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과학은 과거 사람들이 남긴 유물의 자연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과거의 생활상 및 문화를 복원하는 학문이다. 최근 국제적인 고고학 연구에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와의 학제간 연구를 통해 다양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과거사를 조 ...
고고과학은 과거 사람들이 남긴 유물의 자연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과거의 생활상 및 문화를 복원하는 학문이다. 최근 국제적인 고고학 연구에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와의 학제간 연구를 통해 다양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과거사를 조명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다각적인 복원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학제간의 연구는 보다 정확한 연대측정,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의 환경, 생태, 그들의 질병, 식생활, 영양상태, 그들이 사용했던 도구들의 제작과정과 산지추정 나아가 인류의 진화와 적응과정 등 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고고학의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이는 우리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고고학에서 놓쳐왔던 중요한 정보들을 추출할 수 있기에 독립적인 학문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고과학분야의 기본 지식을 익힐 수 있는 ‘현대고고학 특강-고고과학입문’ 과목을 학부 전공선택과목으로 개설하여, 고고과학 분야인 분자생물고고학, 연대측정, 재료공학분야를 강의할 예정이다. 또한 분자생물고고학 중에서도 인골을 이용한 ‘고고학연구법 특강-골화학 분석고고학’은 고식생활과 사회상 복원에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보다 심도깊은 접근을 위해 대학원 전공선택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인골은 과거 사람들이 남긴 유물들 중에서도 고식생활, 생계경제, 고환경, 인류의 기원, 고인구학, 성별, 계급, 종교의식 및 기타 고고학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직접적인 음식물 섭취의 증거인 인골의 경우 살아있을 당시의 정보들이 추출될 수 있다면, 일상생활이나 농경의 시작과 같은 전이 시대의 식생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의 식생활 연구에 사용되었던 도구나 동식물유체, 유기 잔존물 분석을 통해서는 생산, 분배, 요리, 처분 등의 단계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음식물 섭취의 증거로 채택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고고학에서 토기, 석기, 청동기, 철기 등의 무기물의 연구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인골과 같은 자연유물은 간과된 것이 사실이다. 자연유물의 경우 과거 삶의 복원에 직접적인 증거가 될 뿐 아니라 고고학 자체의 학문 다양성이나 균형성을 위해서도 꼭 제대로 다뤄져야 할 분야이다.
이러한 기초적인 지식체계와 국제적인 연구 동향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 강의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인골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하여 직접 고식생활 복원을 하고자 한다. 성별, 연령, 시대와 지역에 따른 고식생활 분석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당시의 사회상과 문화를 복원하고자한다. 신라시대 유적의 경우 묘제와 부장품의 차이가 나는 인골이 발굴되었으며, 특히 주피장자, 부피장자, 순장자의 인골이 함께 발견된 경우 그 계급에 따른 식생활과 영양상태를 분석하는데 매우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한 유적인 ‘경산 임당동 유적’의 경우, 여섯개의 각각 다른 묘제에서 발굴된 피장자와 순장자의 인골에서 콜라겐을 추출하여, 이들의 탄소와 질소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과연 계급간에 식생활과 영양상태가 달랐는지, 달랐다면 얼마나 달랐는지에 관한 심도깊은 접근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