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의 범위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는 요소는 무수히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연구의 주제를 색채로 하는 것은 현대 사회가 산업시대 기존의 가치관에서 파생한 한계점을 새로운 가치를 향해 방향을 틀어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큰 변화 ...
연구내용 및 방법
1) 연구의 범위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는 요소는 무수히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연구의 주제를 색채로 하는 것은 현대 사회가 산업시대 기존의 가치관에서 파생한 한계점을 새로운 가치를 향해 방향을 틀어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생산’보다는 ‘보전’, ‘가시적 성과위주의 발전’보다는 ‘저변확대’로 가치가 전도됨에 따라 환경을 형성함에 있어서도 하드웨어적 요소보다 소프트웨어적 요소로서 구현하려 하고, ‘물질적인 것’으로 만이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으로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색이 앞으로의 환경을 구축함에 있어 적극적 요소로 활용될 것이라 예상되며, 또한 색이 숫자와 함께 세계적으로 통하는 공용 언어로서 역할하면서도 문화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달라 보편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갖은 매체로 그 활용이 다채로울 수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많은 색들 가운데, 고래(古來)로부터 귀히 여겨져 왔으며 최근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준 적색(RED)에 대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이는 적색(red)이라는 매체를 통해 한국을 ‘한국적’으로 세계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켜 놓은 ‘2002 한일 월드컵’이라는 행사가 색채, 특히 적색(red)이 주가 되어 일어난 ‘문화적 혁명’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부진을 면치 못해왔던 한국의 색채 연구에서 새로운 시발점으로 삼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적색(red)라는 강렬한 색채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었음에는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되어온 한국적 색채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적색(red)이라는 색의 보편적인 물리적, 심리적 속성을 잘 이용하여 ‘국민적 축제’를 이끌어 내었다는 점에서 색채 연구로서 다각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동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 삼국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으로 대표되는 소위 중화문명권을 말하며, 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차별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 색채는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사용하기보다는 음양오행설을 기반으로 하여 사상적인 요소와 결부되어서 의미론적 접근을 하였기에 상징성, 의미, 사용에 있어 유사한 점이 많으며, 이에 삼국 상호간의 비교를 통한 보다 과학적이며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명료한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색채는 만드는 방법, 안료와 재료, 착색의 방법 등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특히 적색은 동서를 막론하고 귀히 여겨져 온 색으로 다른 색과 비교할 때 그 염료의 종류와 조색 방법 등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조색과 착색의 방법 등은 채색될 대상(물질)의 성질에 따라 달라지며 발현되는 색의 물리적 색역 또한 차이가 많다. 이에 발현된 색을 영역별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며, 크게 환경과 건축, 실내와 제품(공예품 포함), 복식, 음식, 예술, 풍속(민간 신앙과 세시풍습 등) 등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의 적색(red)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시간적인 범위는 이들 세 나라에 있어 16세기를 전후로 하여 근, 현대에 이르기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의 시간적 범위의 설정은 한중일 삼국이 고래로부터 끊임없이, 문화, 정치, 경제, 예술 등의 제반 영역에서 교류를 계속하여, 문화 환경이라 할 수 있는 제반 영역에서 공통적 특성을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으나, 근세 사회에 이르러서 점차 공통적 특성 속에서 자신들 만의 독자적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 시작하였고, 16세기를 전후하여 그 차별적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음에서 연유한다. 또한 가시적인 조형 요소인 색채를 비교할 현존자료가 상고시대부터 16세기 이전까지는 문헌, 벽화 등에 기록된 일부 부정확한 자료를 제외하고는 유실되었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연구시점을 살펴보면 한국은 조선 중기에서부터 현대까지, 중국은 명(明)대에서 청(淸)대를 거쳐 현대까지, 일본은 무로마치(室町) 시대부터 에도(江戶)시대에서 현대까지에 해당한다.
2) 연구의 방법과 내용
본 연구는 총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연구로 1, 2차로 나누어 진행하도록 계획되었다. 1차년에는 한중일 삼국의 문화와 색채(특히 적색)의 공통적 특성과 차별점을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밝혀내는 규범연구로 진행되고 있으며, 2차년에는 1차년에 이루어진 규범적 연구 자료를 토대로 유물, 유적에서 발견되는 색채를 측색하여 한국 적색을 이론적 특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