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소설가 J. M. 쿳시의 문제적 소설을 남아공의 정치적 지형도를 이해함에 있어 관건이 되는 자유주의와 인종차별주의라는 두 이슈와의 관련하에서 분석함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는, 남아공의 정치적, 문화적, 인종적 상황에 대 ...

본 연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소설가 J. M. 쿳시의 문제적 소설을 남아공의 정치적 지형도를 이해함에 있어 관건이 되는 자유주의와 인종차별주의라는 두 이슈와의 관련하에서 분석함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는, 남아공의 정치적, 문화적, 인종적 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하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자에 서구의 정치학계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간의 논전에서 제기된 이론적, 역사적 이슈에 천착하는 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쿳시에 대한 기존의 비평가들에 있어 문제점은, 쿳시가 자유주의적 성향인가 혹은 자유주의에 대하여 비판적 성향인가라는 양극적인 이슈에 치중한 결과 쿳시의 작품이 가질 수 있는 의미의 지평을 자유주의라는 이슈 내에 결국 함몰시키고 말았다는 데에 있다. 즉, 이들 ...

쿳시에 대한 기존의 비평가들에 있어 문제점은, 쿳시가 자유주의적 성향인가 혹은 자유주의에 대하여 비판적 성향인가라는 양극적인 이슈에 치중한 결과 쿳시의 작품이 가질 수 있는 의미의 지평을 자유주의라는 이슈 내에 결국 함몰시키고 말았다는 데에 있다. 즉, 이들은 쿳시의 작품을 남아공의 자유주의 이슈와 관련시켜 이해하였다는 점에서 작품의 역사화 혹은 컨텍스트화에는 성공하였으나, 작가에게서 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비전이나, 혹은 적어도 자유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고민의 흔적을 찾는데에는 실패하였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는 서구의 쿳시 비평이 남겨 놓은 이러한 비평적 사각지대에 주목한다.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본격적인 쿳시 연구를 국내의 영어권 문학연구가들 사이에서 진작시킬 뿐만 아니라, 공동체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쿳시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국외에서 이루어진 기존의 쿳시 비평에 대하여 새로운 해석적 지평을 제공하는 데에 있다.

본 연구의 첫 번째 작업은 인종차별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쿳시의 비판이 처녀작인 『어둠의 땅』에서부터 『치욕』에 이르는 일군의 소설의 주제를 이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데에 있다. 이 작품들 중 특히 『야만인들을 기다리며』와 『철의 시대』에서 식민주의와 아프리카너 정 ...

본 연구의 첫 번째 작업은 인종차별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쿳시의 비판이 처녀작인 『어둠의 땅』에서부터 『치욕』에 이르는 일군의 소설의 주제를 이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데에 있다. 이 작품들 중 특히 『야만인들을 기다리며』와 『철의 시대』에서 식민주의와 아프리카너 정권이 어떻게 비판받으며,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대안적 이데올로기로서 주목받는 자유주의의 실상이 어떻게 폭로되는지를 본 연구에서는 살펴볼 것이다. 본 연구가 수행하고자 하는 보다 중요한, 두 번째 작업은 인종차별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이면에 있는 작가의 암묵적인 비전을 밝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남아공의 동시대인에 대한 쿳시의 비판의 근저에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타자지향적인 비전'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타자지향적인 비전이 정치철학자들이 공동체주의라고 부른 사상과 다르지 않음을 본 연구는 입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