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의한 강점이란 불행한 역사로 인해 한국사회에 있어 일본문화는 공존할 수 없는 배타적인 타자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88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그리고 2004년 1월 일본대중문화의 전면 개방 정책 등 일련의 역사적 흐름으로 인해 일본문화는 급속히 한국사 ...
일제에 의한 강점이란 불행한 역사로 인해 한국사회에 있어 일본문화는 공존할 수 없는 배타적인 타자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88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그리고 2004년 1월 일본대중문화의 전면 개방 정책 등 일련의 역사적 흐름으로 인해 일본문화는 급속히 한국사회에 흡수되고 있다. 이런 일본 대중문화의 한국 문화시스템으로의 침투는 특히 젊은 층의 감성적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이런 대중문화의 수용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성적 관념적 문화 영역에 있어 일본문화의 침투도 소리없이 그러나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일본계종교의 한국사회에서의 급속한 교세 확산이란 현실이다.
이런 현실적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본 연구는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종교의 실태를 조사하였다. 조사의 주 목적은 현재 한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종교의 현황을 확인하고, 또 현재 한일 간의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일본계 종교의 한국 진출이 전략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1년간의 현지답사와 인터뷰, 그리고 설문조사를 통하여, 예상한 것 이상으로 일본계종교가 한국 종교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으며, 교세 또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본 조사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는 일본계종교 또는 일본과 관련이 있는 종교단체로는 14개 교단(SGI, 천리교, 광명회, 일련정종, 세계구세교, 영우회, 진여원, 본문불립종, 변천종, 입정교성회, 선린교, 예수어령교회, 기독동신회, 금광교)이 진출해 있으며, 그 외 미확인 종교교단(야마기시회, 모랄로지, 행복의 과학)을 포함하여, 일본계 종교 전체 신자는 약 250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 현재 한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종교 교단은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계획, 전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종교교단도 한국진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인터뷰와 설문조사의 결과, 일본계종교의 한국인 신자들은 기존 한국종교가 제시하지 못하는 생활윤리나 방법, 그리고 종교적 구제재를 자신들의 종교는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의 흐름은 정치, 경제만이 아니라 21세를 문화의 세기로 정의하기에 이를 정도로 문화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문화 교류가 세계화의 중심적 범주로 등장하게 되었고, 한국과 일본도 이런 세계화의 흐름에 부응하여 보다 활발한 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화교류가 가져다주는 긍정적 의미와 기능은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지만, 한편으로 이성적 관념적 영역에서의 문화교류는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적 민족문화의 확립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수용, 교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 연구팀의 조사는, 한편으로는 현재 한국 종교문화시스템의 문제점의 근원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준거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한국의 종교 정책 및 문화 정책의 입안과 시행에 하나의 척도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