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자는 오래 전부터 예술이 인지기능을 수행한다는 예술 인지주의 입장을 옹호해왔다. 그래서 인지 차원에서 예술과 과학의 연속성 내지 유사성을 고려해왔다. 연구자는 현재 예술 인지주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고 인정받는 굿맨(Nelson Goodman)과 그를 계 ...
본 연구자는 오래 전부터 예술이 인지기능을 수행한다는 예술 인지주의 입장을 옹호해왔다. 그래서 인지 차원에서 예술과 과학의 연속성 내지 유사성을 고려해왔다. 연구자는 현재 예술 인지주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고 인정받는 굿맨(Nelson Goodman)과 그를 계승하며 옹호하는 엘긴(Catherine Elgin)의 철학과 미학을 연구․옹호해왔다. 부연하면 유명론과 외연주의를 근간으로 전개된 굿맨의 인식론, 존재론, 형이상학의 바탕 위에 인식론의 한 분과로서 새롭게 구상된 굿맨 미학의 여러 면모에 대해 긍정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연구자가 계획하는 연구목표를 찾을 수 있다. 즉 본 연구는 굿맨 미학 연구의 바탕이 되는 ‘세계제작’(worldmaking) 논제에 주목하고자 한다. 지난 25여 년 전에서 199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굿맨의 세계제작 논의를 발단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별의 제작’ 논쟁은 현대철학에서 활발하게 전개되는 실재론-반실재론 논쟁 맥락에서, 표상과 대상을 구분하는 절대주의와 상대주의에 대항하여 양자 간 단일의 고정된 구분의 거부를 근간으로 하는 굿맨이 제창한 ‘비실재론’(irrealism)을 둘러싼 논란이다. 이 시기에 우리가 세계를 제작한다는 긋맨에 대해 세계는 제작되지 않고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꾸준하게 반론을 펴는 중심 인물이 쉐플러(Israel Scheffler)이다. 본 연구에서 굿맨과 쉐플러의 긴 논쟁을 다루며 굿맨을 옹호하고자 한다. 연구자가 지지하는 굿맨의 예술 인지주의에서 예술도 세계제작에 참여하는 인지활동이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그간 연구는 굿맨과 쉐플러 중심의 비실재론과 실재론 논쟁의 초기 단계만 다루었을 뿐이며 본 연구는 199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논쟁을 분석하며 굿맨을 옹호하는 발전적 형태를 취한다. 다음으로 연구자는 나름대로 굿맨의 세계제작 구상을 예술 가운데 회화에 적용하여 회화가 세계제작에 참여하는 면모를 고려하고자 한다. 연구자의 기존 미학 연구가 예술 전반에 통용되는 일반적인 접근이었다면, 본 연구는 예술의 구체적인 한 장르인 회화에서 세계에 대한 인식이 이루어지는 구조적 양상에 대한 논의를 시도할 것이다. 이 또한 굿맨 미학을 구체적으로 회화에 적용하는 작업으로서 예술 인지주의 옹호의 일환이 된다는 점에서 필요한 일이다. 현대 영미분석미학을 회화에 적용하는 흔치 않은 시도로서 기존의 다종다기한 회화론과 차별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이는 존재론과 인식론의 바탕 위에 정교한 논리로 예술에 접근하는 하나의 시발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세계제작 발상의 옹호는 무엇보다도 예술이 인식론에 포함된다는 본 연구자의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해 불가결한 연구다. 굿맨에게 예술이 과학과 나란히 세계제작에 참여하며 세계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본 연구의 필요성 저변에는 또한 우리 문화에서 예술에 더욱 진지한 역할을 부여하고 예술학습이 인지학습에 통합되어야 한다는 연구자의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연구요약
예술에 대한 해묵은 전통적인 발상에 반대하며 예술에 인지기능을 부여하고 미학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목표로 연구자는 일차적으로 굿맨의 철학과 미학에 의존하는 방법을 취해왔다. 예술이 세계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를 준다는 주장을 유지하기 ...
예술에 대한 해묵은 전통적인 발상에 반대하며 예술에 인지기능을 부여하고 미학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목표로 연구자는 일차적으로 굿맨의 철학과 미학에 의존하는 방법을 취해왔다. 예술이 세계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를 준다는 주장을 유지하기 위해 본 연구자는 세계가 제작된다는 굿맨의 견해에 대한 쉐플러의 반론을 나름대로 극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상 먼저 세계가 제작된다는 발상의 배경이나 논거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연구자는 굿맨 철학의 기본 테마인 술어의 투사가능성, (다원주의가 중심이 되는) 구성주의, 외연주의, 유명론이 상호 관련되는 면모를 다룬다. 이어서 이 테마들이 급진적인 개념적 상대성을 유도하고 실용적인 비실재론에 이르게 됨을 다룬다. ‘기성세계’와 ‘유일한 진리’ 관념에 반대하며 종종 갈등을 일으키는 옳은 (문자와 비문자) 판본들(versions)의 다수성에서 ‘세계제작’으로 이행하게 됨을 논의한다. 판본이 지칭(refer)하는 세계는 제작된다는 것이다. 이어서 세계제작 논제를 둘러싼 논란을 다룰 차례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되는 것이 굿맨과 쉐플러의 논쟁이다. 굿맨이 세계는 우리가 판본으로 제작한다고 주장한다면, 세계는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쉐플러의 주장이다. 쉐플러는 굿맨 사후 2000년대 초에 자신과 굿맨의 논쟁들을 회고하며 거기서 드러났던 자신의 견해를 일종의 실재론인 ‘다원실재론’(plurealism)이라 명명한다. 연구자는 굿맨의 비실재론과 쉐플러의 실재론을 비교하며 양인의 견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연구자는 나름대로 세계가 제작된다는 굿맨을 옹호한다. 흔히들 판본이 세계를 만든다는 굿맨의 주장은 은유적 표현에 그친다고 말한다. 대상의 정체는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기준은 판본에 따라 변하며 따라서 우리가 어느 대상이 존재하는지 결정한다. 실재는 기성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세계를 만든다는 주장이 축어적으로 참임을 보이지 않고 정신으로부터 독립한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이지 않는다. 기준의 선정이 세계 안에서 우리가 어느 대상, 속성, 관계를 정체 확인하는지 결정한다. 여기서도 다른 판본들이나 기준들은 실재를 다른 대상들로 개별화한다. 한편으로는 도식, 판본, 혹은 대상의 정체확인 기준과 다른 한편으로는 내용, 세계, 혹은 기준을 사례화하는 것의 명료한 구분이 있다면 이 입장은 맞다. 그러나 연구자는 축어적인 의미로 세계가 제작된다는 굿맨에 동의한다. 전략상 굿맨이 도식이나 판본과 내용이나 세계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에 착안한다. 굿맨의 말대로 조직하는 체계와 조직되는 것은 엄격히 구분되지 않는다. 양자는 관계적이다. 양자 구분은 임의적이고 가변적이며 우리의 목적에 따른다. 그러면 내용으로 간주되는 것은 유일하게 정체 확인될 수 없다. 나아가 내용이란 도식이나 판본 간에 옮길 때 내용으로 간주하도록 임의적으로 선정한 것의 결과다. 이렇게 판본이나 도식의 선정이 우리가 어떤 대상을 정체 확인하는가를 결정한다는 위의 입장, 즉 이분법에 입각한 입장에 그치지 않는다. 판본이나 도식의 선정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부분으로 간주되는 것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분법에 따른 입장에서 실재는 어떻든 고정된다면, 굿맨을 따를 때 실재는 고정되지 않고 존재하는 것으로 제작된다는 것이 연구자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회화가 어떻게 세계제작에 참여하는가를 다룰 차례다. 이를테면 초상화는 이제껏 주목되지 않거나 덜 강조된 특징을 강조하며 그 소재인 사람을 이전과 다르게 볼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이전에 그 사람처럼 보인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지금은 그렇게 여겨지게 된다. 예술적 기호체계에 대한 굿맨의 작업은 회화의 인지적 기능의 분석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시사한다. 그것은 회화 내용의 분석이 회화의 감상과 이해에 중심적임을 보인다. 연구자는 굿맨의 지칭이론을 통해 회화가 어떻게 그 재현적 내용과 마찬가지로 그 형식적인 구조로 인해 중요한 인지적 내용을 갖출 수 있는지 보인다.
realism,constructivism,pluralism,plurealism,cognitive function of painting,irrealism,cognitivism of art,reference in painting.,worldmaking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굿맨(Nelson Goodman)은 우리가 세계판본들(world-versions)을 만듦으로써 세계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쉐플러(Israel Scheffler)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판본을 만들지만 판본이 지칭(refer)하는 세계도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굿맨에게 우 ...
굿맨(Nelson Goodman)은 우리가 세계판본들(world-versions)을 만듦으로써 세계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쉐플러(Israel Scheffler)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판본을 만들지만 판본이 지칭(refer)하는 세계도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굿맨에게 우리는 별을 마음으로 그 부분들을 모우고 그 경계를 구획함으로써 제작한다. 그러나 쉐플러에게 우리가 판본, 즉 단어를 만듦으로써 곧 단어가 서술하는 별도 만든다는 것이 따르지는 않는다. 그에 의하면 별은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한다. 필자는 굿맨의 세계제작 발상을 옹호한다. 필자는 특히 규약(convention)/사실(content) 이분법을 거부하는 굿맨의 논변을 따르며, 이 거부가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고정된 속성을 갖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의 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가 규약, 판본을 선정함으로써 사실이나 내용을 창조한다고 믿는다. 이어서 굿맨에게 예술도 세계제작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회화의 경우로 이 문제를 다룬다. 필자는 회화가 어떻게 인지적 내용을 담지할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 굿맨의 회화지칭 견해를 검토한다. 여기서 '예시'(exemplification)가 하나의 지칭양태로서 이 예시에 의해 회화가 자체가 소유하는 특징을 지칭한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어서 필자는 양식(style)의 식별이 회화가 제시하는 통찰을 구하기 위한 필수적인 국면임을 논의한다.
영문
Nelson Goodman contends that we make worlds by making world-versions. Though Israel Scheffler approves of Goodman's epistemological pluralism, he cannot accept Goodman's thesis of worldmaking. He disagrees with Goodman in that he cannot accept the ide ...
Nelson Goodman contends that we make worlds by making world-versions. Though Israel Scheffler approves of Goodman's epistemological pluralism, he cannot accept Goodman's thesis of worldmaking. He disagrees with Goodman in that he cannot accept the idea that we make the things to which our versions refer. For Goodman, we make a star by putting its parts together and marking off its boundaries. Scheffler argues that just because we make words, it does not follow that we make a star our words describe; it exists independent of us. I try to make plausible the idea of worldmaking. Following Goodman's rejection of the convention/fact dualism, I think it may be crucial in arguing for the contention that there is no independent world with fixed properties. I believe that our choice of convention or version creates or shapes content or the things of a world. For Goodman, art also contributes to the making of worlds. I discuss it in case of painting. I examine Goodman's view of pictorial reference to show how paintings can have cognitive content. Here, It is remarkable that exemplification is a mode of reference whereby a painting refers to its own features. I also discuss that the discrimination of style is an integral aspect to have the insight paintings present.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굿맨(Nelson Goodman) 철학에서 세계와 세계를 이루는 대상들은 발견되기보다는 만들어진다. 예컨대 어떤 천체들을 개별화하고 같은 종류 사물들로 분류하는 기호체계, 곧 세계-판본들(world-versions)을 구성함으로써 마음으로 별들을 만든다. 이에 대해 쉐플러(I. Sche ...
굿맨(Nelson Goodman) 철학에서 세계와 세계를 이루는 대상들은 발견되기보다는 만들어진다. 예컨대 어떤 천체들을 개별화하고 같은 종류 사물들로 분류하는 기호체계, 곧 세계-판본들(world-versions)을 구성함으로써 마음으로 별들을 만든다. 이에 대해 쉐플러(I. Scheffler)는 세계는 제작되지 않고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굿맨에 반대한다. 우리는 '별'이라는 말은 만들었지만 별 자체를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1978년에 시작되어 1990년대 말까지 주고받은 굿맨과 쉐플러의 논전을 정리하며 굿맨을 옹호한다. 요컨대 쉐플러는 굿맨에 대해 개념 없이 지각이 가능하지 않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단어나 판본 없이 세계는 없다는 데에는 반대한다. 단어 없이 세계는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특히 규약(convention)/사실(fact) 혹은 도식(scheme)/내용(content) 이분법을 거부하는 굿맨의 논변을 따르며 이를 논거로 판본이나 도식의 선정이 세계나 내용으로 간주되는 것을 구성한다고 본다. 필자가 굿맨을 옹호하는 것은 필자가 지지하는 굿맨의 예술 인지주의에서 예술도 세계제작에 참여하는 인지활동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회화의 경우로 회화가 세계제작에 참여하는 면면을 고려한다. 회화가 어떻게 인지적 내용을 갖는가를 다루고 이어서 회화양식의 식별이 회화가 제공하는 통찰을 구하는 필수적 국면임을 논의한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현재 영미 미학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굿맨의 미학의 모든 테마들이 예술의 인지기능 문제에 수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문제의 근저에 바로 본 연구 테마인 세계제작 문제가 자리한다. 따라서 굿맨의 예술 인지주의에 긍정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필자에게 그의 세계 ...
현재 영미 미학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굿맨의 미학의 모든 테마들이 예술의 인지기능 문제에 수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문제의 근저에 바로 본 연구 테마인 세계제작 문제가 자리한다. 따라서 굿맨의 예술 인지주의에 긍정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필자에게 그의 세계제작 발상을 옹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국내 미학계에 예술과 인지 문제에 대한 더욱 활발한 연구와 논란을 일으키는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서 현대 분석미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가 활기를 띠며 응용미학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굿맨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는 추세에서, 본 연구는 곧 예술 인지주의 관련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자극하는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필자가 시도한 회화에 대한 굿맨적인 접근의 연장선에서 각 장르 예술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기대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다양하고 대등한 방식들로 나타나는 세계를 경험하며 아울러 상이한 기호체계들을 사용하여 세계들을 제작한다는 굿맨의 논리는 교육 맥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창의성 역할을 합당하게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는 실재 자체에 대한 이해를 개선하고 평가하는 것이 일차적인 교육목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실재론의 교육적 함의와 차이가 있다. 본 연구와 연계되어 이런 예술교육론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회화에 대한 필자의 굿맨적 접근은 예술(미술)비평 분야에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작품의 해석과 평가 작업을 위해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색인어
넬슨 굿맨, 이스라엘 쉐플러, 세계제작, 비실재론, 다원실재론, 지칭, 규약/사실 이분법, 회화의 인지적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