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 이론가라고 할 수 있는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역사의식을, 그의 초기 미학에 나타난 고대문학과 근대문학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고찰함으로써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오늘날 낭만주의는 모더니즘 ...
본 연구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 이론가라고 할 수 있는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역사의식을, 그의 초기 미학에 나타난 고대문학과 근대문학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고찰함으로써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오늘날 낭만주의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자율성 및 미적 근대성을 중심으로 한 많은 문학예술 논의에서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는데, 그 근본적 이유는 이른바 '근대'의 초입에 서 있던 낭만주의자들이 문학과 사회, 예술과 현실 간의 관계 설정 등 현 문학예술 논쟁의 가장 핵심적이며 기본적인 요소를 그들의 예술론 속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의 연속체로서의 역사개념이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의식범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근대 사회의 분화 이후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독자영역으로서의 '미학'의 성립과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낭만주의는 18세기 계몽주의의 계승자이면서 동시에 그것의 변증법적 대립항을 이룬다. 낭만주의자들은 계몽주의의 이성적 사고로는 설명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세계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새로운 시대를 맞는 인간의 설레임과 불안감, 즉 근대 초기의 사고와 감정을 대변한다. 지금의 시대를 18세기 말 시작된 근대사회의 연장선 속에 있다고 한다면 당시 낭만주의자들이 했던 삶과 예술에 대한 고민은 '새로운 근대', 또는 '근대 이후'를 논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사조로 인식되었던 낭만주의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즉, 17세기 말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신구논쟁"을 단초로 슐레겔의 미학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의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 논의의 단초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낭만주의자들에 치열한 예술정신을 부각시킴으로써 물질만능의 시대 예술의 역할에 대한 성찰적 담론 확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본 연구의 구체적인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본 연구는 초기 근대인들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프랑스의 신구논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그리스 문학 연구론'에 나타난 고대문학과 근대문학에 대한 슐레겔의 독일적 입장을 고찰해 봄으로써 낭만주의 미학 ...
본 연구의 구체적인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본 연구는 초기 근대인들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프랑스의 신구논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그리스 문학 연구론'에 나타난 고대문학과 근대문학에 대한 슐레겔의 독일적 입장을 고찰해 봄으로써 낭만주의 미학 속에서 역사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추적해보고자 했다. 또한 낭만주의의 주관적 미학이론이 성립되는 과정을 현대예술론의 중심테마라고 할 수 있는 주관적인 역사 및 시간 개념과 연관지어 고찰해 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현재의 포스트모더니즘 및 미적 자율성 논의의 뿌리를 밝히고, 현대예술사조에서 낭만주의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규명함으로써 낭만주의에 대한 기존의 보수적인 시각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2. 본 연구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정치, 사회적 사건이 미학 속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재해석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문학을 둘러싼 현실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했다. 이것은 문학 및 영화와 같은 예술의 영역을 실제와 혼동하여 현실의 도덕적 잣대로 예술의 자율성을 억누르려는 억압적 사회분위기에 성찰의 담론을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3. 본 연구는 미적자율성과 관련하여 새로운 연구영역으로 떠오른 국내 낭만주의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문학에서 낭만주의 수용은 일본 현대문학 사조를 수입하면서 수용된 것으로, 시인이건, 소설가이건, 낭만주의의 정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작가정신으로 승화한 예는 보기 드물다. 때문에 낭만주의의 혁명적 활력이 이미 소진된 그 잔영들, 즉 퇴폐주의나 유미주의의 감상적 격정의 분출을 낭만주의의 정수로 오해하였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낭만주의의 근본 사상에 대한 재고의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기대효과를 종합해 볼 때 본 연구의 결과는 전공인 독문학을 넘어서 전반적인 인문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대학 교양 강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학의 근본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적으로 확대 재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연구요약
현재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경향이 있다면, 낭만주의를 역사적인 억압이나 무게로부터 벗어나게 함으로써 낭만주의의 미학적 측면을 제대로 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그러한 ...
현재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경향이 있다면, 낭만주의를 역사적인 억압이나 무게로부터 벗어나게 함으로써 낭만주의의 미학적 측면을 제대로 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그러한 현재의 연구경향을 받아들이면서, "그리스문학 연구론"에 나타난 슐레겔의 문학론을 중심으로 독일낭만주의의 역사의식과 미학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독일낭만주의는 봉건주의를 붕괴시키고 근대 시민사회의 형성을 가속화시킨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 상황과 대결하는 가운데 폭발적으로 일어난 일종의 정신의 혁명이었다. 프랑스혁명은 서구인들의 직선적인 역사관에 "깊은 휴지기"를 만들어준 세기적인 사건이었다. 혁명과 그로 인한 역사의 연관성의 의식의 폭파 경험은 "과거와는 다른 현재의 타자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근대인들에게 무한히 열린 미래를 선사했다. 과거와는 명백히 구분되는 하나의 '거대한 시대'로서의 근대는 특히 독일에서 사회, 역사적인 단절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자유에 대한 의식과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 불협화음의 경험과 조화에 대한 동경의 감정이 어우러져 새로운 심미적 경향을 띠게 되었다. 시민계급의 미성숙으로 외적 상황들이 거의 변할 조짐이 보이지 않던 독일에서 초기의 혁명적 충동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실을 벗어난 정신의 영역으로, 미학의 영역으로 흡수된다. 슐레겔은 프랑스혁명을 경험한 직후 "그리스문학 연구론"을 집필하는데, 여기에서 그는 혼란스러운 근대문학의 미래를 보완해줄 '규준적인 이념'으로서 고대문학의 존립근거를 역설하며 고대성과 근대성의 차이를 동적인 장으로 끌어들인다. 슐레겔의 미학 속에서 고대는 일회적인 경험적 역사로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언제나 모범으로 삼아야 될 완결된 모델로 제시되면서 미래의 장으로 옮겨간다. 그의 이러한 미학적 입장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도 연결된다. 다시 말해 슐레겔의 역사의식 속에서 현재는 과거와 미래가 소통하는 지점이며, 역사가 재구성되는 공간이다. 프랑스 혁명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태도에서 알 수 있듯, 독일낭만주의는 현실과 일정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예술의 자율성을 주장했지만 결국엔 그들의 미학 논리 역시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밀접한 연관관계 속에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한글키워드
고대문학,역사의식,근대문학,신구논쟁,미적 혁명,프랑스 혁명
영문키워드
Geschichtsbewusstsein,aesthetische Revolution,Querelle des anciens et des modernes,die moderne Poesie,die antike Poe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