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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성"의 허상과 "여성상"의 왜곡 해체하기: 『모성의 기쁨』(The Joys of Motherhood)과 『율리시스』(Ulysses) 비교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_시간강사&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1-35C-A00787
선정년도 2011 년
연구기간 1 년 (2011년 09월 01일 ~ 2012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영심
연구수행기관 한국외국어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적으로 여성들에게 강조되어온 덕목중의 하나인 “현모양처”개념이 내포하는 문제점은, 여성들의 독립된 주체성을 지우고 그 자리에 “타자의 아내”와 “타자의 어머니”라는 역할을 대신 채워 넣는다는 점이다. 나이지리아의 여성 작가인 부치 이메르체타(Buchi Emecheta)가 1979년에 발표한 『모성의 기쁨』은, 이처럼 가부장적 남성이데올로기가 여성에게 교모하게 덧씌워 왔으며, 여성 스스로도 자기 최면에 빠져버린, 이 “숭고한 모성”과 “정숙한 아내”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누 이고(Nnu Ego)의 인생을 지배했던 “모성의 기쁨”이라는 가치관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더 나아가 이에 대한 “해체”와 “뒤틀기”를 시도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텍스트의 제목인『모성의 기쁨』은 패러독스와 아이러니적인 측면을 내포한다.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역시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22년에 발표한 『율리시스』(Ulysses)에서 서구 남성들에 의해서 “정숙한 여성상”의 원형으로서 제시되는『오디세이아』의 ‘페넬로페’(Penelope)를 끌고 들어와서, 이에 대한 해체 작업을 시도했다. 그는 남성 중심적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는 이 “페넬로페”라는 전형적 여성상을 몰리 블룸(Molly Bloom)이라는 전혀 다른 여성인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서 서구의 문학의 태동기부터 이미 뿌리내려 온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해체 작업을 시도했다. 몰리 블룸의 강력한 내적 독백 장치를 통해 “아내”와 “어머니”라는 굴레 속에 갇혀 지내온 여성들 역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성적인 욕망의 주체일 수 있다는 것을 당당히 드러냄으로써 그동안 남성들에 의해 강요당한 “정숙한 여성상”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를 여실히 드러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율리시스』와『모성의 기쁨』은,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보수적인 이데올로기 속에서 여성들에게 외부로부터 강요되어온 “모성”의 강요와 왜곡된 “여성상”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텍스트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이 모두 영국의 식민지 상황이라는 점을 공통적 요소로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식민지적 상황은 특히 여성 인물들에게 이중적 고통을 전가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즉, 여성 인물들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기 강요하는 왜곡된 “여성상”의 굴레를 견뎌내면서, 동시에 피식민지 국민으로서 그녀들에게 전가되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작가의 성별(gender)상의 차이와 구체적인 역사적 경험의 차이는 여성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에 있어서 그 깊이와 폭에 있어 다소간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차이점에 대해서도 논의를 첨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영국의 식민지지배하의 식민지 지식인이라는 위치에서 자신이 경험한 소외와 억압을 통해, “서구 사회 속에서 항상 소외된 존재로서의 삶을 강요받아왔던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제임스 조이스가 포착하고 있는 당시 여성들의 소외된 상황과, 피식민지 사회의 여성 주체로서 부치 이메체타가 파악하고 있는 여성들의 소외와 억압의 측면에 있어서 비슷한 문제의식이 드러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천착하고 문제들, 즉, 역사적으로 공고화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하에서의 왜곡된 “여성상”과 “모성성”의 허상에 대한 해체작업의 측면을 중심으로 두 텍스트를 비교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와 아울러, 제국주의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피식민지적 상황에서 여성에게 전가된 이중적 질곡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각각의 텍스트에서 시도하고 있는 기존의 왜곡된 “여성상”에 대한 해체와 “새로운 여성상”의 제시가 갖은 의미와 그 한계점을 비교분석해보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율리시스』라는 서구 문학의 출발점인 호머(Homer)의 『오디세이아』(The Odyssey)를 비롯하여, 단테의 『신곡』(The Divine Comedy), 셰익스피어(Shakespeare)의『햄릿』(Hamlet)을 거쳐 동시대의 작가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에 이르기까지 서구 문학사의 수많은 텍스트들을 끌고 들어와서 이를 독창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나 비코 철학,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 니체 철학 등의 철학적 사유들을 포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율리시스』는 또한 현대 인간 심리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해석의 지평을 확대시킨 프로이트의 심리학의 핵심적인 내용인 무의식과 의식의 교호에 대한 탁월한 시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간 정통 문학과 철학에서 소외되어왔던 인간의 “몸”(body)에 대한 다각적이며 입체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또한 현대 소설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논거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미하일 바흐찐(Mikhail Bakhtin) 의 소설 이론의 핵심인 언어의 다성성이나 언어가 가진 사회적, 이데올로기적 특성, 그리고 타장르를 포섭할 수 있는 소설 장르의 무한한 잠재성을 보여준다. 『율리시스』가 보유하고 있는 문학 비평적 가치는 이미 현대 문학 비평사에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고 있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 프레드릭 제임슨(Frederic Jameson),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비평작업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측면 가운데 하나는 『율리시스』의 방대한 스펙트럼, 창조적 잠재성과 실험성, 그리고 보수적 주류 담론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유대인이나 여성들과 같은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은 당대의 서구 문학의 장뿐만 아니라, 조오지 레밍(George Lamming)의『이민자들』(The Emigrants)이나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의『악마의 시』(Satanic Verses) 등을 비롯한 20세기 제 3세계 작가들의 텍스트에 현저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은『율리시스』가 단지 20세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과거의 텍스트중의 하나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도 제 3세계의 작가들의 텍스트들과 끊임없이 대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특히 조이스가『율리시스』에서 드러내고 있는 여러 측면 가운데, “여성의 소외의 문제와 그 대안의 제시”라는 측면과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여성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부치 아메체타가 천착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여성의 사회적 위치의 문제점”에 대한 공통된 인식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작업을 제 3세계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며, 아울러 한국 현대 문학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여성의 위치에 대한 부분과도 접목을 시도하는 것을 통해 조이스 문학의 함의에 대한 풍부화 작업을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논문은 플로라 누와파(Flora Nwapa)와 더불어 나이지리아를 대표하는 여성작가인 부치 이메체타가 “교육의 불평등한 기회, 가사 노동과 임금 노동 둘 다를 감당해야하는 이중 노동의 굴레, 그리고 모성”(Bryce 32)의 굴레에서 고통 받고 있는 당대 아프리카의 여성이 처한 문제에 대한 천착을 주는 『모성의 기쁨』에 나타난 여성들의 삶을 질곡으로 빠뜨리는 중요한 원인인 “일부다처제”의 관습과 “남아 선호사상”을 분석한다. 이메체타는 영국의 식민지 지배하에 처한 나이지리아에서 살고 있는 한 여성의 피폐화된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성들을 수동화된 남성들의 소유물로 전락시키는 “아프리카 여성들의 억압의 근원인 아프리카의 전통들”(84 Ward)에 대한 문제제기를 먼저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아선호사상의 문제와 일부다처제에 대한 문제의식은『율리시즈』에서도 이미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측면이며, 이 점이 바로 두 텍스트의 중요한 교집합을 구성하고 있는 점이다. 오디세우스의 수많은 여자관계를 필두로 해서 블룸의 복잡한 여자관계에 대한 암시를 통해서 비록 제도화된 일부일처제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혼외정사에 대해서 너그러웠던 서구 사회의 모습에 대한 포착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커스에서 출발하여 블룸과 그의 죽은 아들 루디, 사이먼 디덜라스와 스티븐으로 이어지는 부자관계에 대한 반복적 서술, 그리고 “상속자”로서의 아들의 위치에 대한 강조를 통해,『율리시즈』는 서구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일부다처제적 측면과 남아 선호사상에 대한 강박을 텍스트의 요소요소에 배치하여 드러낸다.
    『모성의 기쁨』에서 일부다처제와 남아선호사상으로 희생되는 대표적인 인물인 누이고는 한 인간으로서의 독립된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녀가 속한 사회의 규범, 즉, 오직 “남편의 대를 이어줄 남자아이를 출산하는 것”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내화시켜 버림으로써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모습을 드러낸다. 『율리시스』역시 이미 서구 사회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공고화시켜왔음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서구 문학의 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는『오디세이아』의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문제적 관계를 끌고 들어와서, 페넬로페를 몰리 블룸으로 “다시 쓰는” 작업을 통해 여성들에게 온갖 “금지의 법"을 강요하면서 ”여성을 타자“로서 소외시켜왔던 서구 사회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먼저 당시의 아일랜드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특히, 비록 형식적으로는 일부일처제이만 암묵적으로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남아 선호 사상에 감염되어 있는 서구 사회의 사회적 상황을 텍스트 속에 끌어들인다. 오디세이아에서 19년 동안이나 이타카(Ithaca)에 있는 아내를 떠나서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맺은 오디세우스는 너무도 당당하게 페넬로페의 정절을 요구한다. 그가 그녀들과 비록 정식으로 결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숱한 혼외정사를 저질렀고 긴 세월 동안 자신의 아내를 방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용인하는 호머의 『오디세이아』의 세계는 나이지리아의 전통 부족의 공간인 이부자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이스의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에 놓여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1930년대의 나이지리아 역시 영국의 식민지지배하에 놓여 있었으며, 『율리시스』의 첫 에피소드인 텔레마커스(Telemachus)에서 스티븐의 자의식 속에 영국의 지배하에 놓여 있는 피지배국민인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의식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인들 역시 자신들의 이러한 처지에 대한 인식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라고스”라는 식민화된 공간이 드러내는 심각한 문제점은 남성들의 “여성화”이다. 이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나이페의 직업으로, 그는 백인들의 “속옷을 빠는 노예”이다. 이미 『더블린 사람들』(Dubliners)에서 식민지하에서 무기력해지고 무책임하고 자존감을 상실한 남성들의 모습을 무니(Mr. Moony)나 다른 인물들을 통해 보여주었던 조이스는, 『율리시즈』에서는 이 텍스트의 중심인물인 블룸을 “여성화”시킴으로써 이러한 측면을 더욱 더 극적으로 표현한다. 남성인물들의 이러한 몰락은 고스란히 여성들의 고통으로전가된다.이는 2절에서 분석한다. 그리고 누이고와 같은 삶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성주체들 스스로도 “모성의 기쁨”이라는 왜곡된 이데올로기의 허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점에 두 작가는 인식을 공유하며 당시 사회에 반기를 드는 몰리와 아타쿠와 같은 여성인물들을 배치한다.본 논문은 이들의 성과와 한계를 3절에서 분석한다.
  • 한글키워드
  • 페미니즘.,율리시스. 부치 이메체타,가부장적 이데올로기,모성성,모성의 기쁨,제임스 조이스,여성성,현모양처
  • 영문키워드
  • motherhood,Buchi Emecheta,feminism,The Joy of Motherhood,James Joyce,Ulysses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제임스 조이스의 텍스트와 이메체타의 텍스트를 통해서 호머 시대이래로 여성들에게 강요되어온 덕목 중의 하나인 "모성성"과 "정숙한 아내"으로 인해 자신의 독립된 주체성을 상실하고 누군가의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삶에 함몰되어 온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그러한 한계를 극복한 여성인물들의 모습을 통해서 앞으로 여성들의 삶이 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신들에게 집중하는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여성들은 단순히 남성들의 욕망의 대상이 아니며, 또한 남성들의 아이를 낳아주는 역할만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여성들도 당당하게 자신의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된 의식의 주체로 자리매김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교육의 기회와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 측면들을 본 연구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 영문
  • My study focused on the problem of "Motherhood", which has kept women from establiishing themselves as the independent individuals both in the Western society and in the Eastern society. Emecheta's text and Joyce's text reveal the falsehood of motherhood with different methods. The former highlights the miserable life and the tragic death of Nnu Ego who is trapped by the concept of "motherhood". The latter evokes Penelope, the most exemplary good wife and wise mother, and replace her with Molly whose character is contrary to that of Penelope. Especially Molly's powerful inner monologue enables her to subert the statements of conservative male characters such as Deasy and Citizen. Furthermore Molly flaunts her own sexual desire and sexual intercourse with other men without reserve, dismantling the double standard about chastity in the society.
    Through my study I tried to discover the posibilty of women's establishing themselves as indenpendt individuals who possess their own identi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들에게 강조되어온 덕목중의 하나인 모성성과 정숙한 아내라는 가치관이 여성들의 독립된 주체성을 지우고 그 자리를 “누군가의 어머니”나 “누군가의 아내”와라는 역할로 대체시켜 온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나이지리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부치 이메체타(Buchi Emecheta)가 1979년에 발표한『모성의 기쁨』은, “모성의 기쁨”이라는 허울 속에서 살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누 이고(Nnu Ego)의 비극적 생애를 통해, 가부장제 남성이데올로기가 여성에게 교묘하게 덧씌워 왔으며, 여성 스스로도 자기 최면에 빠져버린, “숭고한 모성”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모성을 생물학적인 여성의 운명으로 간주하는 어리석음”(Polatnick 693)에 대해 근본적으로 제고할 것을 요구한다. 아프리카 사회 속에서 여성은, 독립적인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정립하는 대신에, 남성의 아내이자, 그 남성의 자식의 어머니로서 고정된다. 이는 이메체타의 다른 텍스트의 제목인 “신부 지참금”(Bride Price)이 함축하듯이, 여성을 남성이 돈을 주고 사는 “미미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데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누 이고는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남편의 아이, 그것도 남자아이를 낳아주는 역할로 축소시킴으로써 가부장적 가치관을 자신의 의식 속에 내재화시켜버린다. 그녀의 허무하고 비참한 죽음을 통해서 텍스트의 제목인『모성의 기쁨』은, 역설적으로 “모성의 고통”을 드러내면서, “모성”에 갇혀서 자아를 상실한 채, 오직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누 이고와는 다른 삶을 선택하는 아다쿠(Adaku)나, 누 이고의 엄마인 오나(Ona), 그리고 누 이고와는 다른 세대에 속하는 그녀의 딸 케힌드(Kehinde)의 모습을 통해서 모성성에 함몰되었던 누 이고의 삶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역시 1922년에 발표한『율리시스』에서 호머이래로 “정숙한 여성상”의 원형으로서 제시되는『오디세이아』의 ‘페넬로페’(Penelope)를 끌고 들어와, 여성을 독립된 개인 주체로 보기보다는, “남편의 아내”와 “남편의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규정하고자 했던 서구 사회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가치관을 드러낸다. 동시에 “페넬로페”라는 이 전형적 여성상을, 몰리 블룸(Molly Bloom)이라는 “반-페넬로페적”(Anti-Penelope) 여성 인물로 대체한다. 몰리는 “자신의 몸에 대한” 여성적 말하기를 통해 자신을 남성들의 욕망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의 주체로서 세움으로써 서구의 문학의 태동기부터 이미 뿌리내려 온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페넬로페와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몰리 블룸의 강력한 내적 독백은, 남성들에 의한 “여성성에 대한 문화적 이미지들”을 드러내고, 이러한 이미지들에 대한 “반복과 패러디, 전유, 그리고 비웃음을 통해 여성의 본성에 대한 사회적 구조화에 대한 가면 벗기기”(Pearce 7)를 극대화시킨다.
    『율리시스』와『모성의 기쁨』은, 이처럼 가부장제하의 남성 중심적인 보수적인 이데올로기 속에서 여성들에게 외부로부터 강요되어온 “모성”과 왜곡된 “여성상”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두 작가의 성별(gender)상의 차이와 상이한 서술 기법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식민지지배를 받고 있는 아일랜드의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조이스가 경험한 정치적 소외와 억압은 그로 하여금 “서구 사회 속에서 항상 소외된 존재로서의 삶을 강요받아왔던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점은 이메체타의 텍스트와 조이스 텍스트를 연결시키는 지점을 형성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본 연구에서는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천착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의식들, 즉 역사적으로 공고화된 가부장제하에서 강요되어온 “여성상”의 왜곡과 “모성성”의 허상의 측면을 중심으로 두 텍스트를 비교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전통적인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내포하는 부정적인 측면과 아울러, 제국주의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피식민지적 상황에서 여성에게 전가된 이중적 질곡의 문제를 분석할 것이다. 더 나아가 각각의 텍스트에서 시도하고 있는 기존의 왜곡된 “여성상”에 대한 해체와 “새로운 여성상”의 제시가 갖는 의미와 그 한계점을 비교 분석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제임스 조이스와 이메체타의 두 텍스트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성과 정숙성이라는 한계속에서 자신의 독립된 정체성을 상실하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문제적인 것인지와 그것을 극복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누 이고나 페넬로페 그리고 미나 퓨어포이처럼 여성들이 자신만의 주체성을 상실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여성주체들 스스로도 “모성의 기쁨”이라는 왜곡된 이데올로기의 허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제임스 조이스와 이메체타는 보여주었다. 즉,『율리시스』의 몰리 블룸은 당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틀을 뚫고 나오는 새로운 여성상의 전형을 보여주고,『모성의 기쁨』에서는 누 이고와는 다르게 사회가 요구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오나(Ona), 아다쿠 , 그리고 누 이고의 딸인 케힌드가 등장한다. 특히 아다쿠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아다쿠가 내뱉는 말들은『모성의 기쁨』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당대의 여성의 현실적 상황에 대해서 여성의 입장에서 진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당시의 남성들뿐만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감염되어 있는 여성들의 의식 속에서 스스로를 “모성”의 틀 안에 가두어 놓고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에 대한 반기를 들면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 모든 것들을 견디는 것”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다.
    한편으로『율리시스』의 중심 여성 인물인 몰리는 오디세우스에게 순종적이며 수동적인 페넬로페와는 달리, “자기 자신의 생각과 환타지, 자신의 응시와 욕망의 저자로서 독립적인 여성의 모습”(Pearce 40)을 드러낸다. 그녀의 언어는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남성 중심주의의 허점을 공격한다. 그녀는 남성들이 아무리 잘났다고 의시대도 결국 그들을 낳아주고 길러줄 어머니의 존재, 즉, 여성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조차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들어서 남성들을 공격한다. 이제까지 텍스트를 지배하고 있던 “블룸의 의식”이 “몰리의 의식에 그 자리를 양보”(Harper 244)하면서 기존의 남성적 시각에서 기술된 모든 담론들을 여성의 입장에서 다시 말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몰리는 우선 남편인 블룸의 육체적 욕망의 해결이 필요함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성적 욕망에 대해서 도덕적 제어나 주저함 없이 그대로 드러낸다.『율리시스』는『오디세이아』가 세워놓은 “아버지와 왕의 법을 거부”(Froula 195)한다. 몰리는 남편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된다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거부하며, 자신의 성적 욕망에 대해서도 유부녀라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 속에 가두는 일없이 자유롭게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메체타는 여성 작가의 관점에서 절제된 리얼리즘과 아이러니적인 방식으로 모성성에 희생되는 누 이고의 비극적 삶을 중심에 두고 그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아다쿠와 케힌드의 모습을 통해서 다시는 누 이고의 비극적 삶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명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 『율리시스』는 서구 역사 속에서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페넬로페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몰리 블룸의 강력한 내적 독백을 텍스트에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그녀 이전의 남성 서술자들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효과적으로 전복시켰다..
    그러나『모성의 기쁨』에서 기존의 가치관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의지가 곧바로 현실 속에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못한다는 점과, 몰리 블룸의 통쾌한 서술이 철저하게 내적 독백에 갇혀 있다는 사실은 두 텍스트의 배경이 되는 당대 현실이 아직은 여성들이 원하는 삶을 실현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드러낸다. 오나가 결혼 제도를 거부할 수 있었던 토대는 그녀가 추장의 외동딸로서 경제적인 부담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며, 케힌드가 자유 연애를 선언했을 때, 나이페가 칼을 들고 격렬하게 반대하는 장면은 아프리카에서 여성들의 속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일부다처제와 남아 선호 사상 때문에 자신을 숨 막히게 하는 가정을 벗어나려고 하는 아다쿠의 유일한 대안이 “매춘부가 되는 것”이라는 점은 당시 “가정”을 뛰쳐나간 여성들의 현실적인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21세기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는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남성들과 완전한 동등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문학 텍스트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앞으로 위 연구를 바탕으로 문학 텍스트 속에서 나타난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한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더욱 더 확대시켜 한국 사회에서의 올바른 여성관을 정립시킬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 색인어
  • 페미니즘, 모성성, 가부장주의, 결혼제도, 전복, 부치 이메체타, 제임스 조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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