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①친환경농산물 생산에서 노동의 성별분업, ②유통에서의 젠더관계 ③소비에서 젠더의 역할이라는 연구주제들을 다루었다. 진주 밀양지역을 중심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의 방법을 통하여 1,2차 년도에서는 경남, 진주·밀양지역에서 친환경농산물의 노동, 유 ...
이 연구에서는 ①친환경농산물 생산에서 노동의 성별분업, ②유통에서의 젠더관계 ③소비에서 젠더의 역할이라는 연구주제들을 다루었다. 진주 밀양지역을 중심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의 방법을 통하여 1,2차 년도에서는 경남, 진주·밀양지역에서 친환경농산물의 노동, 유통의 문제를 정농회와 비교·분석하고, 3차년도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생협조합원을 비교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증가에 따른 농가의 다양한 노동 분업의 스펙트럼을 확인하고, 농가 내 성별 노동 분업과 일상생활을 다루었다. 구체적으로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에서 이루어지는 성별 노동 분업의 양상과 생산농가의 어려움, 농사일 만족도, 여가 및 농가 내 부부의 의사결정 등을 다루었다.
노동의 성별분업 양상을 보면, 진주·밀양지역은 성별 노동분업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주목할 만한 사례로 진주·밀양지역의 경우 농작물 수확과 선별작업을 외주를 주는 형태도 발견되었다. 이런 분업화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소득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었다. 이에 반하여 정농회는 성별 경계가 약화되거나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기술교육보다는 의식교육을 강조하였다.
유통과정에서 젠더관계를 보면, 진주·밀양지역은 정농회와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정농회의 경우에 전반적으로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정기연수회, 여성연수회를 통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식 및 정보를 공유하였다. 이런 지식과 정보는 상품의 부가가치화 및 직거래 등 교류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이에 반하여 진주·밀양지역의 여성농업인들은 경영보다는 생산노동에 집중하는 한국농업의 전형적인 참여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농회 여성회원들은 네트워크를 통하여 다양한 지식 및 정보교류를 하는 반면에 진주·밀양지역은 일부 농가를 제외하고 이와 같은 교류는 아직 나타지 않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소비에서 젠더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생협조합원을 대상으로 일본과 한국을 비교분석하였다. 한국의 경우는 부산한살림과 부산동래생협이며, 일본은 고베도시생활생협이다. 설문의 주요 내용은 가입동기, 물품만족도, 생협만족도, 생협활동참여도, 대안적 소비양식 등이었다. 분석결과, 부산한살림이 동래생협과 고베도시생활생협보다 대안적 소비양식을 더 많이 수용하였다. 즉 먹거리 생산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직접 표시하고, 요리할 때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비싼 옷이나 화장품보다 좋은 먹거리 구입을 더 우선하고,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우선 구입하며, 일회용품이 편리해도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부산한살림이 동래생협 및 고베도시생활생협보다 대안적 소비양식을 더 수용하는 것은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의 정체성을 추구하며, 조합원 확대보다는 독자적인 물류를 강조하고, 생산자와 교류하며 공생하는 철학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점은 부산한살림이 생산자와 교류가 가장 활발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부산한살림은 대안적 소비양식 수용 및 생산자 교류가 높았다. 특히 한 살림의 경우에 물품을 선택할 때 생산자에 대한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반면에 동래 및 고베도시생활생협은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선택에 대한 이런 차이는 생산자와의 교류의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결과를 통하여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동에서 성별경계의 약화를 통한 여성의 참여 증대, 경영참여를 통한 유통과정의 적극적 개입 등이 요구되며, 여성네트워크를 통한 의식교육, 생산자이해와 교류, 소비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