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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적 관점에서 본 ‘동성애’의 문학, 예술적 형상화 - 금지된 성과 사랑, 그리고 은폐된 욕망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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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7-332-A00271
선정년도 2007 년
연구기간 2 년 (2007년 08월 01일 ~ 2009년 07월 31일)
연구책임자 정윤희
연구수행기관 동덕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독일문학과 미술, 영화에 형상화되고 있는 동성애를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해보려는 시도이다. 문학과 예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는 예나 지금이나 단연 ‘사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성과의 사랑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성애’는 언제나 ‘어둠의 자식’처럼 그늘에 가리워진 채 문학과 예술 속에서 은유나 비유와 같은 은밀한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은폐됨으로써 주변화되고 배제되어 왔다.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18세기 이후 독일 문학과 미술에서 표현되고 있는 동성애 모티브나 동성애적인 형상들을 중심으로 당대의 성 담론과 성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둘째, 계몽주의를 거쳐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성애가 각 시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는 배제되고 억압되어 왔던 주변적인 것으로서의 동성애가 갖는 예술적 형상화 가능성 및 사회, 문화적 전복 가능성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 문학과 미술, 그리고 영화 속에서 동성애가 갖는 의미와 기능을 살펴본다. 이는 각 예술장르의 고유성과 특수성에 따라 그 표현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넷째, 마지막으로 동성애와 관련된 문학, 예술적 모티브들이나 그 형상을 최근의 젠더 논의와 관련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주체와 정체성의 관계는 행위하는 개별 자아로서의 주체와 그 주체의 자기의식인 정체성으로 정의된다. 특히 정체성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의 집합으로, 반복적 실행을 통해 전형화되어 개별 행위들이 통일성을 갖게 한다. 본 연구는 자아에 대한 정체성이 사회 안에서의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형성된다는 전제가 계몽주의 이후 문학에서도 그 타당성을 지니는지, 또 그것이 문학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되고 있는지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금지된 사랑인 동성애와 그것의 욕망을 은폐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문학, 예술적 형상들을 추적하고자 한다. 그 안에서 그것들이 맺고 있는 교호작용을 살펴봄으로써 18세기 전후의 젠더적 성질서가 어떻게 성립되었으며, 그것이 관철되고 고착되는 과정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의 흐름을 억압하고 절단하는 일종의 코드화된 장치로서의 사회의 인식과 담론을 고찰하는 것이면서 동성애가 갖는 본능적이고 생산적인 욕망이 사회 담론들과 제도들에 의해 어떻게 식민화되어 가는지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당시 문학을 통해 욕망의 ‘탈주’를 시도 한 몇몇 작품들을 분석함으로써 간헐적이고도 은밀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성애와 관련된 모티브들이나 그것의 변형된 형상화 방식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여러 문화권의 동성애 주제와 관련한 문학적 또는 문화학적인 연구는 물론 이론서까지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독일문학만은 아직 이렇다할만한 저서나 번역서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지금까지 국내 발표된 독일문학 관련 학술논문이자 저서의 경우 동성애에 관한 한, 연구 범위가 토마스 만이나 헤르만 헤세의 문학 등 현대 문학에만 국한되어 왔다. 따라서 본 연구과제를 통해 독일문학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동성애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를 시도하고자 한다. 우선 독일 문학과 미술, 영화로 연구범위를 한정하되, 차후 이번 연구를 통해 축적된 자료와 연구결과를 토대로 연구범위를 연극이나 사진 등 다른 장르에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본 연구에서 단순히 동성애를 다룬, 어떤 식으로든 동성애 형태를 형상화하고 있는 문학작품이나 미술작품, 영화 등을 분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최근의 젠더 이론을 분석틀로 삼아 ‘사회적 구성물’로서의 성, 즉 젠더의 문제를 ‘동성애’라는 프리즘을 통해 구체적이고도 심도 있게 조명해 보고자 하는데 있다.
  • 기대효과
  • 1. 인문학의 영역 확장에 기여 - 동성애가 문학, 예술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되어 왔는가를 젠더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문학, 미술, 영화를 아우르는 학제 간 연구로서 인문학의 영역을 보다 확장시키고, 문학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젠더 이론적 관점에서 행해질 본 연구는 문학 텍스트에 나타난 동성애를 젠더적 성 질서와 그것의 재생산 과정 및 사회,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기존의 현대 독일 문학, 특히 토마스 만이나 헤세의 문학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연구 분석과는 달리 동성애 문학에 관한 총체적이고도 심도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2. 학제 간 연구로서의 의의 - 본 연구는 젠더적 관점에서 출발하므로 여러 학제간의 연구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예컨대 동성애를 다룬 우리 문학은 물론 프랑스, 영국, 미국 문학과의 비교를 가능케 할 것이며, 현재 활발한 연구를 보이는 영화나 미술, 사진 등과의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이나 문화학, 심리학, 인류학 등 여타 학문과 연계한 연구 자료로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문학 분석의 방법론으로서 최근의 젠더 이론을 활용함으로써 문학연구의 방법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교양수업에서의 활용 및 강의 개발 - 본 연구는 문학과 타 전공 간의 연계가능성을 부여하며, 학부제하 교양수업 강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예술작품이나 영상매체를 통해 형상화되어 온 동성애 주제를 보다 구체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접근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동성애와 관련한 교양강좌를 개설하거나 새로운 강의개발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요컨대 <동성애와 문학>이나 <동성애와 독일문화사> 등과 같이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독일문화 수업이나 독문학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독문학 수업에도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교문학’ 강의에도 적극 활용될 수 있으며, 이밖에 연구 범위를 다른 회화와 영화로 확대한다거나 최근 디지털 멀티미디어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사진, 게임, 뮤직비디오, 광고 등과의 연계작업도 적극 모색해 볼 수 있다. 즉 여러 분야의 전공자가 ‘동성애’라는 주제 하에 ‘협동강의 Team Teaching’를 함으로써 다른 학문분야와의 접점과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다.
  • 연구요약
  • 1. 제1차년도 - 제1차 년도에는 근대 이후 문학과 예술의 담론 속에 표현되고, 구축되어온 젠더질서는 무엇이며, 그 안에서 동성애는 어떻게 취급되고, 또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슐레겔의 ‘양성성’ 개념과 성 역할 모티브를 통해 당대 성 담론과 성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고찰 한다. 둘째, 당시 여성들 간의 낭만적 우정의 형태를 동성애의 또 다른 변용으로 새롭게 고찰하고자 한다. 셋째, 낭만주의 전율문학 Schauerliteratur이 갖는 동성애 모티브를 살펴본다. 넷째, 낭만주의 시대 환상문학에서 동성애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으로서 ‘합일’, ‘변신’, ‘변장’ 모티브를 살펴보고, 그것이 갖는 문학적, 사회적 전복성을 고찰한다. 특히 고딕소설을 중심으로 이국적인 정서, 비밀과 공포스러운 분위기, 변태적인 취향 등이 암시적인 형태로나마 호모에로티시즘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약 1770년에서 1860년에 이르는 시기의 환상문학에서 눈에 띠는 모티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 전환’ 모티브이다. 성 전환 모티브는 18, 19세기 당시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어 온 섹슈얼리티를 암호화하여 묘사하는 것을 가능케 할 뿐더러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화된 전통적 성질서를 문학을 통해 유희적으로 극복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또한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의 혼합에 관한 F. 슐레겔의 ‘양성성’ 개념을 동성애와 관련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자기 자신 안에서 남성 안에 억압되어 있는 여성성, 여성 안에 억압되어 있는 남성성이라는 타자를 구현하고 있는 미술 작품들과 슐레겔의 양성성 개념과 그에 따른 역할교환 모티브를 비교 분석한다. 그것을 통해 성별 간의 대립적 관계가 지양되고 보다 높은 인간성의 단계를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양성적인 인간상이 제시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시민적 관습의 모든 편견들을 뛰어 넘으며 사회적 인간을 사회적으로 미리 정해진 역할의 수행자로 만드는 사회의 부당한 역할 기대를 거부하는 표현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2차년도 - 제2차 년도에는 19세기 말 이후 독일문학과 미술, 영화은 동성애를 어떤 방식으로 ‘감추고’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가를 주체의 문제와 관련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현대 독일문학 작품 내에 나타나고 있는 ‘성 정체성의 부정’에 관한 모티브를 몇몇 작품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동독여성작가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성 정체성에 대한 부정이나 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성 간의 우정이나 사랑(특히 여성간의 연대감이나 자매애 등)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또한 보토 슈트라우스의 󰡔마를레네 언니󰡕에서 마를레네 언니의 동생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동생에게서 자신의 동일성을 찾고자 하는, 마치 근친상간과도 같은 왜곡된 형태의 사랑을 동성애의 또 다른 문학적 변형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밖에 어느 유명한 대학교수의 동성애를 그린 슈테판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을 통해 냉철한 이성의 힘으로도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욕정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미술과 관련해서는 세기말 다른 것에 대한 매혹과 퇴폐의 유혹을 담아내고 있는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를 비롯한 프란시스 베이컨 등의 작품에 나타난 동성애적인 묘사를 분석한다. 그것을 통해 기존의 질서를 뛰어 넘는 것에 대한 호기심, 성의 자유는 물론 동성애 역시 새로움을 모색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나타나고 있음을 고찰한다. 영화와 관련하여서는 일차적으로는 비스콘티의 영화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을 토마스 만의 원작과 비교, 분석한다. 이어 파스빈더의 몇몇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파스빈더 자신이 동성애자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동성애적인 측면들은 남성의 섹슈얼리티와 사도마조히즘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젠더적 관점에서 연구할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파스빈더의 남근숭배사상, 즉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남성적 우월감을 이상적 남성성으로 인정하고자 한다는 비판을 동성애 문제와 관련하여 재조명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남/여성이라는 기존의 고정된 성규범과 질서를 뛰어 넘어 다양한 성관계 및 성 개념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구상, 표현하고 있는 파스빈더의 영화가 지니는 젠더적 의미와 한계를 밝히고자 한다.
  • 한글키워드
  • 젠더,미술,문학,동성애,은폐된 욕망의 메커니즘,금지된 성과 사랑,영화
  • 영문키워드
  • Malerei,Literatur,Gender,Film,Liebe und verborgenen Begierde,Mechanismus von verbotenen Sex,Homoerotik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1차년도 연구에서는 근대 이후 철저하게 이성애 중심주의와 성별 위계에 바탕을 둔 고정된 젠더의 범주는 동성애를 타자로 규정짓고 사회적 규범을 통해 정상적 성을 강제해 온 탄압의 근간임을 밝히고자 하였다. 중세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성애는 종교적 차원에서는 신을 모독하는 존재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극악한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로, 또 의학적 차원에서는 정신병적 성도착증 환자로 치부되어 철저하게 분리, 멸시, 탄압받아 왔다. 동성애는 남성성, 이성애, 정상성, 생산성에 대한 타자로 위치 지워진, 즉 타자성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이때 타자성의 출발점은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르다. 그러나 여러 관점과 무관하게 문학과 예술의 동성애 재현은 의도적인 왜곡이나 상징을 통해 은폐 혹은 암호화하거나 위장하는 식의 간접적인 표현방식을 취하였다. 즉 가장과 신호 내지 표식을 통해 동성애를 감추면서도 은밀한 방식으로 노출하고 있다. 특히 미술과 달리 언어를 매체로 한 문학의 경우에는 텍스트에서 성 역할을 바꾼다거나 변장, 변신, 성전환 등의 모티브를 빌어 동성애적인 욕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남성성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언제나 남성의 자기 이미지 속에 마치 ‘거울 형상’과 같이 여성이 존재해온 것처럼 동성애 역시 이성애의 타자로서 전형적인 내지 규범적인 남성성을 공고히 하고 강화하는데 일조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동성애의 역사는 곧 타자의 역사임을, 그리고 동성애 담론 역시 확고한 젠더 이데올로기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1차년도 연구과정에서 당초 연구계획서에는 없었지만 새롭게 해석되고,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추가되었다.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Adelbert von Chamisso와 클레멘스 브렌타노 Clemens Brentano의 문학을 동성애적인 관점에서 ‘다시’ 읽고자 하는 시도가 그것이다. 그 결과 두 편의 학술논문을 추가로 발표할 수 있었다. 먼저 샤미소가 ‘그림자’ 모티브를 빌어 낙인찍힌 존재로서의 동성애자를 문학적으로 변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암호화된 서술방식을 통해 동성애를 은폐하고 위장함으로써 자서전적인 것을 허구화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기존 선행연구와 달리 샤미소의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Peter Schlemihls wundersame Geschichte>(1813)를 동성애적인 코드로 재해석한 이유는 ‘그림자 없는’ 주인공에 관한 짧은 기이한 이야기에서 19세기 시민사회에서의 동성애자의 위치를 예시적으로 포착할 수 있었으며, 당시 슐레밀과 그의 절친한 친구 루이 드 라 푸아예 Louis de la Foye가 주고받은 서신들이 그러한 논증을 충분히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브렌타노의 <가인 Der Sänger>(1801)에 나타난 ‘양성성 Androgynität’이 시문학적 원리로 작용하고 있음을 복화술적인 서술방식 및 상호텍스트성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그럼으로써 이분법적 젠더체계에 대한 위반의 욕망이 양성적 글쓰기 형태로 실현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동시에 젠더 질서가 어떤 방식으로 문학적으로 전도되고 있는지, 또 그 한계는 무엇인지를 밝힐 수 있었다. 하지만 브렌타노의 성 정체성과 관련한 개인사, 정신병력, 가족사 등 전기적인 측면에 연구의 초점을 두기보다는 브렌타노가 낭만주의 양성성의 이념을 구현하되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남성 작가로서의 위기 내지 남성 작가 주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에 기인할 뿐 아니라 ‘저자성 Autorschaft’과의 유희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히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두었다. 그 결과 <가인>에 이미 당시의 젠더질서를 문제시하고 그 경계를 교란시키려는 욕망이 서술방식을 통해 형상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2차년도 연구에서는 현대 독일문학과 미술, 영화를 중심으로 동성애가 사회 담론과 제도들에 의해 어떻게 식민화되어가고, 그것이 문학과 예술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되는가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당초 계획에 따라 2차년도에는 본 연구주제를 크게 문학, 미술, 영화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접근하고자 하였다. 2010년 1월 현재, 문학 및 영화와 관련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 2차년도 연구기간동안 동성애를 젠더적인 관점에서 고찰하면서 20세기 사진과 퍼포먼스에 나타난 ‘젠더 트러블’에 관한 연구가 먼저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사진과 퍼포먼스에 나타난 복장도착과 양성적 이미지 등 ‘젠더 트러블’의 양상을 버틀러의 젠더에 관한 논의를 토대로 고찰하고, 그것이 갖는 젠더 전복적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아울러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경계를 허물고 그 대안적인 형태를 모색하고자 한 버틀러의 논의가 예술에서는 젠더 패러디적 복장도착이나 퀴어적인 자기 발현 등의 형태로 수행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 영문
  • ...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과제는 독일문학과 미술, 영화에 형상화되고 있는 동성애를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학과 예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는 예나 지금이나 단연 ‘사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성애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성애’는 언제나 ‘어둠의 자식’처럼 그늘에 가려진 채 문학과 예술 속에서 은유나 비유와 같은 은밀한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은폐됨으로써 주변화되고 배제되어 왔다. 따라서 18세기 이후 독일문학과 예술에 나타난 동성애 관련 모티브를 젠더적 관점에서 고찰함으로써 동성애 재현의 역사를 살펴보는 작업은 독일 문학과 문화 연구는 물론 동성애에 관한 국내 학술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구 범위는 18세기 이후 독일소설과 미술, 영화에서 동성애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한정하였다. 본 연구는 동성애를 통해 각 시대별 성 질서의 확립과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논의를 고찰하고 동시에 젠더, 몸, 타자성 등의 개념 및 그것들의 상호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본 연구는 성 질서에 대한 전통적인 담론들에 대한 비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최근 젠더 논의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지금까지 배제되고 억압되어 왔던 몸에 대한 재평가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동성애의 문학 예술적 형상화 문제를 다루었다.
    첫째, 18세기 이후 독일 문학과 미술에서 표현되고 있는 동성애 모티브나 동성애적인 형상들을 중심으로 당대의 성 담론과 성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었다.
    둘째, 계몽주의를 거쳐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성애가 각 시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는가에 주목하였다. 이는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탄압되어 왔던 주변적인 것으로서의 동성애가 갖는 예술적 형상화 가능성 및 사회, 문화적 전복 가능성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 문학과 미술, 그리고 영화 속에서 동성애가 갖는 의미와 기능을 살펴보았다. 이는 각 예술장르의 고유성과 특수성에 따라 그 표현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동성애와 관련된 문학, 예술적 모티브들이나 그 형상을 최근의 젠더 논의와 관련하여 고찰하였다.

    주체와 정체성의 관계는 행위하는 개별 자아로서의 주체와 그 주체의 자기의식인 정체성으로 정의된다. 특히 정체성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의 집합으로, 반복적 실행을 통해 전형화되어 개별 행위들이 통일성을 갖게 한다. 본 연구는 자아에 대한 정체성이 사회 안에서의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형성된다는 전제가 계몽주의 이후 문학에서도 그 타당성을 지니는지, 또 그것이 문학과 예술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되고 있는지에 연구의 초점을 두었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문학을 통해 욕망의 탈주를 시도 한 대표적인 혹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연구되지 않은 몇몇 작품들을 분석함으로써 간헐적이고도 은밀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성애의 형상화 방식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18세기 전후의 젠더적 성질서가 어떻게 성립되었으며, 그것이 관철되고 고착되는 과정을 되짚어 보았다. 그 결과 인간 욕망의 흐름을 억압하고 절단하는 일종의 코드화된 장치로서의 사회적 인식과 담론을 고찰할 수 있었으며, 동성애가 갖는 본능적이고 생산적인 욕망이 사회 담론들과 제도들에 의해 어떻게 식민화되어 가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증명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독일 문학 및 문화학적 문학연구에의 기여

    동성애가 문학, 예술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되어 왔는가를 젠더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문학, 미술, 영화를 아우르는 학제 간 연구로서 인문학의 영역을 보다 확장시키고, 문학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젠더 이론적 관점에서 행해질 본 연구는 문학 텍스트에 나타난 동성애를 젠더적 성 질서와 그것의 재생산 과정 및 사회,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기존의 현대 독일 문학, 특히 토마스 만이나 헤세의 문학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연구 분석과는 달리 동성애 문학에 관한 총체적이고도 심도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동성애 문제는 현재 사회학 못지않게 여성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일 문화나 문학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그것을 철저하게 파헤쳐 종합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체계화시킨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독일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연구들이 역수입된 이론이거나 극히 제한된 몇몇 작품 분석에 그치고 있다. 이에 동성애를 키워드로 살펴본 본 연구가 독일 문학과 문화의 이해는 물론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기초학문분야로서의 독문학연구를 다른 학문분야의 전공과 상호 연계하여 새로운 전공분야를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나아가 문화학적 문학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이슈 가운데 하나인 동성애 문제를 문학, 예술을 통해 통찰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점에 문학의 영역을 확장하는 발전적 가능성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인문학적 패러다임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2. 학제 간 연구로서의 의의

    본 연구는 젠더적 관점에서 출발하므로 여러 학제간의 연구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예컨대 동성애를 다룬 우리 문학은 물론 프랑스, 영국, 미국 문학과의 비교를 가능케 할 것이며, 현재 활발한 연구를 보이는 영화나 미술, 사진 등과의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이나 문화학, 심리학, 인류학 등 여타 학문과 연계한 연구 자료로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문학 분석의 방법론으로서 최근의 젠더 이론을 활용함으로써 문학연구의 방법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교양수업에서의 활용 및 강의 개발

    본 연구는 문학과 타 전공 간의 연계가능성을 부여하며 교양수업 강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수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많은 학생들이 동성애에 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좌를 희망하는 학생들 또한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동성애에 관한 열린 담론의 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동성애는 단지 사회학이나 여성학, 심리학 등에서만 논의되어야 할 문제는 결코 아니다. 이미 수많은 예술작품이나 영상매체를 통해 형상화되어 온 동성애 주제를 문학을 통해 접근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이미지나 형상을 토대로 한 형상화와 문자를 매개로 한 문학의 재현 및 그 수행과정을 비교 고찰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양강좌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독일문학 및 문화 강의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요컨대 ‘동성애와 문학’이나 ‘동성애와 독일문화사’ 독문학 수업에도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독일문학 외에도 다른 유럽문학이나 우리문학, 또는 동양의 문학과 비교, 분석하는 ‘비교문학’ 강의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이밖에 본 연구과제의 연구 범위를 다른 회화와 영화로 확대한다거나 최근 디지털 멀티미디어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게임, 뮤직비디오, 광고 등과의 연계작업도 적극 모색해 볼 수 있다. 즉 여러 분야의 전공자가 동시에 강의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문학과 다른 문학 전공자들이 ‘동성애’라는 주제 하에 협동강의를 함으로써 다른 학문분야의 접점과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다.
  • 색인어
  • 동성애, 문학, 미술, 영화, 젠더, 몸, 성담론, 성질서, 양성성, 성전환, 변신, 변장, 복장도착, 환상문학, 낭만주의, 젠더 패러디, 수행성, 주디스 버틀러, 수잔 보르도, 게자 린데만, 헬쿠트 플레스너, 로버트 코넬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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