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종교(그리스도교)의 미학화 및 문학적 주제화는 정전의 텍스트성이 콘텍스트로서의 문학에 수용되면서 문학이 대면하는 구체적 현실에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콘텍스트로서의 문학이라 함은 비판적 수용과 재해석의 장으로서의 의미인데, 이는 성서의 ...
문학에서 종교(그리스도교)의 미학화 및 문학적 주제화는 정전의 텍스트성이 콘텍스트로서의 문학에 수용되면서 문학이 대면하는 구체적 현실에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콘텍스트로서의 문학이라 함은 비판적 수용과 재해석의 장으로서의 의미인데, 이는 성서의 텍스트적 의미가 현실성을 갖는 해석학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독일 독문학계에선 그동안 문학 테스트에 내재된 종교 윤리의 미학적 특성을 학문적 관심의 영역으로 수용하여 왔다. 심지어 무신론적 마르크스주의 작가 및 사회주의 문학 텍스트에 내장된 “숨겨진 영성”을 끄집어내려는 학제적 연구가 성취된 바 있다. 그러나 텍스트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문학인 독일문학과 신학 간의 학제 간 이론적 탐구는 우리 학계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독문학 연구 내에서 연구자 개인의 관심만으로 이러한 담론을 독자적으로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텍스트 이해의 근간을 이루는 인문학 연구로서 그 유비 관계에 대한 탐색은 나름의 의의를 갖고 있다고 본다. 이 흐름에 주목하여 본 연구에서는 종교 윤리성의 미학적·문학적 수용 및 해석 과정을 살피고 문학 텍스트에 내재한 윤리적 심미성 자체를 하나의 텍스트로 간주하면서 현실 상황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작가 중에서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를 비롯하여, 깊이 있는 향토적 심미성과 종교적 윤리성을 뚜렷이 구현함으로써 “근대의 고전주의자”(Klassiker der Moderne)라 평가받는 요하네스 보브롭스키(Johannes Bobrowski), 그리고 성서 텍스트와 역사문학에 천착한 슈테판 하임(Stefan Heym)의 작품을 중심으로 위에서 언급한 제반 문제들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브레히트의 문학에서는 “하느님의 형상의 창조자로서의 인간 이해”, 사회적 물음의 의미로 체화된 하느님에 대한 물음의 문제를 병립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이는 이미 풍성하게 수확된 브레히트에 관한 연구 성과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또한 보브롭스키의 문학에서는 억압받는 자, 낯선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신앙적 모태에서 잉태된, 행동하는 종교적 윤리성의 의미를 찾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분단 독일의 모순과 대면하면서 성서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슈테판 하임에 이르러서는 구약 전승에 대한 천착을 통해 기존 해석과 다른 관점, 즉 계몽주의 입장에서의 성서 비판과 현대신학의 탈신화적 성서 해석을 기반으로 한 문학적 사례를 추적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초점은 특정 종교와 문학과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데 있지 않다. 다만 종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진 브레히트 문학에서 허위의식에 복무하는 종교에 대한 그의 비판이 종교 본연의 내적인 영성과 진정성을 복원하는 데 있음에 주목함으로써 브레히트 이해의 차원을 제고하고 국내에 그리 소개되지 않은 보브롭스키와 하임의 문학에 나타난 종교 이해와 성서 해석의 문학적 수용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더불어 이 연구를 통하여 텍스트 자체에 대한 절대화, 교조주의적 자세를 지양하고 열린 텍스트성에 대한 이해를 인식케 하는 인문학 본연의 자세를 공유하게 하는 데 기여하면서 학제 간 연구의 한 사례를 제시하는 데에도 나름의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효과
(1)독일문학 연구의 지평 확장과 다변화: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종교 윤리성에 관한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라는 한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독일문학에 나타나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문제제기’, ‘종교윤리의 문학적 수용’과 같은 주제에 관하여 고찰함과 동시에 그동안 ...
(1)독일문학 연구의 지평 확장과 다변화: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종교 윤리성에 관한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라는 한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독일문학에 나타나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문제제기’, ‘종교윤리의 문학적 수용’과 같은 주제에 관하여 고찰함과 동시에 그동안 파편화되어 연구되어온 “독일문학과 유대정신”, “문학적 유토피아즘” 등의 담론 등을 총체적, 체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논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를 위해 성서텍스트와 문학텍스트의 해석 방법의 비교 연구도 함께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독일문학 내에서 인문학 교육의 교본으로서의 성서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론적 틀이 문학텍스트를 분석하는 고전적 문학연구 방법론의 방향성과 어떻게 유기적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비교연구의 가능성 타진에도 일조할 것이다. (2)텍스트 이해와 문학교육의 전범(典範) 제시-텍스트 연구의 내실화와 한국문학 연구와의 접목: 현재 대학을 중심으로 제도권의 문학교육이 처한 위기의 구체적인 원인은, 이미 담론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전통적인 문학텍스트 해석방법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또는 반대로 서구 문학이론에 대한 파편적인 수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런 위기의 탈출로서 문학텍스트 해석방법의 제 문제를 총체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올바른 문학교육에 밑거름이 되는 학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또한 종교를 주제 또는 소재로 하여 씌어진 한국문학 작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학과 문학의 방법론이 접목된 하나의 체계적인 방법론으로서의 문학 텍스트해석학은 부재했다. 본 연구는 성서텍스트의 해석자이기도 한 독일 작가들의 사례를 통하여 텍스트해석의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며, 이를 비교문화 관점에서 한국문학의 연구 및 창작 방법론에 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3)인문학 내 학제 간 연구의 전형 및 기틀 마련: 본 연구를 통해 현재 우리 학계에서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학제 간 연구의 사례를 제시하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성서신학과 문학은 텍스트를 연구대상으로 다루는 인문학의 주요 분야이면서도 별개의 학문 분야로 취급되어 왔다. 본 연구는 종교적 교의의 학문으로서의 신학이 아니라, 인문학의 핵심 분야인 성서학과의 생산적인 관계를 기초로 텍스트해석의 새로운 관계성을 정립하는 데 의미를 두겠다. 현재 인문학의 여러 영역에서 회자되고 있는 문학텍스트 해석방법론에 관한 복수의 쟁점을, 학제 간 연구를 통하여 텍스트해석의 총체적 방법론의 구성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 부합하는 새로운 학제 간 연구의 방법론을 정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독교 신학의 전통에 뿌리내리고 있는 서양문학이 문학 고유의 가치만으로 평가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며, 문학텍스트에 내재된 신학적 속성에 대한 이해 없이 문학의 효용성과 교육적 효과를 운위한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이러한 대화적 관계를 기초로 한 새로운 문학해석 방법론을 통하여 인문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면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그 위상이 격하된 문학텍스트의 위상을 학문적으로 제고하고 텍스트의 교육적, 계몽적 기능에 대해 재인식함으로써 그간 침체일로에 치달았던 문학 연구의 필요성을 사회에 각인시키고자 한다. (4)연구결과의 교육 활용: 아울러 인문학 텍스트의 교본으로서의 성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기여하고, 문학작품 내에서 그 성서 메시지의 역사성과 의미들이 어떻게 체화되었는지에 대해 개관함으로써 독문학비평 및 독일 문예학의 이론적 지평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독문학(인문학) 전공 및 교양 강좌로서의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각 대학들 내에 개설된 기존 ‘성서와 문학’, ‘문학과 종교’ 등의 강좌가 작품 혹은 텍스트를 기준 없이 아우르며 지나치게 교의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요약
(1) 종교적 윤리성의 미학적 수용: 종교의 미학화 테제는 독일문학 유산을 새로이 수용하는 한 부분으로 의미를 갖는다. 서독 문학계에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하여 제도권 교회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반면 사회주의권 문학은 유토피아적 지향에 기대어 성서의 텍스트를 ...
(1) 종교적 윤리성의 미학적 수용: 종교의 미학화 테제는 독일문학 유산을 새로이 수용하는 한 부분으로 의미를 갖는다. 서독 문학계에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하여 제도권 교회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반면 사회주의권 문학은 유토피아적 지향에 기대어 성서의 텍스트를 현재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무신론적 문학에 내재한 익명의 영성 혹은 성서 메시지의 진정성”을 함께 찾는 작업을 위해서도 유의미하다. 유물론적 작가들이 무신론적 관점을 취했을지라도, 성서는 이들의 문학적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들이 제기한 것은 종교윤리의 허위의식의 기능, 현실 변혁을 추동하지 못하는 신앙, 지배 이데올로기에 복무하는 신앙이다. (2)사회적 물음으로서의 신에 대한 물음(브레히트): 브레히트의 문학에서 독일 문학이론가들은 “내재된 신학의 언어”를 포착하고 “원시 공산주의와 초기 종교의 접점”을 읽기도 한다. 그리하여 브레히트는 “진정한 무신론자이자 익명의 유신론자”로 승화된다. 브레히트에게 성서의 기능은 거짓된 안정, 착취와 대안 없는 위로 그리고 기존 체제에 맞서는 메시지로 이해한다. 그의 작품에는 이기적 욕망을 위해 성서를 이용하려는 자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녹아 있다. 브레히트는 성서 텍스트를 ‘뒤집어 수용’함으로써 전유하면서 신앙을 철저히 “현실 속에서 어떤 기능을 하느냐”의 관점에서 파악하였다. (3)고백과 참회의 서정적 신앙의 문학(요하네스 보브롭스키): 요하네스 보브롭스키의 문학을 관통하는 테마는 역사적으로 변방에 머물러 고난을 겪은 동유럽 사람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데 집중되어 있다.(「레빈의 방앗간」,「리투아니아의 피아노」) “근대의 고전주의자”라 평가받는 보브롭스키는 비단 나치 집권기에 국한되지 않고, 독일인들이 주변 민족, 특히 동유럽 사람들에게 저지른 과오에 대한 고백을 작품 속에 표현하면서 “망각이라는 냇물을 가로막는 둑”으로서의 문학적 소명에 충실하였다. 그는 독일인들이 저지른 죄가 “씻을 수도 보상할 수도 없지만, 문학을 통한 고백과 화해의 노력”을 시도한 작가였다. 억압받는 자, 낯선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애정은 신앙적 모태가 된 <독일 고백교회>의 정신적 세례에 의한 것으로 사회 지향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행동하는 종교 윤리로 발전되었다. 보브롭스키는 가난한 자들의 근원적인 이데올로기로서의 종교 이해에 바탕을 둔 종교의 역사적 책무에 대한 비판적 논쟁을 시도하고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윤리성이「자르마트 시대」와「프루찌의 비가」와 같은 시에서는 고난 받는 사람들의 탄식과 애통의 선율로 흐르고 있다. (4)독일적 상황에서의 성서의 재해석(슈테판 하임): 분단독일의 모순과 대면하면서 성서 이야기를 문학적 소재로 삼은 슈테판 하임은 혁명 부재의 역사가 민중의 의식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었는지에 관한 성찰을 문학의 화두로 삼았다. 슈테판 하임은 성서에서 전통적인 성서 해석을 뒤집어 전혀 다른 시각에서 성서를 읽게 한다. 그의「다윗 왕에 관한 보고서」는 구약시대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철저한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씌어진 소설로 그는 성서신학자 못지않은 역사적 고증과 성서해석을 통해 독일적 비극의 역사성을 깊이 있게 천착하였다.「아하스페어」에서 하임은 추상적인 하느님 나라에 집착하며 현실 변혁을 외면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5)신율적 심미성의 문학적·윤리적 이해: 이성과 자아가 스스로 판관이 된, 일탈한 자율에 대한 성찰은 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타율과 자율의 경계를 넘어선 그 무엇, 강요된 힘으로서의 타율(Heteronomie)로 작용했던 “신율”(Theonomie)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요구받고 있다. 문학에서 종교 윤리의 미학성을 주제로 다룰 때 탐색해야 할 유의미성은 자율적 이성에 근거한 신율적 심미성일 것이다. 이성을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자율이 본래 신의 말씀과 뜻에 맞서지 않는다는 의미, 즉 “피조적 선에 관해 갖는 이성적 사유”이기에 신의 메시지는 올바른 이성의 자율, 고백의 역사 이해, 변혁적 현실 인식을 위한 해석적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위 세 작가의 문학에 나타난 성서 텍스트의 재해석을 통해 신적인 관념을 구체적 현실 속에서 체화하려는 현대 독일문학의 단면을 포착하면서 성서의 이야기들이 휴머니즘적 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대안적, 비판적 매개로(브레히트), 고통의 역사에 대한 참회의 고백과 어우러진 서정적 신앙의 문학으로(보브롭스키), 성서의 역사가 당대 독일을 위한 변혁의 에토스로 작용한 해석학적 텍스트성으로(하임) 체현된 문학적 사례를 살필 것이다.
한글키워드
종교적 심미성,요하네스 보브롭스키,익명의 영성,
신율적 심미성,베르톨트 브레히트,성서 텍스트와 문학 텍스트,슈테판 하임,성서의 문학적 해석,고백의 문학
영문키워드
Literatur of confession,Bertolt Brecht,Text,Literary Context,Religious Aesthetics,Anoymous Inspiration,Stefan Heym,The theonomical Aesthetics,Literary interpretation of Bible,Johannes Bobrowski,Bible-Text&Literary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브레히트가 무신론자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상 신학논쟁에서 과연 무신론이 무엇인지 그 개념은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저명한 문학평론가 한스 마이어는 브레히트가 "그리스도 ...
브레히트가 무신론자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상 신학논쟁에서 과연 무신론이 무엇인지 그 개념은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저명한 문학평론가 한스 마이어는 브레히트가 "그리스도교의 논거에서 마르크스주의 테제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브레히트의 문학에 스며있는 ‘하느님에 대한 물음’은 언제나 ‘사회적 물음’으로 이해되고 있다. 브레히트는 종교 자체의 내적 본질이나 하느님의 실존 혹은 신앙 자체는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종교적 인간들의 행동"이었다. 그렇기에 작품을 통해 브레히트는 "시대의 특정한 상황 속에서의 종교적 행동의 결과를 찾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의 극작품 <성 요한나>는 그리스도인들의 성서 왜곡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며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역시 하느님 앞에서 인간의 생명과 죽음을 상대적인 가치로 전락시키며 추악한 탐욕을 종교의 이름으로 미화하는 인간적 욕망에 대한 고발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성서를 사회의 거짓된 안정, 착취와 대안 없는 위로 그리고 기존 교회체제와 국가체제에 맞서는 메시지로 재해석하면서 자본권력과 종교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성서의 메시지와 예수를 남용하고 곡해하는 행태를 극작품을 통해 폭로하고 있다. 요하네스 보브롭스키는 동유럽 사람과 유대인에게 자행한 독일인들의 죄를 인식시키는 것을 자신의 창작활동의 목적으로 삼았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보브롭스키는 자신이 그리스도교적 작가로 일컬어지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그의 문학에서는 억눌린 사람, 독일 민족에 의해 억압과 고통을 당한 다른 민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려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결단이 엿보인다. 특히 그의 문학에는 종교가 이념이나 도그마로서가 아닌 어린 시절 살았던 지역의 풍경과 민중들의 정서를 통해 깊게 어우러져 있다. 평화로운 동유럽 시골마을에서의 안온한 추억과 포근했던 종교적 정서, 그리고 라틴어와 희랍어 문학 원전과 음악과 예술의 향기는 그의 문학과 문학적 세계관을 살찌웠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독일인들이 동유럽 이웃 민족에게 강요한 죄에 대한 공범 의식을 갖게 했고 고향 개념을 확장시켰으며 서서히 사회 지향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행동하는 그리스도교윤리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문학적, 윤리적 책무의식은 가난한 자들의 근원적인 이데올로기로서의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책무에 대한 비판적 논쟁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탐욕과 사욕을 위해 저지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종교와 신앙을 수단으로 삼은 선조의 악행에 대한 고백과 참회의 문학인 <레빈의 방앗간>은 작가 보브롭스키의 이 문학세계를 가장 잘 드러낸 대표작이다. 슈테판 하임의 문학에는 항상 좌절된 혁명과 혁명적 이상의 실패라는 문제가 깊게 배어 있는데 이는 정치적, 종교적 이데올로기와의 논쟁으로 연결된다. 그는 <라살레>에서 이상적인 사회주의 작가 페르디난트 라살레에 관한 재조명을, <라덱>에서는 유대인 볼세비키 혁명가의 좌절과 실패에 대한 회한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문학에서는 항상 성서의 사건과 줄거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성서신학자 못지않은 역사적 고증과 성서해석을 통해 당대 독일 사회뿐만 아니라 독일적 비극의 역사성을 깊이 있게 천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하스페어>에서 하임은 작중 인물인 아하스페어의 입을 빌려 추상적인 하느님 나라에 집착하며 현실 변혁을 외면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도 역시 <다윗 왕에 관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신구약성서에 대한 탈신화적, 민중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회학적 성서해석의 문학적 시도가 엿보인다. 그의 문학작품에서 하느님은 역사 속에서 행동하며 이 세상의 변화와 더 나은 세계로의 변화를 앞장서서 이끄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으며 부정적인 신화적 인물인 아하스페어를 변화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실천적 행동을 촉구하는 인물로 새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 하임은 구체적인 역사적 존재인 예수와 메시아로서의 그리스도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그리스도교 신앙의 추상화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다. 즉 구체적인 사건을 다시 환기시키고, 역사적이고 현세적인 관계를 환기시킴으로써 역사적 사건에서 초월적인 도그마로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영문
Aesthetic acceptance and Literary interpretation of Religious ethics - with an emphasis on litearture of B. Berecht and J. Bobrowski, S. Heym.
Aesthetic acceptance and Literary interpretation of Religious ethics - with an emphasis on litearture of B. Berecht and J. Bobrowski, S. Heym.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독일문학에서 종교, 특히 그리스도교를 토대로 한 여러 주제와 사건들은 문학적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재구성된다. 근대에 이르러 헤르더 J. G. Herder가 성서를 문학의 관점에서 고찰한 이래, 성서의 문학적 고찰은 성서의 소재와 주제 그리고 인물들의 각색에 대한 소재 ...
독일문학에서 종교, 특히 그리스도교를 토대로 한 여러 주제와 사건들은 문학적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재구성된다. 근대에 이르러 헤르더 J. G. Herder가 성서를 문학의 관점에서 고찰한 이래, 성서의 문학적 고찰은 성서의 소재와 주제 그리고 인물들의 각색에 대한 소재사적, 모티브사적 연구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갈등을 투사하는 공간으로의 응용으로까지 진전되었다. 20세기 현대 독일문학에서 성서의 테마는 제도권 교회와의 비판적 논쟁뿐만 아니라, 근본주의적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렇듯 “그리스도교의 문학적 주제화 eine literarische Thematisierung christlicher Religion”는 문학적 해석지평의 한 축을 이루며 특히 독일 정신사에서 그리스도교의 미학화는 고전주의 수용의 한 부분으로 승화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사회주의권 문학에서조차 그리스도교는 “사회주의적 유토피아의 보존자”로서 소위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보존하기 위한 종교의 새로운 수용과 재해석 시도가 있어 왔다. 본 연구과제(종교 윤리의 미학적, 문학적 수용과 해석: 베르톨트 브레히트, 요하네스 보브롭스키, 슈테판 하임을 중심으로)는 이런 맥락에서 먼저 종교적 윤리성의 미학적 수용에 관한 개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세 명의 작가와 그 문학에 나타난 위 주제를 탐색하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삼고 있다. 먼저 브레히트 Bertolt Brecht의 <도살장의 성 요한나>와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물음으로서의 신에 대한 물음’이라는 주제를, 시대를 초월하여 억압받는 민중의 정서를 토착적으로 그려낸 서정적 음유작가 요하네스 보브롭스키 Johannes Bobrowski의 <레빈의 방앗간>을 중심으로 ‘고백과 참회의 서정적 신앙의 문학’을, 마지막으로 ‘영원한 이단자’라 불리며 역사적 문제와 성서의 전승에 천착한 동독의 반체제 작가 슈테판 하임 Stefan Heym의 <아하스페어>를 비롯한 작품에 포착된 주제들을 ‘독일적 상황에서의 성서의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고찰하는 것이다.브레히트가 무신론자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상 신학논쟁에서 과연 ‘무신론 Atheismus’이 무엇인지 그 개념은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성서는 어렸을 때부터 브레히트의 사유와 문학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저명한 문학평론가 한스 마이어 Hans Mayer는 브레히트가 “그리스도교의 논거에서 마르크스주의 테제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브레히트의 문학에 스며있는 ‘하느님에 대한 물음 Gottesfrage’은 언제나 ‘사회적 물음sozilae Frage’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렇기에 브레히트를 일컬어 어느 평론가는 “진정한 무신론자이자 익명의 유신론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더불어 브레히트는 종교 자체의 내적 본질이나 하느님의 실존 혹은 신앙 자체는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종교적 인간들의 행동”이었다. 그렇기에 작품(특히 극작품)을 통해 브레히트는 “시대의 특정한 상황 속에서의 종교적 행동의 결과를 찾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브레히트는 성서를 ‘위로의 책 Trostbuch’으로 보는 것을 비판하면서 특정한 의도를 갖고 종교의 본원적 의미와 성서의 내용을 곡해하고 남용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의 극작품 <성 요한나>는 그리스도인들의 성서 왜곡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며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역시 하느님 앞에서 인간의 생명과 죽음을 상대적인 가치로 전락시키며 추악한 탐욕을 종교의 이름으로 미화하는 인간적 욕망에 대한 고발이다. 그러므로 이 주제와 관련하여 그의 작품에서 비판하는 것은 하느님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닌 어떤 상황 속에서 하느님을 자의적으로 내세우는, 종교적 인간들의 오래된 잘못과 타성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성서를 사회의 거짓된 안정, 착취와 대안 없는 위로 그리고 기존 교회체제와 국가체제에 맞서는 메시지로 재해석하면서 자본권력과 종교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성서의 메시지와 예수를 남용하고 곡해하는 행태를 극작품을 통해 폭로하고 있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1) 독일문학 연구의 지평 확장: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종교 윤리성에 관한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라는 한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독일문학에 나타나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문제제기’, ‘종교윤리의 문학적 수용’과 같은 주제에 관하여 고찰함과 동시에 그동안 파편화 ...
(1) 독일문학 연구의 지평 확장: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종교 윤리성에 관한 문학적 이해와 수용이라는 한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독일문학에 나타나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문제제기’, ‘종교윤리의 문학적 수용’과 같은 주제에 관하여 고찰함과 동시에 그동안 파편화되어 연구되어온 "독일문학과 유대정신", "문학적 유토피아즘" 등의 담론 등을 총체적, 체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논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는 독일문학 내에서 인문학 교육의 교본으로서의 성서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론적 틀이 문학텍스트를 분석하는 고전적 문학연구 방법론의 방향성과 어떻게 유기적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비교연구의 가능성 타진에도 일조할 것이다. (2) 텍스트 이해와 문학교육의 전범제시: 이 연구를 통해 문학텍스트 해석방법의 제 문제를 총체적이고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시대 흐름에 맞는 올바른 문학교육에 밑거름이 되는 학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또한 신학과 문학의 방법론이 접목된 하나의 체계적인 방법론으로서의 문학 텍스트해석학은 부재했다. 본 연구는 성서텍스트의 해석자이기도 한 독일 작가들의 사례를 통하여 텍스트해석의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며, 이를 비교문화 관점에서 한국문학의 연구 및 창작 방법론에 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3) 인문학 내 학제 간 연구의 전형 및 기틀 마련: 본 연구를 통해 현재 우리 학계에서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학제 간 연구의 사례를 제시하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성서학과 문학은 텍스트를 연구대상으로 다루는 인문학의 주요 분야이면서도 별개의 학문 분야로 취급되어 왔다. 본 연구는 종교적 교의의 학문으로서의 신학이 아니라, 인문학의 핵심 분야인 성서학과의 생산적인 관계를 기초로 텍스트해석의 새로운 관계성을 정립하는 데 의미를 두겠다. 현재 인문학의 여러 영역에서 회자되고 있는 문학텍스트 해석방법론에 관한 복수의 쟁점을, 신학과 문학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하여 텍스트해석의 총체적 방법론의 구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학제 간 연구의 방법론을 정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4) 연구결과의 교육 활용: 본 연구과제의 수행을 통하여 인문학 텍스트의 교본으로서의 성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기여하고, 문학작품 내에서 그 성서 메시지의 역사성과 의미들이 어떻게 체화되었는지에 대해 개관함으로써 독문학비평 및 독일 문예학의 이론적 지평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독문학(인문학) 전공 및 교양 강좌로서의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각 대학들 내에 개설된 기존 ‘성서와 문학’, ‘문학과 종교’ 등의 강좌가 작품 혹은 텍스트를 기준 없이 아우르며 지나치게 교의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5) 기타사항: 국내 독문학계에서 도외시된 하나의 테마로서 작가와 문인들의 문학적 세계관에 내재한 종교적 심성, 종교 미학적 심미성 자체를 하나의 텍스트로 간주하면서 그들이 대면한 각각의 현실, 각각의 콘텍스트에서 그러한 종교적 심미성이 어떻게 육화되어 형상화되어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그동안 독일의 신학적 논거가 한국의 신학이론을 풍성하게 한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에른스트 블로흐 Ernst Bloch, 칼 바르트 Kral Barth, 위르겐 몰트만 Jürgen Moltmann의 신학은 한국 신학계의 이론적 젖줄로서 지대한 영향을 행사하였으며, 또한 현대 독일문학은 블로흐의 이론적 사유에 크게 빚지고 있다. 그럼에도 독일문학과 신학의 이론적 탐색이나 실천적 조응에서 동떨어진 채 생산적인 유비 관계를 맺지 못하였다. 이 연구 과제는 이러한 문제성을 인식케 하는데 일조할 수 있는 단초가 되리라 기대한다.
색인어
그리스도교의 미학화, 문학과 성서해석, 고백의 문학, 베르톨트 브레히트, 요하네스 보브롭스키, 슈테판 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