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요가나(萬葉假名)에 의해 표기된 상대일본어의 자료를 보면, 나라(奈良)시대의 일본어에 있어서 단어의 복합에 의해 어중의 모음연접(hiatus)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해 모음탈락(vowel elision)이나 모음융합(vowel coalescence) 혹은 자음삽입(consonant epenthe ...
만요가나(萬葉假名)에 의해 표기된 상대일본어의 자료를 보면, 나라(奈良)시대의 일본어에 있어서 단어의 복합에 의해 어중의 모음연접(hiatus)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해 모음탈락(vowel elision)이나 모음융합(vowel coalescence) 혹은 자음삽입(consonant epenthesis) 등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일어난 것은 상대일본어에서는 모음연접을 꺼리는 경향이 현저히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모음탈락으로 보이는 예가 특히 많이 발견된다.
이러한 상대일본어 모음탈락 현상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다. 상대일본어의 모음탈락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시작은 岸田武夫(1942)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후 橋本進吉(1948), 大野晋(1955), 森山隆(1957), 岸田武夫(1957, 1958), 鶴久(1968), 川端善明(1968), 山口佳紀(1971), 柳田征司(1984), 毛利正守(1988), 권경애(2001), 柳田征司(2003, 2007) 등으로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모음탈락 발생 시 연접하는 모음에 있어서 전부와 후부 모음 중 어떤 모음이 탈락되는지 관찰하고 전부 혹은 후부 모음의 탈락은 어떠한 조건하에서 일어나는지에 대한 규칙(법칙)을 세워 이러한 규칙을 통해 상대일본어의 모음탈락을 설명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모음탈락 발생 시 어떤 모음이 탈락되는지 하는 점에 대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고, 전부 혹은 후부 모음의 탈락을 결정하는 요인도 상당부분 밝혀졌다. 즉, 연접하는 모음의 순서, 연접하는 모음간의 개구도(開口度)의 차이, 연접하는 모음들에 선행 또는 후속하는 모음의 동일성, 어구성에 있어 부속어와 자립어의 차이 등이 모음탈락 발생 시 탈락되는 모음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지적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제 요인들이 탈락되는 모음의 결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관해 학자들 간의 의견의 일치를 보지는 못하고, 각 요인별로 학자들에 따라 다른 견해를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아, 모음탈락 시 탈락되는 모음을 결정하는 원칙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관해서는 통일된 정설이 세워졌다고 보긴 힘들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를, 크게 나누어 보면 전부단어의 어미가 탈락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입장과, 모음의 개구도나 공명도(sonority)를 탈락의 기준으로 삼는 입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岸田武夫(1942), 橋本進吉(1948), 大野晋(1955), 森山隆(1957), 鶴久(1968), 권경애(2001) 등이 전자에 속하며, 岸田武夫(1957, 1958), 川端善明(1968), 山口佳紀(1971, 1985), 柳田征司(1984, 2003), 毛利正守(1988) 등이 후자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アライソ(荒磯)→アリソ’와 같은 변화에 대해 橋本進吉(1948), 森山隆(1957) 등은 アラ가 전부단어이므로 전부단어 어미모음 a의 탈락이 일어났다고 보는데 반해, 山口佳紀(1985), 柳田征司(2003) 등은 ラ의 a가 イ의 i보다 개구도가 높지만 アラ의 경우 ラ 앞에 ラ의 모음과 동일한 모음이 선행해 모음 a의 탈락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필자의 관찰에 의하면, 앞서 지적한 모음탈락 발생 시 탈락모음의 결정에 작용하는 요인들, 즉 연접하는 모음의 순서, 연접하는 모음간의 개구도의 차이, 연접하는 모음들에 선행 또는 후속하는 모음의 동일성, 어구성에 있어 부속어와 자립어의 차이 등은 모두 상대일본어의 모음탈락에 있어 탈락모음의 결정에 관여하는 요인들이며, 이러한 요인들의 작용은 언어 보편적인 관점에서도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모음탈락에 관한 규칙(법칙)을 정하고 이를 통한 설명을 행하는 방식에서는 규칙의 설정과 관련해 이러한 요인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어느 한쪽을 원칙으로 정하고 다른 쪽은 무시하거나 아주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떠한 절대적인 규칙의 설정이 아니라, 현상에 관련된 위반 가능한 언어 보편적 제약을 설정하고 제약들 간의 위계를 부여해 최적형을 선택하는 최적성이론(Optimality Theory)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연구로 밝혀진 탈락모음의 결정에 관여하는 요인들 중 어떠한 일부의 요인들은 모음탈락에 관여하는 올바른 요인이고, 다른 요인들은 모음탈락과 무관한 요소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밝혀진 제 요인들은 언어 보편적 제약에 관련된 것들로 다만 제약의 위계차이에 의해 표면형에서는 일부의 요인만이 탈락모음의 결정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최적성이론의 방법론을 이용해 상대일본어의 모음탈락에 있어 탈락모음의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하는 문제를 언어 보편적 원리에 입각해 설명함을 연구의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