 의사소통 기능 분석 방법을 개발하였는데, 그는 한 가지 차원으로는 텍스트의 변이를 설명할 수 없고 다차원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믿음 하에 “다차원 모델(multi-dimensional model)"을 개발하였다. Biber의 연구는 다른 많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특정 장르에 사용되는 언어와 기능에 대해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하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고, 이에 많은 후속 연구들이 잇따랐다(Biber, 2006; Biber & Conrad, 2001; Conrad, 2001; Conrad, & Biber, 2001; Helt, 2001; Reppen, 2001).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시도는 주로 문어 장르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많이 행해져 온 것이 사실이다(e.g., Biber & Finegan, 1989, 2001; Conrad, 2001; Jabbour, 1997; Tribble, 1999). 그에 반해 Biber의 코퍼스를 이용한 다차원적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구어 장르에 대한 기능적인 분석을 시도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다(Connor-Linton & Shohamy, 2001; Helt, 2001).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본 연구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교재인 교과서 텍스트에 제시된 구어 장르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교과서의 언어 요소들이 다차원 기능 분석에서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지, 원어민 코퍼스 분석 결과와 비교하여 유사한 기능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교과서에서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해 볼 때, 교과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장르나 사용역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최근 교과서들이 학습자들의 구어 능력 신장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화 등의 구어 텍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상황 하에서 볼 때, 문어 텍스트 중심의 분석이 교과서에 대한 제대로 된 기술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최근 2007년 교육과정의 개정으로 인하여, 2011년까지는 전면적으로 7차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들이 사용되게 된다. 개정교육과정에 따르면, 중등 영어교육의 가장 중요한 총괄 목표는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다(교육인적자원부, 2006). 이에 본 연구는 교과서가 지향하는 의사소통 능력 신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교과서 구어 언어 요소들과 기능이 잘 분포되고 있는지를 기능 분석을 바탕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즉, Biber(1988)와 Conrad와 Biber(2001)의 다차원 분석 모델에 기초하여 구어 텍스트들이 여섯 개의 텍스트 차원에 있어서 구어 소통 기능(oral communicative functions)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아울러 기존 연구들처럼 단지 몇 권의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고 있는 중학교 교재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분석함으로써 새로이 개정된 교과서에서의 구어 장르에 대한 큰 분석틀을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