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에서는 현대 한국정보사회가 제기하는 철학적 문제들을 해명하기 위해 정보사회에서 왜 정보의 생산, 분배, 소비에 못지 않게 정보의 지식 및 의미에로의 심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는가를 밝힌다. 이때 정보학, 사이버네틱스, 사회과학적인 커뮤니케이션 연구 등 ...
서론에서는 현대 한국정보사회가 제기하는 철학적 문제들을 해명하기 위해 정보사회에서 왜 정보의 생산, 분배, 소비에 못지 않게 정보의 지식 및 의미에로의 심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는가를 밝힌다. 이때 정보학, 사이버네틱스, 사회과학적인 커뮤니케이션 연구 등에서의 논의의 의의와 함께 그 한계를 적시한다. 정보해석학은 정보사회에 대한 실증적이며 경험적인 연구들의 성과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철학적 관점이 외면할 수 없는 규범적 시각을 견지하고자 한다.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경험적 접근에서는, 기술매체가 양산하는 텍스트에서 정보의 계기를 넘어서는 차원을 확인한다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런지 모르지만, 정보해석학은 비록 전통적 해석학의 변형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정보사회에서도 지식과 의미에의 요구는 부정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한다. 정보사회에 대한 경험적 시각과 규범적 관점 사이의 이론적 긴장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문제가 바로 정보와 의미의 관계이다. 본 연구는 기술적 매체의 혁신적 발달에 의해 비로소 부각된 정보의 의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전통적 해석학이 중시해 온 의미의 차원을 이론적으로 확보하고자 한다. 먼저, 그러한 시도의 일차적 과제로서 정보개념을 해명한다. 이는 특히 해석학에 대해서 본질적 문제들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이제까지의 해석학 이론에서는 정보개념 자체가 이론적으로 주목받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해석학은 정보개념의 해명을 선결과제로 하는데 이를 위해 정보학, 커뮤니케이션 연구 등에서의 다양한 논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정보학의 고전적 입장을 정식화한 이론이 바로 쉐넌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수학적 모델’이다. 여기서는 메시지가 매체에 의해 일정하게 약호화되면서 발생하는 신호가 정보로 규정된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의 가장 효율적인 전달에 있어서의 공학적 문제가 중시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정보를 넘어서서 지식과 의미에로 이행하기 위한 가능조건들에 대한 해명은 더욱 더 주목을 끌 수 없을 것이다. 정보학적 정보개념의 한계는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처럼, 정보현상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계기로 규정하는 관점에서는 완화된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본 연구의 시각에서 보면, 저자 혹은 송신자의 메시지가 매체에 고유한 약호화의 논리에 따라 구성된 텍스트를 독자 혹은 수신자가 일차적으로 정보로서 독해해 내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지식과 의미의 차원에로 이행할 때 수행된다.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사회과학적인 경험적 접근과는 달리 정보와 의미의 계기를 분명하게 구분하며, 자료에서 정보로 변환하는 과정, 정보가 의미에로 심화되는 단계에 각각 작용하는 주체의 해석학적 능력을 그 소극성과 적극성에 있어서 구별한다. 다른 한편으로 본 연구와 전통적 해석학의 중요한 차이점은 무엇보다도 매체개념에서 비롯한다. 해석학은 메시지의 약호화에 개입하는 매체의 변형 능력을 간과해 왔다. 인간의 말, 몸짓, 표정 등이 이미 매체이지만, 그 자연스러움 때문에 이론적 관심을 끌지 못했으며, 문자 매체에 대한 플라톤의 회의도 문자문화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상대화되었다. 해석학적 주체는 텍스트를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는 맥락 속에 자리잡게 함으로써 텍스트에 내재하는 ‘잠재적 정보’를 ‘실제적 정보’로 변화시킨다. 비판적 정보해석학의 관점에서는 그러한 적극적이며 비판적인 독해가 다양한 기술매체에 의해서 생산되는 텍스트들에 대해서도 수용자에 의해 수행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매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최근에 진행된 ‘해석학적 전환’과 그 이후에 이에 고무되어 계속되고 있는 수용자 연구는 매체 텍스트 수용자가 보드리야르가 상정하는 바처럼 철저하게 수동적인 존재 만이 아님을 밝혀 주었다. 정보와 의미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고자 하는 시도는 무엇보다도 정보해석학의 실천적 과제와 연관된다. 정보해석학이 전통적 해석학의 해소가 아니라 ‘변형’을 지향한다면, 그 실천적 관심도 변화된 매체 환경에서 재규정될 필요가 있다. 해석학이 텍스트 해석에 종사함으로써 문화발전에 기여해 온 점을 주목한다면, 정보해석학 역시 매체문화의 문제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텍스트에 대한 끊임없는 새로운 해석이 문화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한다. 유사한 시각이 시민사회에서의 정치적 공론장의 의의에 대해서도 시사성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시민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장들을 지닌 구성원들이 그때 그때의 중요한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 합리적 공론을 형성함으로써 민주적 법치국가를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대중매체가 수행해 온 역할에 대해서는 하버마스의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이다. 경험적인 사회과학과는 달리 정보해석학은 실제로 기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