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한국영화 장르사를 트랜스/내셔널한 방식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즉 멜로드라마, 액션, 공포, 코미디와 같은 주요 장르들이 어떻게 미국, 일본, 홍콩 영화들과 접촉 지대(contact zone)를 만들면서 하나의 독특하고(singular) 혼성적이면서, 내셔널한 장르로 구성되 ...
첫째, 한국영화 장르사를 트랜스/내셔널한 방식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즉 멜로드라마, 액션, 공포, 코미디와 같은 주요 장르들이 어떻게 미국, 일본, 홍콩 영화들과 접촉 지대(contact zone)를 만들면서 하나의 독특하고(singular) 혼성적이면서, 내셔널한 장르로 구성되어 가고 세계화 시대 트랜스내셔널한 호소력을 갖게 되는지를 추적하고자 한다.
둘째, 관객론, 정책사, 배우론을 아우를 것이다. 예컨대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의 멜로드라마와 여성 관객, 70년대 액션 영화와 남성 관객등과 당시의 인기 배우, 주도적 정책, 산업을 연결하는 가시적, 비가시적 네트워크의 형성과 변이를 보려한다.
셋째, 지역(local) 영화사를 위치시켜 어떠한 영화들이 지역의 영화 극장 문화와 배급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며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영화 문화를 중앙과 비대칭의 문화 패턴을 만들어 내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넷째, 영화와 라디오, TV 등 다른 기계 복제 매체와 미디어 횡단적 조우를 “한국영화의 트랜스 미디어사”라는 주제로 다룬다. 1920년대 초반부터 1930년 무렵,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삽화가였던 최승일의 활동을 통해 영화와 타 미디어의 확장된 연쇄를 살펴 볼 것이다. 최승일은 라디오 시험 방속에 참여하고 라디오 극연구회를 결성하면서 당시 뉴미디어의 정치적 미학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1960년대는 한운사의 라디오극과 김기영의 <현해탄은 알고 있다> 등을 통해 라디오와 영화의 미디어 교류를 밝힌다. 이후 세계화 시대로 접어드는 1998년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효시인 <퇴마록>과 영화, 게임, 인터넷 소설의 횡단을 밝혀 한국영화의 트랜스 미디어사의 80여년의 역사를 조망하고자 한다. 역시 한국영화와 미디어가 만나 구성해내는 트랜스 시네마/미디어의 장에 작용하는 정책, 형성되는 관객의 계보학을 다룰 것이다.
다섯째, 한국영화사를 동아시아 영화와의 관계망 속에 위치시켜 동아시아 스크린 교류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동아시아 지역사(regional)로서의 한국영화사를 조망하고자 한다. 1990년대 후반 한류를 통한 (동)아시아의 한국 발견, 한국의 아시아 재발견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스크린 교류사는 새로운 시각의 조망을 기다리고 있다. 할리우드나 유럽 중심이던 세계 영화 지도에 중국, 홍콩, 타이완, 일본, 한국, 타이 영화가 등재되고 국제 영화제를 중심으로 한 문화 유통에 아시아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동)아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폭되고 있다. 아시아 영화 생산 방식에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합작 차용을 통한 리메이크,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활성화된 아시아 상호간을 잇는 인터 아시아, 트랜스 아시아, 범아시아 영화군의 부상에 주목하면서 이전 1960년대 중국에서의 북한영화 수용 등의 역사적 의미를 조망하고자 한다.
여섯째는 한국영화의 글로벌한 파생과 소통에 대한 해석적, 정책적, 역사적 접근이다. 코리안 뉴웨이브 이후 한국형 블록버스터 1기(1998-2007), 한국형 블록버스터 2기(2008- 현재)에 이르는 한국영화의 글로벌화에 대한 쟁점을 진단하는 동시대적 문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