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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퍼스와 토마스 만의 괴테 인식 - 시대진단과 세계이해에 따른 인식지평의 변화
Goethe-Recognition of Karl Jaspers and Thomas Mann In connection of epochal change and changed perspectiv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 #40;박사후국내연수&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B5A01027192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1 년 (2017년 07월 01일 ~ 2018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서송석
연구수행기관 한국외국어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1930년대에서 1940년대 독일 지성사의 대표자로 간주되는 토마스 만 Thomas Mann(1875-1955)과 카를 야스퍼스 Karl Jaspers(1883-1969)가 지난 250여 년간 독일어 문화권에서 여전히 굳건한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를 어떻게 수용했는지 세계이해와 시대변혁의 진단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평가하는데 목적을 둔다. 보다 구체화하자면, 파시즘의 창궐, 히틀러 집권,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망과 전후 복구라는 사상 초유의 역사적 황폐함을 감내해야만 했던 독일에 새로운 방향키를 제공해야 할 지식인들이 괴테에 대해 갖는 양가적 태도, 즉 그에게 항구적으로 의존하려는 습성과, 반대로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를 통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독일의 지식집단은 노발리스가 “이 지상에서 문학 정신의 진정한 대리자”라고 칭송해마지 않았던 괴테의 족적을 되짚어보면서, 그리스의 호메로스, 이탈리아의 단테, 스페인의 세르반테스 그리고 영국의 셰익스피어와는 견주기 힘든 독특한 위상과 권위를 그에게 부여해 왔다. 그들은 서유럽이 현대사회로 진입하는 산고의 과정을 몸소 겪었던 괴테를 숙고하고 그가 남겨놓은 세계관찰의 기록을 탐독하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유의미한 결과들을 도출해 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한 노력이 한편으로는, 괴테숭배 Goethe-Kult라는 독특한 문화 현상을 낳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테 가라사대...’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와 의존이 독일 정신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추종과 숭배를 비난하는 목소리, 심지어는 괴테 자신을 비롯하여 그의 세계이해에 대한 비판이, 그 영향력의 크기와 지속성 문제를 떠나서, 전혀 없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괴테가 시대의 어려움에 대한, 그리고 그 해결에 대한 깊이 있는 견해들을 남겨 놓았다면, 그것은 우선적으로 자기 시대에 속한 문제들에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한 한에서 괴테의 시대진단, 사회적 국가적 상황들에 대한 통찰, 미래지향적인 세계구상과 같은 주목할 만한 사고내용들은 일정한 시간적 범주가 선재되어 있다는 조건에서 보다 적절한 이해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후대의 지식인들이 이 전대미문의 “보편적 천재 Universalgenie”에게 이미 매료되어 있다면, 그의 명석한 판단력과 통찰력 그리고 탁월한 예지력에 대한 신뢰를 넘어서서, 그가 후대에 남겨놓은 정신적 지적 유산들을 시대제한적으로만 수용한다는 방식을 사유의 제약으로 간주하고 일종의 죄책감을 들먹일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괴테 안에 사회의 위기와 총체적인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보편적 진리가 함유되어 있다는 전망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이와 같이, 괴테와의 거리두기라는 독일 지성사의 과제에 대한 양가적 태도와 야만적인 시대문제를 극복하고 회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20세기 독일 지성의 대표자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딜레마를 면밀히 분석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괴테, 토마스 만, 야스퍼스로 이어지는 시대현안에 대한 통찰의 전개방식과 그 효력을, 반세기 전의 독일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유형의 사회 모델을 갈망하는 우리 한국사회와 공유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우선적인 기대효과는 수업에서의 활용이다. 인문학의 저변확대와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사회와 대학에서 작가와 철학자들이 남긴 글을 대학수업에 도입하고자 하는 관심과 연구, 방법론 개발은 당면한 문제로 떠오른다. 특정한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은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시대인식을 반영하는 읽기 연습은, 고전과 전범을 대하는 막연하고 획일적인 태도를 반성적으로 고찰하게 한다. 물론 고전이나 전범의 뒤집기 시도를 무차별적으로 감행한다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 수업은 담론 구성원들 사이의, 또는 담론 구성원의 내면 변화의 추이에 따라 전범에 대한 평가가 늘 유동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인문학 수업에서 요청되는 창발적 피드백은 바로 고전을 이야기한 고전을, 고전에 대한 관찰을 다시 관찰하는 방법론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은 시대와 고전에 대한 인상과 표현이라는 인간의 관심을 한층 더 진지하게 실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낳게 한다.
    사회가 인문학에 거는 기대는 양가적인 특징을 갖는다. 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암묵적 또는 명시적으로 동의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인문학 경시 풍조를 세속화의 전형, 심지어는 인간됨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정신의 황폐함으로 비난하기도 하지만, 정작 인문학이 어디에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그 구체적 확신을 갖지 못한다. 사회가 인문학에 대해 갖는 선입견과 불안한 기대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길은, 독서와 토론이다. 다만, 독서행위라는 것이 혼자서 읽고, 혼자서 감동을 받는 상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읽기에 관한 대화, 말하자면 읽기에 대한 읽기, 또는 말하기에 대한 말하기가 사회 내에 확산될 때 인문학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앞으로도 계속 연장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가 읽은 괴테를 읽으며, 괴테를 바라보는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를 바라본다.
  • 연구요약
  • 본 연구자는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가 시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시대인들을 향해 일갈한 연설과 에세이 각각 두 편을 중점적인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먼저 야스퍼스가 1947년 ‘괴테상’을 수상하면서 프랑크푸르트에서 발표한 〈우리의 미래와 괴테 Die Zukunft und Goethe(1947)〉와 2년 후에 발표된 〈괴테의 인간됨 Goethes Menschlichkeit(1949)〉이다. 그리고 야스퍼스와 마찬가지로 괴테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이 괴테 서거 100주기를 맞아 1932년 3월 베를린 아카데미에서 연설한,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시민계급 시대의 대표자 괴테 Goethe als Repräsentant des bürgerlichen Zeitalters(1932)〉와 1949년, 괴테상 수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같은 해에 괴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의 옥스퍼드와 독일의 뮌헨 등지에서 강연한 〈괴테와 민주주의 Goethe und die Demokratie(1949)〉가 이에 속한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자가 관심 있게 다루고자 하는 쿠르티우스의 글이 연구목록에 추가된다. 이와 같이 시대의 굴레를 함께 안고 가야 하는 동시대인들에게 괴테가 한편으로는 갈 길을 밝혀주는 지혜로운 안내자로, 아니면 그 길을 가로막는 구태의연한 방해꾼으로, 서로 다른 양상 속에서 되살아난다는 점은 본 연구를 계획하게 된 촉매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위 네 가지 글에 인용되어 있는 괴테의 목소리는 그 분량과 분야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석대상으로서 마땅히 연구범위에 포함된다. “괴테는 미래로 나아가려는 우리를 어떻게 도울까?” 1947년에 발표된 〈우리의 미래와 괴테〉에서 전후 극복과 국가재건이라는 엄중한 시대적 요청에 직면한 독일인들에게 던져진 이와 같은 질문은 우선적으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괴테 숭배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동반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괴테 신격화는 이제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괴테 숭배의 의미가 유효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며 오늘의 시대는 그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야스퍼스의 진단에 따르면, 우리의 세계는 괴테의 세계와 같지 않다. 괴테가 속해 있던 세계는, 비록 우리의 세계가 거기에서 유래하였다 하더라도 우리가 속해 있는 세계와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결국 괴테는 우리보다는 차라리 호메로스에 더 가까이 서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가 괴테를 무한히 존경하고 흠모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세계가 아닌, 그의 세계에, 우리의 시간이 아닌, 그의 시간 내에 존재하는 괴테를 존경하고 흠모하는 것이다.
    긍정성 속에 부정성을, 동시에 부정성 속에 긍정성을 은밀히 지시하는 야스퍼스의 글쓰기는 토마스 만에게서도 일정 부분 감지된다. 유럽의 민주주의가 독일에서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마스 만은 〈괴테의 인간됨〉과 같은 해에 발표된 〈괴테와 민주주의〉에서 정치적인 권력을 민주주의라는 이상과 전혀 연계시키지 못한 독일의 무기력함을 지적한다.
    토마스 만은 괴테가 민주주의에 대해서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괴테는 스스로를 귀족으로 여긴다. 그는 천성적으로 올바르고, 자연이 선사한 은혜에 힘입어 스스로를 고귀하다고 여기며 귀족적인 품위, 심지어는 군주의 풍모까지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작위라는 인위적인 타이틀마저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본성과 내면이 이미 귀족적인 자태와 성품으로 채워져 있는 이상, 어떤 고귀한 정신을 쌓아나가는데 있어서 혁명과 같은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사건이 개입할 여지는 없는 것이다. 유럽 민주주의의 발호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혁명에 고개를 돌린 이유가 이와 관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마스 만은 괴테를 여전히 주목해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괴테는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이 탁월한 인물이다. 지나치게 냉정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열정적이지도 않으며, 삶에 대해서는 언제나 긍정적이고 활기찬 자세를 견지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심도 잊지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적인 이상을 실현하려는 시대적 열망에 괴테의 이러한 천성이 어울리지 않았을 뿐이다. 어느 시대든 인간의 삶과 인간의 사랑을 저해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토마스 만은 이런 불행한 사태에 과감히 맞서기 위해서 괴테의 고상한 마음가짐과 공감의 자세를 견지하라는 조언으로 민주주의자로 불리기 어려운 괴테를 여전히 소환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20세기 초중반 독일 지성사의 대표자로 간주되는 토마스 만 Thomas Mann(1875-1955)과 카를 야스퍼스 Karl Jaspers(1883-1969)가 이성이 만개하고 계몽주의가 꽃을 피운 이래 독일어 문화권에서 여전히 굳건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를 어떻게 수용하고 평가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 자신이 현재 속해 있는 세계를 냉철히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관점에서 이들의 괴테 수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조금 더 구체화시켜 표현한다면, 파시즘의 창궐, 경제 공황, 군국주의 부활, 히틀러 집권과 유태인 학살,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망이라는 사상 초유의 역사적 황폐함을 감내하며 시대변혁의 불가피성 여부를 올바로 진단해야만 했던 독일과 독일국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할 책무를 지닌 지식인들이 시대사의 중요한 흐름을 관통한 괴테에 대해 가졌던 양가적 태도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괴테를 거의 절대적인 지성으로 간주하고 그의 안목과 세계관에 항구적으로 의존하려는 경향과, 그 반대로 괴테 역시 시대제한적인 측면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를 통해 각각 어떤 모양으로 형상화되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의 목적은, 이미 방대한 연구지형을 조성해 왔던 괴테의 작가세계를 탐닉한다는 문학 예술적, 미학적 수용과는 거리를 두며, 오히려 인간다운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위기에 직면해 있는 두 지식인이 그들만의 시대읽기를 통해, 마찬가지로 18세기 유럽과 독일 바이마르의 현실위기를 직시, 적응, 극복, 또는 체념해 왔던 괴테의 인생을 목도하며 어떤 지향점을 제시하는지를 조망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또다시 반세기가 훨씬 지난 오늘날,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삶의 불안과 위기를 괴테,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수용을 통해 다층적으로 진단하고 그 위협을 줄일 만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실험해본다는 점에서도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 영문
  • This study focused on Thomas Mann’s and Karl Jaspers’ essays about Johann Wolfgang von Goethe, who has exerted a strong influence on the German culture since the blossom of Enlightenment. I have deeply researched Mann and Jaspers who are regarded as representatives of German intellectuals in the early and mid twentieth and their writings based on information on how they have received and assessed Goethe related to their understanding of the world in which they lived a life. In a more concrete form, German people had to make an effort to correctly diagnose the inevitability of the revolution of the time by confronting the historical devastation of fascism, economic panic, resurgence of militarism, Hitler's rule and Jewish massacre, and the fall of the Second World War. Therefore it is the intellectuals who have responsibility to present the direction of a new way of life to the German and German people with the help of the Goethes view of world. but they showed us the ambivalent attitude of Goethe through the important flow of the era and that’s the point that I closely examined. In other words, the tendency to regard Goethe as an almost absolute intellect, to have a permanent dependence on his thought and ideas, and on the contrary, Goethe, too, I was trying to analyze this complicating aspects.
    Therefor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not as to the literary, artistic and aesthetic acceptance of Goethe's writings, which has already created a vast research terrain, but as to offerings the prospect of the two intellectuals facing the real crisis through Goethe's life and attitude of the similar crisis of Europe and Germany in the 18th century. In addition, this study examined how the current anxieties and crises of modern people in 21 centuries could be reduced through the acceptance of Thomas Mann and Jaspers, and suggested alternatives to solve the social political problem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문학이라고 일컫는 예술작품들 사이의 소위 상호텍스트적인 수용과 비판 또는 변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세계 경험, 곧 실천적 삶이 가져다주는 위기의식과 그에 따르는 불안감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시켰다고 간주되는 에세이와 강연원고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니콜라이 Friedrich Nicolai(1733-1811)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Freuden des jungen Werther(1775)』, 노발리스의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엔 Heinrich von Ofterdingen(1802)』, 심지어는 제목도 같은 푸스트쿠헨 Johann. F. W. Fustkuchen(1793-1834)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Wilhelm Meisters Wanderjahre(1821)』는 예술적 문학사적 성취 정도를 떠나서 괴테의 문학작품들이 어떠한 상호텍스트적인 연관관계를 형성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일차적인 분석대상은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가 시대의 난맥상과 비관적 전망에 무릎을 꿇은 동시대인들을 향해 일갈한 연설과 에세이 각각 두 편이다. 먼저 야스퍼스가 194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괴테상 Goethepreis’을 수상하면서 연설한 〈우리의 미래와 괴테 Die Zukunft und Goethe(1947)〉, 그리고 2년 후에 발표된 〈괴테의 인간됨 Goethes Menschlichkeit(1949)〉이다. 그리고 야스퍼스와 마찬가지로 괴테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이 괴테 서거 100주기를 맞아 1932년 3월 베를린 아카데미에서 연설한,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시민계급 시대의 대표자 괴테 Goethe als Repräsentant des bürgerlichen Zeitalters(1932)〉와 1949년, 괴테상 수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같은 해에 괴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의 옥스퍼드와 독일의 뮌헨 등지에서 강연한 〈괴테와 민주주의 Goethe und die Demokratie(1949)〉가 이에 속한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자가 관심 있게 다루고자 하는 쿠르티우스의 글이 연구목록에 추가되었다. 1949년 4월, 괴테의 열렬한 추종자이자, 독일 본 대학의 라틴어 문헌학자인 쿠르티우스 Ernst Robert Curtius(1886-1956)는 주간신문인 차이트 Zeit에 〈괴테인가 야스퍼스인가? Goethe oder Jaspers?〉라는 제목의 논쟁적인 기고문을 싣는다. 괴테에 대해서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했던 야스퍼스의 연설 〈우리의 미래와 괴테〉가 2년 후인 1949년 서독 신문 westdeutsche Zeitung에 〈괴테에 반기를 들다 Auflehnung gegen Goethe〉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발췌되어서 실린 것이 발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시대의 굴레를 안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시대인들에게 괴테가, 한편으로는 갈 길을 밝혀주는 지혜로운 안내자로, 아니면 그 길을 가로막는 구태의연한 방해꾼으로, 서로 다른 양상 속에서 되살아난다는 점은 본 연구를 계획하고 진행하게 된 촉매제가 되었다. 이 외에도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언급으로 촉발된 괴테논쟁이 여러 매체들을 통해 확산되고 재생산되었기 때문에 이 매체들이 생산해 낸 관련 텍스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위 네 가지 글에 인용되어 있는 괴테의 목소리는 그 분량과 내용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석대상으로서 마땅히 본 연구를 위한 분석범위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괴테를 하나의 종착역으로 두는 고고학적 독해방식과 이와 관련된 자료들의 지형을 구성하고 조직하는 작업은 다시 오늘의 현실인식에 대한 주목할 만한 통찰을 가져다주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최근 방대한 자료를 동원해 괴테의 전기를 집필한 뤼디거 자프란스키는 그 서문에서 “모든 세대는 괴테를 거울삼아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자기가 속해 있는 시대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언급하며 괴테에게 다가가 볼 것을 권유한다. 위 인용문은 시대관련이라는 맥락에서 괴테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입장을 정립하였던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글쓰기를 탐색하기 위한 하나의 바람직한 배경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본 연구자가 보기에 보다 더 흥미로웠던 내용은, 두 지식인의 글에서 발견되는 '괴테상 Goethebild'이 어떤 일관되면서도 안정된 흐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면적이며 때로는 상반되고, 심지어는 변덕스럽기까지 하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괴테와 같은 거장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위대함 이면에 감추어진 어떤 부정적 측면들을 발견할 것일까? 그 위대함은 심지어 부정적 측면들을 은폐시키고자 하는 왜곡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위대함을 손상시킬만한 부정적인, 완곡하게 표현해서 시대에 맞지 않는 이면들이 발견된다면, 그것들을 들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은 본 연구 수행을 위한 주요동인 중 하나였다. 연구의 중심대상이 되는 토마스 만의 글은 17년, 야스퍼스의 글은 불과 2년의 차이를 두고 세상에 나왔지만 - 물론 이 두 작가들의 괴테 언급은 그들의 생애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 이들의 괴테 수용 및 평가에서 기복과 편차가 눈에 띈다는 점은 단순히 괴테 이해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에게 생각의 전회를 요구하는 외부적 내면적 상황은 무엇일까? 괴테라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에서 그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아니면 무엇을 보아야 하나? 결과적으로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독자들에게 어떤 측면에서는 혼란스럽지만, 다의적인 해석 가능성을 열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같은 질문의 연속 그리고 질문에 대한 해답 제시의 노력은 본 연구의 주요 주제로 부각되었고, 여러 가능한 추측들은 야스퍼스와 토마스 만을 심층적으로 읽고 분석함으로써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다.
    본 연구결과의 활용계획은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후속연구의 장 마련, 두 번째, 대학수업에서의 활용, 마지막 세 번째는 인문학 토론의 장 확대이다.
    첫 번째 후속연구의 장 마련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본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은 토마스 만과 야스퍼스의 다른 저작들, 특히 동시대 고찰과 괴테를 주제로 한 다른 에세이들이다. 본 연구 주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괴테와 연관된 다른 문헌들의 면밀한 분석과 비교작업은 문학비평가가 아닌, 시대비평가로서 괴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두 지식인의 괴테 수용의 깊이를 더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라고 사료된다. 다른 하나는, 1930년대 이후 독일에서의 괴테 수용을 보다 폭넓게 연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강의와 세미나에서의 활용이다. 인문학의 관심증대와 더불어 인문학의 저변확대와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사회와 대학에서 작가와 철학자들이 남긴 글을 대학수업에 도입하고자 하는 관심과 연구, 방법론의 개발은 당면한 문제로 떠오른다. 기본적으로는 텍스트를 제대로 읽고 소화하는 능력이 배양되어야 한다. 해당 텍스트가 어떤 시대적 고민을 하고 있는지, 거기에서 제시된 방안들이 적절한지를 살피는 작업은 숙달된 읽기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절반의 완성으로 그칠 위험이 있다. 특정한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은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시대인식을 반영하고 여러 방식의 사고를 유도하는 유형의 글을 읽는 연습은 텍스트를 접하는 막연하고도 획일적인 태도를 반성적으로 고찰하게 한다.
    세 번째 활용계획은 인문학 토론의 장 확대이다. 시대에 대한 고민이 대학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인문학의 수혜자 내지는 인문학에 책임을 갖고 있는 주체 역시 대학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공유 대상은 대학문을 넘어선다. 독일 작가들과 그들의 저작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열악하다는 악조건을 뒤로 하고 시대고민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공론화하고 상호 피드백할 수 있는 여건이 확대된다면 인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한 하나의 통로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 색인어
  • 괴테, 토마스 만, 카를 야스퍼스, 에른스트. R. 쿠르티우스, 시대진단, 민주주의, 괴테-숭배, 내적 혁명, 민족성,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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