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 말하는 '이름'은 고유명칭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고유명칭의 엄밀한 정의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실제로 고유명칭(이름)을 가지는 존재(실체)는 유일한 대상으로 확인될 수 있으면 된다. 이는 오랜 논의의 전통에서 확인된다.
그러한 실체들은 매우 다양 ...
이 연구에서 말하는 '이름'은 고유명칭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고유명칭의 엄밀한 정의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실제로 고유명칭(이름)을 가지는 존재(실체)는 유일한 대상으로 확인될 수 있으면 된다. 이는 오랜 논의의 전통에서 확인된다.
그러한 실체들은 매우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사람의 이름(인명—실제 인물명, 창작물에서의 인물명)이며, 지명(행정지명, 자연지명, 인문지명, 해양지명, 천체지명(별, 별자리 이름) 등), 법인명, 상호명(商號名), 단체명, 건물명(건축물명), 서명(書名), 글 제목, 작품명(영화, 드라마, 연극, 음악작품(노래, 연주곡, 오페라, 발레...), 미술작품(그림, 조형물 등), 사건명, 연도(年度)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종(유개념) 차원의 명칭들을 고려하면 동물명, 식물명, 광물(물질)명, 상표명(브랜드명), 상품명, 시간 관련 이름(월, 일, 절기, 기념일) 등 다양한 종의 이름이 논의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또다시 그 종에 속하는 개체들의 이름을 상정할 수 있다(애완동물로서의 개, 고양이 등의 이름, 예컨대 ‘복슬이, 쫑, 나비...’ 등이 있고, 로켓, 로봇, 컴퓨터, 기차, 승용차까지도 개체의 이름을 가질 수 있음). 그러면, 이러한 이름들 사이에는 존재론(ontology)적 함의 관계가 성립되어 체계적인 망(network)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름을 가질 수 있는 모든 실체들의 범위를 추적할 것이며, 이름들 사이에 존재론적으로 계층적 함의 관계를 보일 수 있는 사례들을 파악하여 실체들 사이의 관계를 도식적으로 제시하기도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이름의 정의와 이름을 가지는 실체들의 종합적 망 구조가 파악된다면 그 다음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은 이름을 가지는 실체별로 고유한 이름 구성의 방식이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에서는 특징적 양상을 포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체별 이름 구성 방식을 살펴본다. 고유명칭은 고유명사(proper noun)와는 구별되는 개념이어서 반드시 하나의 단어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하나의 단어로 고유명사로 사용되는 경우와 단어로서는 고유명사가 아니어도 일반명사의 구성체로서 고유명칭으로 기능하는 경우를 구별하여야 하며, 단어로 실현되는 경우에도 하나의 형태소로서 그대로 이름이 되는 경우와 내부적으로 형태적 결합 구성이 되는 경우를 구별하여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구나 문장의 단위로 실현되는 경우, 그 통사적 구성 양상을 유형별로 살펴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음운론적 특성이 고려되는 경우들에 대해서도 관찰 가능한 사례들을 발굴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우, 그리고 그 아래에 위치하는 다양한 실체들의 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특징적인 언어학적 특성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물의 경우에는 숫자가 활용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름에서의 숫자나 그 언어의 음소가 아닌 다른 기호들이 활용되는 양상도 흥미로운 관찰거리가 될 것이다. 소리를 전제한 구어적 특징 외에 문자를 전제한 문어적 혹은 그와 연관된 시각적 특징도 함께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표현 양상의 연구만으로도 충분히 방대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나 연구의 목적이 충족될 수 있는 수준에서 논의의 범위를 한정해 나갈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나아가 고유명칭의 사용 양상에 대해서도 별도의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고유명칭은 지칭대상에 대한 언중의 인지 정도에 따라 다양한 실현 양상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고유명칭이 유일한 실체를 지칭하는 기능은 변함이 없지만, 지칭대상의 특징이 부각되는 경우 그러한 백과사전적 지식이 마치 그 고유명칭의 뜻(sense)인 것처럼 언중에게 수용되어 고유명칭이 일반명칭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는 사례들이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한 동일한 실체가 여러 이름을 가지는 경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도모할 것이다. 개명(改名)의 과정을 통해 이름이 특정 시구간 동안만 사용된 사례들도 연구대상이 된다.
나아가 명칭에 대해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있다. 그것은 다른 실체를 지칭하는 명칭을 인지도가 적은 실체에 적용함으로써(즉 이름을 가로챔으로써) 마치 그 인지도가 적은 실체가 그 인지도가 높은 실체의 백과사전적 특징을 가지는 것처럼 언중을 호도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이것은 동일한 대상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것과도 관련된다. 다르게 불린다는 것은 그렇게 구별된 만큼 그 대상을 부르는 사람들의 인식에도 그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독도’를 ‘다케시마(たけしま; 竹島)’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지명 분쟁에서 보이는 사용자 범위의 차이, 상표권 분쟁에서 보이듯 주어진 명칭에 대한 언중의 인식의 가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흥미로운 사례들이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