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예수의 수난 전승에 담긴 '고귀한 죽음'의 유산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선도연구자지원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1-041-B00160
선정년도 2001 년
연구기간 1 년 (2001년 10월 01일 ~ 2002년 10월 01일)
연구책임자 차정식
연구수행기관 한일장신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죽음의 문제는 특정 시대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나 범람하는 사회적, 철학적, 종교적 관심사로 자리한다. 그리하여 시대별로 죽음의 의미가 상이하게 유통될지라도 죽음을 둘러싼 근원적인 정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가령,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 앞에 고민하고 슬퍼하는 인지상정의 현실이 그렇다. 그 현실을 수락하기 어려운 삶에의 애착이 죽어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죽음의 운명에 저항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불가피한 '운명'으로 부과된 마당에 그 현실을 치열하게 받아치며 저항할수록 더욱 치욕스럽게 그 죽음에 치이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사유의 주체로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종 선택은 그 죽음의 현실을 현실로써 수용하되 잘 죽는 이른바 '좋은 죽음'(euthanasia)의 길일 터이다.

    '좋은 죽음'이란 현재 주로 안락사를 일컫는 협의의 개념으로 소통되고 있지만 그 어원을 따라가 보면 이는 고대로부터 삶에의 섬세한 배려를 지닌 현철들마다 이미 숙고해온 바였다. 예컨대, 그레코-로마 철인들과 영웅들은 '고귀한 죽음'(noble death)이란 독특한 맥락에서 '죽음'과 '죽어감'의 현상을 철학적 화두로 부각시켰다. 아울러, 유대교의 문화적 테두리 내에서도 죽어가는 자가 의인다운 죽음을 맞기 위해 취해야 할 사전 준비로서 다양한 선결 조건들이 그 종교 문학적 틀 속에 양식화되어온 흔적을 뚜렷이 드러낸다. 지상의 삶을 잘 죽는 연습의 차원에서 인식했던 그들에게 좋은 삶이 그러하듯 좋은 죽음 또한 꼼꼼한 외형적 준비와 더불어 세심한 내면적 배려가 뒤따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예수의 죽음은 이러한 종교 문화사적 견지에서 새롭게 해석될 여지를 담고 있다. 여태껏 그의 죽음은 이 세상의 죄악을 대속하기 위한 희생 제물로 하나님이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죽게 한 구원사적 사건 일변도로 옹호되어왔다. 그러한 호교론적 설명은 신약성서가 이미 초기 신자들의 신앙 고백을 신학화한 결과라는 점에서 일견 타당한 주류적 시각을 대변한다. 그러나 그간의 역사 비평적 연구 성과에 비추어 예수의 죽음은 그러한 시각만으로는 불충분한 해석의 여백을 남겨두고 있다. 단적으로, 역사 속의 예수가 죽음과 맞서 싸우면서 보인 수난의 인간학적 진실과 그가 자신의 예감된 죽음을 현실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간다운 '고귀한 죽음'의 의미에 대한 해석적 탐색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때 예수의 죽음은 단순히 하나의 주어진 결과가 아니라 복잡했을 내면적 풍경을 포함하는 일련의 죽어가던 과정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그의 죽음은 신약성서 저자들의 신학적 세계관을 벗어나 당대의 종교 문화사적 맥락에서 새롭게 조명될 가능성을 확보한다. 이를테면, 상기 맥락은 예수의 죽음이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나 유대교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 등의 죽음과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서로 만나며, 우리가 어떻게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포기하지 않은 채 끝까지 자신의 죽음에 담긴 의미를 물으며 '고귀하게' 죽어갈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역사적 비교 연구의 전인미답적 현실, 그리고 '잘 죽는 것'과 관련하여 이 시대에 미만한 피할 수 없는 실존적 사회적 과제가 이 연구의 목적에 넉넉히 부응하며 그 필요성을 한껏 제고한다.

    요컨대, 이 연구는 예수의 수난 전승 해석에 '고귀한 죽음'의 개념을 도입하여 새롭게 조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결과 인간의 죽음과 관련하여 온갖 고착된 형이상학적, 종교적, 신학적 의미를 '죽어가는 과정'의 실존적 미학적 의미화 작업이란 관점에서 미시적으로 해체, 심화함으로써 인간다운 위엄을 갖춘 죽음의 대안적 양식 계발을 지향한다.

  • 기대효과
  • 이 연구 결과는 상기한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일단 학문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리라 사료된다.

    첫째, 이 연구 결과는 죽음을 결과 위주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하여 그 동기와 과정을 중시하는 새로운 신학적 관점을 수립함으로써 신약성서 연구가 인간의 죽음 경험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 연구는 예수를 인류 구원의 희생 제물이라는 죽음의 객체로 인식하기보다 그 주체로 재조명함으로써 예수의 수난 전승에 대한 연구를 새로운 각도에서 촉진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아울러 이는 한 인간으로서 예수가 겪었을 고난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해부함으로써 '역사적 예수' 연구의 모델을 다변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 이 연구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 연구를 위한 기존의 방법에 의학, 병리학, 정신분석학, 철학, 미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 성과를 접맥시킴으로써 학제적 소통의 원활화라는 부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뿐 아니라, 이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학문 외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첫째, 이 연구의 결론은 죽음이란 실존적 한계에 언제나 얽혀 있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과연 어떻게 죽어야 잘 죽는지, 무엇이 고귀한 죽음인지 따위의 질문과 정직하게 맞서며 자신의 죽음을 겸허하게 성찰할 수 있는 일상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이 연구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상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안락사' 문제에 대한 건전하고 현실 포용적인 성서 신학적인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찬반 양론을 둘러싼 성급한 재단과 비합리적인 강변의 틀을 느슨하게 하여 좀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셋째 , 이 연구는 죽음의 현실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이 땅의 노인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예비하는 것이 왜 중요하며, 어떻게 그 예비의 과정이 짜여져야 바람직한가 등의 당면 문제와 관련하여 자기의 죽음을 지혜롭게 준비하는 실천적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예수와 소크라테스 같은 종교적 숭배 대상자나 현철, 영웅들뿐 아니라 오늘날의 평범한 시민들도 그들처럼 '고귀한 죽음'을 자기의 고유한 몫으로 관리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연구요약
  • 이 연구는 그 첫머리에서 먼저 예수의 죽음에 대한 그간의 논의를 요약적으로 정리하고 그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으로 출발할 것이다. 특히 호교론적 틀 속에 저당잡혀온 예수의 죽음에 대한 전통적 해석을 한편으로 수긍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해체하는 시도가 이 대목에서 요긴한 맥점이다. 그 사전 작업으로 이 연구에 시각의 교정과 확대를 가능케 만들고, 나아가 이 연구가 새로운 견지에서 예수의 죽음을 다룰 이론적 토대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본론의 I부에서 이 연구는 예수의 죽음을 둘러싼 문화사적 배경으로 죽음에 대한 그레코-로마 시대의 인식을 탐구한다. 그 논제 가운데 이른바 '고귀한 죽음'에 대한 그레코-로마 현철 및 영웅들의 사례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구체적인 탐구의 세목들로 포함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실제로 죽음의 현실과 부대끼며 그 과정을 통과해 나간 체험적 경우들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죽음과 부대끼며 고귀한 죽음을 갈구한 그들의 그 자세에 담긴 문화사적 자리를 가늠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러한 연구의 잣대는 동시대의 유대교 관련 문헌들을 향한 역사 비평적 분석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이해하는 유대교 랍비들의 시각과 그 실제적 행태를 그 탐구의 대상으로 부각시킴으로 예수의 경우와 비교하여 그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본론의 II부는 복음서의 수난사화를 중점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먼저 사복음서의 수난사화에 나오는 기록들을 주제별로 유형화하여 비평적 고찰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요한복음과 서신서의 동 전승은 그 뒤에 다루어진다. 특히, 수난 예고에 담긴 죽음 예지의 요소, 마지막 식사에 담긴 죽음의 제의적 의미화 문제, 겟세마네 이야기가 전하는 인간적 고뇌와 죽음 수용의 자세, 재판의 자리에서 보여준 예수의 언사와 침묵, 그리고 십자가상의 예수가 보여준 행태 등이 그 세부적인 분석 대상이다. 그 논의의 결과는 곧 앞서 다룬 그레코-로마 사회의 '고귀한 죽음'과 유대교의 '의인의 죽음'이란 동시대적 종교 문화사적 배경에 투사되어 적절히 자리매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론의 III부는 앞의 논의 결과에 기대어 '고귀한 죽음'에 대한 철학적 신학적 미학적 해석의 잣대를 적용하여 예수의 경우를 평가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가령, 예수가 자신의 죽음을 수용하면서 보여준 희망의 내용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지닌 역사적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분별하며 따져보는 작업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이와 관련하여 근세 이후 축적된 의학과 정신분석학의 축적된 연구는 죽음과 부대끼며 고귀한 죽음을 추구해 나간 역사적 예수의 사례를 공시적인 차원에서 복합적으로 조명하는 임상 자료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죽음과 무관할 수 없는 우리네 실존의 한계에서 예수의 죽어가는 방식에 담긴 신학적 통찰이 시사하는 바를 추출해냄으로써 이 시대 '고귀한 죽음'의 신학적 모델을 설정하는 데 한 참고 자료로 삼고자 한다. 이는 곧 수난의 신학적 인간학 내지 죽음의 신학적 미학을 정초하는 실험적 시도에 다름 아니다. 결론부에서는 앞의 연구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으로 본 연구를 마무리할 것이다.

    상술한 바에 따라 연구 내용을 목차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머리말: 문제 제기, 연구 범위, 연구 방향과 방법
    I. 그레코-로마 시대의 '고귀한 죽음'
    1. 죽음에 대한 헬라 철학적 전통
    2. 로마 시대 영웅의 '마지막 날들'
    3. 유대교 현자들과 '의인'의 죽음
    II. 죽음과 부대낀 예수의 방식-수난전승을 중심으로
    1. 공관복음의 경우
    2. 요한복음의 경우
    3. 서신서의 경우
    III. 예수의 죽음과 신학적 인간학
    1. '좋은 죽음'(euthanasia)의 현대적 해석 모델
    2. 예수의 죽음 과정에 반영된 신학적 의미
    3. 수난의 신학적 인간학, 또는 죽음의 미학적 신학
    맺음말: 요약과 결론
  • 한글키워드
  • 수난사화,공관복음,신학적 인간학,그레코-로마 시대,겟세마네,죽음,예수,고귀한 죽음,요한복음,마지막 식사,안락사,죽음의 미학.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