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부족주의는 지정학적 그리고 역사적으로 폭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그것은 중동이 20여 개 국가를 포함하고 있으며, 고대 유목사회로부터 근대 국민국가건설의 시기를 넘어, 현대 중동사회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역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부족주의의 시공간적 ...
중동의 부족주의는 지정학적 그리고 역사적으로 폭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그것은 중동이 20여 개 국가를 포함하고 있으며, 고대 유목사회로부터 근대 국민국가건설의 시기를 넘어, 현대 중동사회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역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부족주의의 시공간적 초월성에 기인한다. 이러한 부족주의의 특징은 연구의 시기, 지역, 주제를 한정하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재 활발하게 작동중인 부족주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목표이므로 근대 국가발전과 관련된 현대 중동을 연구시기로,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팔레스타인을 연구국가로, 그리고 ‘권력엘리트와 부족주의의 관계’를 연구주제로 선택하였다. 본 연구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는 점에서 연구의 방향이 자칫 중동부족의 현황 파악과 단편적인 정보 수집의 차원에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을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연구대상과 범위를 권력 엘리트로 한정하여 이들과 부족주의 사이에서 상호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한다.
2-1. 연구방법
○ 연구범위
● 연구시기
본 연구에서 현대 중동을 연구시기로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족 및 부족주의는 이슬람 탄생 이전부터 존재해 왔고, 아랍이슬람 전성기, 오스만터키제국시기, 서구 제국주의 식민통치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구 식민통치기 이전까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정치체제나 이념적으로 특정 유력 부족의 부족장, 권력엘리트, 종교엘리트는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근대 국민국가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고, 부족의 정체성이 힘을 잃는 반면 국민정체성이 체제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중동에서는 국민의 정체성을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족의 정체성이 강하게 잔존했다. 그러므로 근대 국민국가에서의 부족 및 부족주의의 위치를 탐색해야 할 사회적, 학문적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둘째, 근대 국민국가 건설 이후, 각 국의 권력엘리트는 부족주의를 이용하기도 하고, 탄압하기도 했다. 권력엘리트는 부족주의를 민족주의나 국민국가 정체성으로 편입하기도 하고(부족의 국가화), 배제하기도 했으며, 권력의 유지, 확대를 위해 악용하기도 했다. 또 각국 내에서 권력엘리트(정치엘리트, 종교엘리트, 군부엘리트) 간 갈등과 협력이 다양하게 나타났고, 다차원적인 경쟁, 포섭, 배제 현상이 나타났다. 또 아랍민족주의를 앞세운 아랍통합운동과 국가이익이라는 국가중심주의가 교차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동 국가의 부족 및 부족주의는 다양한 형태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따라서 근대 국민국가 건설이후 시기에 대한 중동 부족주의 연구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째, 근대 국민국가 건설 이후 지금까지, 중동에서는 정치와 경제체제의 다양성, 권력엘리트 유형의 다양성, 교육체계의 다양성, 개방화와 세계화 수준의 다양성,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의 대응 양상의 다양성으로 인해 중동 각 국의 문화, 언어, 종교이 서로 다르게 전개된다. 이 때문에 ‘권력엘리트와 부족(주의) 간의 관계’의 다양성도 예견된다. 따라서 근대 국민국가 건설 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중동지역 문화의 일반화와 다원화 현상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 연구대상국가
앞서 언급한대로 중동은 동서로는 파키스탄에서 모로코까지, 남북으로는 수단에서 터키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 산재한 20여 개의 국가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중동이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국가별로 서로 다른 개별 특성을 가지고 있어, 특정 국가에 대한 연구결과에 중동 전체에 대입할 경우 자칫 큰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반대로 20여 개국에 달하는 중동의 모든 국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중동의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주제와 성격에 부합하는 6개 국가를 선별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최근 중동사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이란’,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였으며, 중동외교의 중재국 ‘요르단’,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7개의 통치 부족이 연합한 전형적인 부족국가인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이 그것이다. 각 국가별 특징과 그에 따른 개별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라크는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에 의한 점령정책 및 주권이양 과정에서 이라크 내 부족장들로부터 정책 자문을 구함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국가였다. 후세인 또한 1980년대 말 이후 부족을 이용하여 철권정치를 연장하려고 했다. 즉 이라크는 부족주의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부족주의가 확대되었기 때문에 국가 권력과 부족 관계를 연구하는 데 적합한 국가이다.
둘째,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