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는 문학자이자 사상가이다. 그러므로 문학자로서의 김동리의 연구는 자칫 사상가로서의 김동리를 놓치기 십상이다. 김동리는 시 소설과 같은 데서 뿐만 아니라 비평과 산문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사상을 전개해 왔다. 그러므로 그의 사상에 대한 이해는 그 ...

김동리는 문학자이자 사상가이다. 그러므로 문학자로서의 김동리의 연구는 자칫 사상가로서의 김동리를 놓치기 십상이다. 김동리는 시 소설과 같은 데서 뿐만 아니라 비평과 산문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사상을 전개해 왔다. 그러므로 그의 사상에 대한 이해는 그와 그의 문학 전반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그리고 나아가 문협정통파의 사상 구조 이해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상은 흔히 '반근대', '탈근대'로 규정되어 왔는데, 그것에 대한 직접적 연구는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그의 사상을 계보를 통해 분명히 위치 지우고, 그의 사상이 갖는 의미를 조명함으로써 그의 문학을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 근대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문학에서도 근대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이론들로 무장된 근대성의 논의들은 김동리와 같은 문학 앞에선 무력하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전근대', '반근대', 또는 '탈근대'라는 근대성 ...

오늘날 근대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문학에서도 근대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이론들로 무장된 근대성의 논의들은 김동리와 같은 문학 앞에선 무력하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전근대', '반근대', 또는 '탈근대'라는 근대성과 다른 차원으로 김동리를 규정해버린다. 그러나 이제 우리 문학에 대한 논의도 사상사적인 규명을 통해 참된 근대에의 이해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 '근대'라는 거대한 담론 이전에 '전근대' 내지 '탈근대'로 치부되었던 김동리와 같은 인물에 대해 사상적 측면을 집중 조명을 함으로써 우리의 근대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김동리의 사상에 대한 논의는 김동리의 사상 논의에만 그치지 않는다. 작게는 그의 문학에 대한 심층적 이해라는 차원이지만 그것은 나아가 다른 작가에 대한 사상적 접근에도 나름대로 기여할 것이다. 문학자의 사상을 논의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러나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며, 또한 문학의 심층적 이해 및 작가론의 차원에서 필수적이며 궁극적인 작업이다. 김동리의 사상에 대한 논의는 서정주와 같은 작가의 사상논의로 확대시킬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문협정통파의 정신 내지 사상구조의 이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리의 사상의 직접적 모태가 된 가문적 배경을 우선 살핀다. 점필제 김종직의 후손이라는 주자학적 바탕을 통해 그의 사상을 조명한다. 김동리의 17대조인 김종직은 우리 조선조 유학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사상적 유훈은 그의 백형 김범부를 거쳐 김동리에 ...

김동리의 사상의 직접적 모태가 된 가문적 배경을 우선 살핀다. 점필제 김종직의 후손이라는 주자학적 바탕을 통해 그의 사상을 조명한다. 김동리의 17대조인 김종직은 우리 조선조 유학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사상적 유훈은 그의 백형 김범부를 거쳐 김동리에게도 그대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계보학적 접근을 통해 김동리의 사상을 보다 심층있게 논의할 것이다. 다음으로 신라 시대부터 연원되어온 경주 사상의 실체를 밝힌다. 신라의 화랑과 조선시대 김시습, 그리고 최제우로 이어지는 사상의 줄기를 밝힌다. 여기에서 유불선 삼교와 근대 동학으로 이어지는 사상사의 줄기는 김동리의 사상 형성에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된다. 이들 사상에 대한 김동리의 인식과 그의 사상에로의 습합 과정을 밝혀봄으로써 김동리의 사상에 보다 접근해 본다.
그것은 단순히 샤머니즘, 또는 민속신앙, 무속신앙으로 지칭되는 이전의 논의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한 논의들은 그의 사상을 전근대적이고 정적이며, 심지어 사장되고 화석화된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김동리의 사상은 반근대적이며 생성적이고 여전히 활동적이다. 김동리의 사상을 계보학적으로 살핌으로써 그의 사상의 위치와 현재적 의미를 자세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