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궁인제도의 성립과 변천, 궁인의 직제와 역할, 소속, 대우 등 궁인제 전반 및 궁인의 삶을 알아보고자 한다. 궁인 관련 용어와 용례: <<고려사>>에 등장하는 궁인을 의미하는 용어로는 궁인 외에 궁녀, 나인, 시녀, 궁아, 內中, 女官, 內嬖 등 다양하다. 이중 특히 궁 ...
본 연구는 궁인제도의 성립과 변천, 궁인의 직제와 역할, 소속, 대우 등 궁인제 전반 및 궁인의 삶을 알아보고자 한다. 궁인 관련 용어와 용례: <<고려사>>에 등장하는 궁인을 의미하는 용어로는 궁인 외에 궁녀, 나인, 시녀, 궁아, 內中, 女官, 內嬖 등 다양하다. 이중 특히 궁인은 귀족의 딸로서 뒤에 왕비가 되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궁인 호칭을 가진 모든 여성들이 귀족의 딸이었던 것은 아니다. 궁인은 양인 출신, 천인 출신 등 신분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궁녀나 나인, 시녀 등의 호칭도 궁인처럼 모든 계층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는가? 그러나 그런 사례는 사료에서 찾기 어렵다. 궁인과 관련된 각 용어들의 사용 시기, 사용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보면, 고려시대 궁인의 신분적 특성과 궁인 내부의 계층적 층위, 궁인제의 시기적 변화 등을 감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들 용어를 중국 사서나 실록의 용어들과 비교해 보면 고려 궁인 관련 용어의 특수성, 나아가서는 고려 궁인제의 시대적 특성이 드러나리라 여겨진다. 궁인의 직제와 업무: <<고려사>> 백관지와 후비전 첫머리에는 尙宮, 尙寢, 尙食, 尙針이란 궁인직이 보인다. 또 예지의 왕후 및 태후 관련 의례에는 尙儀, 尙服, 司言, 司寶, 司閨, 女史, 司賓 등 또 다른 궁직명이 보인다. 이 외 侍婢나 水汲도 보인다. 일단 시비나 수급은 조선의 무수리같은 하층 궁녀를 지칭할 것이다. 그리고 상궁이나 상의 등이 소위 궁직에 속한 여관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 단어들만으로는 고려의 궁인 직제를 알 수가 없다. 중국의 제 사서를 통해 이들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고려의 궁직체계를 그려보아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고려 궁직제의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리고 고려의 제도가 당, 송, 요, 금, 원 중 어느 나라의 것과 특히 관련있는지, 또한 시기에 따라 변화도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할 것이다. 한편 식화지雜別賜에는 御殿侍女와 어전 시비에게 각각 米 8石과 4석을 준다는 규정이 있다. 또한 <<고려사>>에는 궁녀에게 포목이나 옷을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궁인에 대한 대우 역시 중국의 제 사서 및 조선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최근의 궁인 연구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궁녀들에게 공식적인 녹이나 料를 지급하지 않았다 한다. 이는 궁인의 위상, 나아가서는 그 시대 여성의 위상과 관련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제 2장에서는 중국 및 조선 궁인제와의 비교 하에 궁인 직제 및 궁인의 소속, 업무, 대우 등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또한 고려의 궁인직제가 언제 마련되었는지, 원간섭기에 다른 제도들이 변하듯 궁인제 역시 변화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다. 궁인의 법제적 지위와 생활 : 제 3장에서는 사료가 허락하는 한 궁인의 선발에서 죽음까지 궁인의 실제적 삶에 대해 추적해보고자 한다. 고려의 궁인은 어떤 계층에서 어떤 경로로 선발되었을까? 이들의 궁궐 내 삶은 어떠했을까? 조선시대처럼 출궁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을까? 그리고 출궁했어도 혼인이 금지되어 있었을까? 등등 궁인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들을 고려시대의 여러 사료들을 통해 최대한 찾아보고자 한다. 궁인들은 공식적으로 왕의 여자이므로 특히 성적인 규제가 엄격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에는 궁인이, 혹은 궁인과의 간통으로 처벌받는 사례들이 여럿 나온다. 또한 궁인들은 그들이 모시는 주인과 연관되어 저주사건이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궁인들은 왕의 승은을 입어 자식을 낳기도 하였다. 이 때 아들은 소군이 되고, 딸은 양반층과 혼인시키되 양천에 따라 그 남편 및 자식의 관직규제가 있었다. 또한 그녀들이 귀비나 숙비, 궁주 등 소위 후궁에 임명된 사례도 고려말을 제외하고는 찾기 어렵다. 이는 여자의 출자가 중시된다는 의미로 부계관념이 약한 고려의 친족제와 맞물리는 부분일 것이다. 이는 중국이나 조선과 다른 점이라 생각된다. 범죄로 처벌된 궁인이나 승은을 입은 궁인 및 그 자식에 대해 중국이나 조선의 사례와 비교해 보겠다. 이는 고려시대 궁인의 존재형태 및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처럼 본 연구는 중국 및 조선과의 비교연구를 기초로 지금껏 연구된 바 없는 고려 궁인제의 내용을 복원하고, 궁인의 삶을 실증해 보고자 한다. 이로써 고려시대 여성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