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앞에서 말한 세 가지의 연구 과제를 연차별로 실행해간다.
가. 1년차 연구(2010. 5. 1. ~ 2011. 4. 30.): 범재신론의 과정신학적 모델 연구
1차년도에는 과정사상의 범재신론적 존재우주론의 근본성격을 종합적으로 연구하여, 그것이 기독교 신학과 어떠한 ...
본 연구는 앞에서 말한 세 가지의 연구 과제를 연차별로 실행해간다.
가. 1년차 연구(2010. 5. 1. ~ 2011. 4. 30.): 범재신론의 과정신학적 모델 연구
1차년도에는 과정사상의 범재신론적 존재우주론의 근본성격을 종합적으로 연구하여, 그것이 기독교 신학과 어떠한 연결점을 갖는지를 밝힌다. 이를 위해 먼저 과정철학의 사상적 기초를 놓은 A. N. 화이트헤드의 후기 저작부터 연구를 시작한다. 『과학과 근대세계, Science and the Modern World (1925)』에서 『사고의 양태, Mode of Thought (1938)』 사이에 집중적으로 표현된 화이트헤드의 유기체철학의 특징에 관한 기초연구는 과정 범재신론의 철학적/형이상학적 토대를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후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신학적으로 발전시킨 C. 하트숀의 신-우주의 관계론적 범재신론을 연구하여, 범재신론과 기독교 신학의 연결점을 밝힌다. 이 연구에는 하트숀의 주요저작 뿐만 아니라, 그의 합리주의 전통을 따른 John B. Cobb, Jr.과 David R. Griffin, 그리고 Marjorie H. Suchocki의 학문적 방법론에 관한 연구가 포함된다.
1차년도 연구를 통해, 본 연구자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의 존재우주론적 틀이었던 초자연주의적 초월신론을 해체하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으로서 과정사상의 범재신론이 지닌 적절성과 유효성을 밝혀낼 것이다. 이 연구는 과정신학의 범재신론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파악해내는 작업이지만, 또 한편 과정신학의 재구성주의적(reconstructionist) 신학방법론이 지닌 기본성격이 다른 포스트모던적 학문 방법론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 지를 해명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해체주의적(decon- structionist) 포스트모던주의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문화 담론이 범재신론이라는 포괄적인 세계관의 축조로 나아가지 못하였던 이유와 한계가 이 연구에서 밝혀질 것이다.
나. 2년차 연구내용(2011. 5. 1. ~ 2012. 4. 30.): 범재신론의 한국적 모델 연구
2차년도에는 한국의 종교사상사에서 창조적으로 형성된 범재신론에 관하여 연구한다. 유영모(와 함석헌)는 동양과 서양의 사상을 융합하여 독특한 한국의 사상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범재신론적 사유방식이 우주와 역사와 인간을 해명하는 데 깊은 통찰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독교 신학의 주요 주제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소통의 가능성을 밝히기 위해, 기독교 신학의 눈으로 유영모(와 함석헌)의 사상을 읽어낼 필요가 있다.
2차년도의 연구는 주로 한국적 범재신론의 대표적 사상가인 유영모의 저작과 더불은 씨름이다. 그러나 그의 주요저작인 『다석일지』에는 한문의 잦은 사용과 한글 사용에서 유영모 자신의 고유한 자모운영이 있어 판독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유영모의 원문을 보되, 그의 제자인 김흥호와 박영호의 <해설서>를 참고로 하여, 2,450여 쪽에 이르는 『다석일지』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한다. 뒤를 이은 함석헌의 전집의 독해는 유영모 사상의 발전과 적용에 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2차년도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는 것은 한국의 역사 속에서 매우 창조적인 동서양 문명의 만남이 있었고, 그것이 범재신론이라는 사상을 통해 표출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다. 이 연구는 앞으로의 연구에서 주체적인 한국의 (기독교) 신학을 하는데 토대로 작용할 것이다.
다. 3년차 연구내용(2012. 5. 1. ~ 2013. 4. 30.): 동서양 범재신론의 기독교 신학에의 적용
3차년도의 연구의 내용은 1,2차년도의 연구 성과를 기독교 조직신학의 기본주제들과 연결 짓고,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이 초자연주의적 초월신론과 결합하였을 때 피할 수 없었던 내적 딜레마를 밝혀내며, 범재신론의 세계관 위에서 기독교 신학의 제반 관심주제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20세기 중후반의 대표적인 서구 기독교 신학자들(P. Tillich, W. Pannenberg, J. Moltmann, S. McFague, Raimon Panikkar)들과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자들(변선환, 유동식, 안병무, 서남동, 김경재 등)의 사상을 범재신론의 관점에서 재조명할 것이다. 이들의 신학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는 본 연구자의 이전 신학수업에서 진행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이 신학자들의 주요저작에 나타난 기본사상을 주제별(신론, 기독론, 신정론, 종말론)로 분류하여 비교/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것이 범재신론의 빛에서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 지를 연구한다. 그리하여 21세기의 한국 기독교 신학의 정당한 방법론이 어떠한 것이어야만 하는지를 결론적으로 도출해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