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수의 목적은 호주의 자국어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언어 교육으로서 미디어 교육의 실현 양상과 재외동포 대상 한국어 교육이 실시되는 실태와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발전과 한국어 보급을 위해 내용이나 방법 면에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
이 연수의 목적은 호주의 자국어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언어 교육으로서 미디어 교육의 실현 양상과 재외동포 대상 한국어 교육이 실시되는 실태와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발전과 한국어 보급을 위해 내용이나 방법 면에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다.
호주의 자국어 교육과정의 내용 중 우리나라의 교육과정 개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 중의 하나는 ‘영역’ 체계에서 파생된 ‘교육 내용’ 측면이다. 호주 연방 자국어 교육과정의 영역은 ‘말하기와 듣기, 읽기와 보기, 쓰기’의 3영역 체계이다. 주목할 것은 읽기에 ‘보기’를 추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텔레비전, 영화, 광고, 라디오, 신문, 잡지, 만화, 사진 등 매스 미디어가 학생들의 인지와 정서 그리고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결과이다. 즉 다양한 매체를 읽기라는 이해 영역에서 통합적으로 수용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호주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수준 높은 매스 미디어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 정책도 잘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 매체를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미디어 교육 체계도 매우 우수하다. 1989년 호주 연방 정부 교육부와 각 주 정부 교육부 간의 협의를 통해 호주 교육 위원회에서 미디어 교육을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이미 약 20년 전부터 미디어에 대한 교육이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실시되다 보니 미디어 교육 체제 및 운영 면에서 질적으로 높은 수준에 달해 있다. 각 주가 독립적인 교육 자치권을 행사하는 호주는 주별 특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모든 지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교육을 폭넓게 실시하며, 교육 기관, 방송 관련 기관, 사회단체 및 학계의 공조를 통해 교수법 및 교재 개발, 교사 연수, 관련 조사 및 연구 등이 활발한 편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정안은 호주의 미디어 교육에 관한 흐름을 반영하였다. 미디어 교육과 관련된 영역을 따로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 안에 미디어 교육 요소를 많은 부분 수용하였다. 미디어 교육 분야에서 앞선 호주의 교육과정 실현 양상을 분석한다면, 교육 내용이나 방법, 평가 등 많은 부분에서 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호주의 자국어 교육과정이나 언어 교육으로서 미디어 교육 실현 양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호주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연구에 덧붙여 한국어의 위상을 고취하고 한국어의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반드시 연구되어야 할 분야가 있다면 재외동포 대상 한국어 교육의 현황과 실태의 파악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현황이나 실태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정규 학교를 중심으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보급시키는 노력들이 어느 정도의 결실을 거두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가적 위상을 정립하고 한국어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과정은 해외의 ‘한국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이다.
재외 동포 교육은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한 해당 국가 안에서 잘 적응하고 능동적인 사회 참여를 통하여 한국과 해당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제적인 역군을 키워내는 것을 2차적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한국어’이며, 한국어를 매개로 하여 모국의 사회,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신장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의 보고에 따르면, 호주에는 84,316명의 재외 동포가 있으며, 재외 동포를 위한 한국어 교육 기관으로 설립된 학교의 수는 한국교육원 1곳, 한글학교는 58곳이 있다. 호주에 설립된 58개의 한글학교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학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육적 관심에서 벗어나 있으며, 그곳에서 어떤 형태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국내에 보고된 바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현지 교육 기관의 수만 파악하고 있을 뿐,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수준, 사용하는 교재, 가르치는 교사의 수준, 수업 시간 등 한국어 교육의 실태와 현황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2세, 3세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호주 사회의 교육·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한국인과 한국어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호주 내 교육 기관의 한국어 교육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