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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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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8-332-A00015
선정년도 2008 년
연구기간 1 년 (2008년 07월 01일 ~ 2009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장규식
연구수행기관 중앙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지성계에 새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자유주의 담론의 역사적 전제로서,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자유주의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을 지성사와 사상사의 측면에서 분석 검토해 보려 한다.
    자유주의는 한국의 근대형성기에 서구의 근대를 대표하는 사상 이념으로 수용되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근대 지성 가운데 국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위, 능력에 따른 자유로운 사회이동과 개인주의, 법 앞에서의 만민 평등과 자유 경쟁, 사유재산권의 보호 등으로 요약되는 자유주의의 이념적 지표를 제대로 내면화한 경우는 드물었다. 서구 근대사상 일반을 대표하는 이념으로서의 자유주의와 그 가치를 실제로 내면화한 자유주의자 사이에 존재했던 이같은 틈새는 해방후 좌우익의 이념 갈등이 분출하는 속에서 더욱 확대되어 나타났다.
    냉전체제하에서 자유민주주의는 공산주의에 맞서는 우익세력 일반의 이념적 정당성의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것은 냉전적 반공주의의 이념적 외피라 할, 진영 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민주주의'로, 자유주의자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다수 자유주의자들이 공산당 일당 독재와 폭력혁명론을 비판하며 반공주의를 받아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과 사상의 자유라는 자유주의 원론에 입각해 우익의 몰이성적 반공주의와 사상탄압을 비판한 경우도 있었다. 냉전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자의 그것을 개념 범주상으로 구별해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한국의 자유주의와 반공주의, 자유주의자와 우익 사이에는 맞물림 못지 않게 엇물림 또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 방면의 생산적 논의를 위해 해방후 이른바 반공이데올로기의 외피로 등장한 자유민주주의론과 자유주의 지식인의 주의 주장을 나누어, 한국 자유주의의 역사적 성격과 특질에 다가가고자 한다.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자유주의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을 검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자유주의의 개념 범주와 역사성을 보다 분명히 함으로써 현재 진행중인 자유주의, 보수-진보 논쟁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 기대효과
  • 1)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에 관한 연구를 통해 본 연구자는 먼저 한국 자유주의의 역사적 실상과 성격, 특질 및 한계에 대해 실증에 바탕한 보다 깊이있는 이해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자유주의의 문제는 학술적 토론보다는 정치적 논쟁의 주제였다. 그 결과 냉전적 반공주의의 이념적 외피라 할 체제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자의 자유민주주의론이 개념 범주상으로 구별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혼용되어 생산적인 논의를 어렵게 했다. 작금의 자유주의, 보수-진보 논쟁 과정에서 반공이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요소인 것처럼 포장되고, 개발독재와 국가자본주의의 총아라 할 재벌체제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옹호되는 사례는 그같은 혼란의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자유주의 지식인에 초점을 맞춰 한국 자유주의의 역사적 실상을 규명하려는 본 연구가 자유민주주의를 둘러싼 생산적 논의에 하나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더불어 본 연구자는 역사학의 실증적이고 귀납적인 방법론을 동원해 해방후 한국 자유주의의 전체상을 밝혀 나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역사학과 정치학 분야의 학제간 연구의 기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자유주의에 관한 연구는 정치학 분야를 중심으로 서구 학계의 자유주의 논의를 한국에 적용하는 방향에서 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새로운 이론과 참신한 발상에 실증의 무게가 더해지지 못함으로 해서 한국 자유주의의 전체상보다는 특정한 부분만이 부각되어 조명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에 유교를 공동체주의 또는 개인주의에 대입시키려는 시도에서도 부분적으로 나타나듯이, 역사적 컨텍스트에 바탕하지 않은 자유주의의 한국적 특질 규명은 자칫 공허한 논의로 빠져들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자유주의에 대한 실증적이고 귀납적인 접근은 정치학계와의 학제간 연구의 기초를 제공하면서 이 방면 연구를 한층 풍성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3) 다음으로 본 연구자는 이번 연구가 한국 현대 지성사의 사상적 계통을 체계화하는 데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해방후 지식인들을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에 따라 보수-진보, 수구-개혁, 분단-통일, 반공-용공 등의 이분법적인 틀로 나누기 보다, 사상적 입각점에 따라 자유주의, 보수주의, 국가주의, 무정부주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 등으로 계통화해서 분류하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상적 입각점과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해 각각의 사상이 갖는 역사적 특질을 규명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 지성사의 사상적 계통을 잡아 나가려 한다. 같은 반공주의라 해도 친일파의 그것과 국가주의자의 그것과 자유주의자의 그것이 갖는 역사적 맥락과 지향은 하나같을 수 없고, 같은 좌우합작론이라 해도 자유주의자의 그것과 국가주의자의 그것과 사회민주주의자의 그것이 갖는 지향이 하나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의 자유주의 지식인을 대상으로 그 지성사적 위치를 규명하려는 본 연구가 한국 현대 지성사를 사상적으로 계통화하는 작업에 하나의 선례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 연구요약
  •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다시금 지성계에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자유주의 담론의 역사적 전제로서, 해방후 미군정기의 대표적 자유주의 지식인 집단이었던 흥사단 계열 지식인들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을 지성사와 사상사의 맥락에서 분석 검토하려 한다.
    해방직후 미군정하에 흥사단 계열은 경무부장 조병옥, 경무부 수사국장 최능진, 문교부장 오천석, 문교부 성인교육국 부국장 황애덕, 농무부 차장 김훈, 농무부 농업경제과장 오익은, 상무부장 오정수, 상무부 상무국장 한승인, 보건후생부장 이용설, 노동부장 이대위, 운수부 차장 황희찬, 운수부 비행운수국장 강형섭, 공보부 차장 우대호, 인사행정처장 정일형, 사법부 총무국장 김용무, 충북지사 윤하영, 충남지사 황인식, 경북지사 최희송, 군정장관 행정고문 김동원 등의 면면이 말해주듯, 미군정 관료로 대거 참여하여 38선 이남 지역에서 새로운 국가건설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평안도 출신에, 기독교인이었으며, 미국유학을 다녀온 해방공간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지식인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미군정 관료로서 입안한 제반 정책과 주장은 이 시기 자유주의 국가건설 구상의 실체와 자유주의 지식인의 냉전인식을 살피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군정기의 대표적 이데올로그 집단이었던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을 분석 검토하면서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려 한다.
    첫째, 흥사단 출신 관료들이 주축을 이룬 미군정기와 이승만을 수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제1공화국기의 제반 정책에 나타난 연속과 단절의 측면이다. 일제하 미주 한인사회와 유학생계는 안창호를 중심으로 하는 흥사단계와 이승만을 정점으로 하는 동지회계로 나뉘어 각별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관서지방과 기호지방으로 각기 그 출신지역을 달리하였고,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에서도 일정한 차별성을 보였다.
    예컨대 미군정기와 제1공화국기의 교육정책은 그같은 차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흥사단계의 오천석이 문교부장으로 활약하던 시절 미군정의 교육정책이 자유주의 내지 민주주의 교육론에 그 기초를 두고 있었던 데 비해, 이승만 정권 출범후 초대 문교부장관을 지낸 안호상의 교육정책은 국가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었다. 양자의 입장 차이는 민주교육과 민족교육을 둘러싼 교육계 내부의 논쟁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해방후 우익진영 내부에 적지않은 이념적 편차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현실인식과 자유주의 국가구상을 검토 분석하는 가운데,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자유주의 지식인이 차지하는 위치를 규명해 보고자 한다.
    둘째, 자유주의와 반공주의 사이의 작용-반작용의 문제이다. 냉전체제하에서 자유주의와 반공주의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동일시되었지만, 자유를 우선시할 것이냐, 반공을 우선시할 것이냐는 논쟁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자유주의 지성은 '국가안보'와 개인의 자유, '반공'과 '반독재'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갈짓자 행보를 거듭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해방후 그같은 모습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였던 지식인 집단인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자유민주주의론과 냉전인식 사이의 작용-반작용 과정을 분석 검토하는 가운데, 한국 자유주의의 사상사적 특질을 규명해 보고자 한다.
  • 한글키워드
  • 한국 지성사,자유민주주의,자유주의 지식인,냉전인식,국가건설론,미군정,흥사단,체제 이데올로기,미국유학,이승만,제1공화국,우익,반공주의
  • 영문키워드
  • Liberal Intellectuals,anti-Communist propaganda,Korean Intellectual History,the Establishment Ideology,Studying Abroad in the U.S.,Rhee Syngman,the Young Korean Academy,the First Republic,the U.S. Military Government in Korea,Rightists,Nation-state Plan,Liberal Democracy,anti-Communism,the Understanding of the Cold War,Liberalism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국가건설 구상과 냉전인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며 정리한 내용 및 결과를 1) 해방후 흥사단계의 동향과 미군정 참여, 2) 해방정국과 냉전체제 인식, 3) 자유민주국가 건설 구상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흥사단계는 해방후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지식인 집단으로, 미군정에 참여하여 군정청의 실세로 활약하였다. 이 때 그들이 미군정청 관료로서 입안한 제반 정책은 자유주의가 해방후 남한사회에 주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기에 이르는 과정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따라서 당시 그들이 해방정국과 냉전체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들이 추구한 국가건설의 구상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체제이데올로기로서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반공주의와의 작용-반작용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다수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를 독재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로 규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민주주의-자유진영과 독재주의-공산진영이라는 냉전적 진영 논리를 이끌어내었다.
    미군정청 경무부장 조병옥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공격적인 반공 논리를 편 인물이었다. 그는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의 대결이라는 진영 논리에 기초해, 독재주의-민주주의, 국제주의-민족주의, 매국-애국, 친소-반소의 이분법적 틀로 해방정국을 인식하였다. 이 때 그는 자유주의보다는 반공 논리 위에 굳게 서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는 어떠한 타협과 합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반면 오기영은 사상의 자유를 내세워 반공주의를 비판하고, 미소협조와 좌우합작을 통한 통일독립국가의 건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좌우의 대립이 미․소의 알력을 한층 조장하는 한심한 현실 속에서 냉철한 이성으로 공정한 비판과 충고를 함으로써 양측의 합작을 도모하는 일이야말로 자유주의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자임하였다.
    이렇게 해방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흥사단계는 안창호가 민족유일당운동 당시 제시한 대공주의에 입각하여 민족의 통일과 자주독립을 이루려 한 도산 좌파와 반공 논리와 결합한 자유주의를 앞세운 도산우파 사이에 차이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주류적 입장을 차지한 것은 물론 도산우파였다.

    해방후 흥사단계가 미군정에 적극 참여하며 건설하려 했던 국가의 기본은 자유주의 원칙에 입각한 민주국가였다. 그들은 의회주의와 정당정치 원칙에 입각하여 견제와 균형을 기조로 하는 민주정부를 구상하였다. 국민들의 민주주의 경험이 거의 부재한 현실 속에서 그들은 그에 대한 계몽과 교육․훈련을 통한 민주주의의 생활화를 특히 강조하였는데, 그것은 그들의 국가건설론이 갖는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다음으로 경제건설과 관련해 그들은 생산증대를 통한 자립경제의 건설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그들은 국민개로주의를 통해 근면절약의 경제윤리를 확립하여 생산장려에 분투함으로써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들은 자유주의적 견지에서 전문경영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으로, 민주적 노동조합을 육성하여 자본가와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유도함으로써 경제의 민주화를 이루려 하였다. 그들의 국가건설 구상은 기본적으로 시민사회의 자율성에 기초해 있었는데, 다른 한편으로 건국 도정의 특수한 시대적 조건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그 원칙의 일부를 유보하기도 하였다. 물가폭등과 모리배의 발호를 막기 위한 경제통제정책과 계획경제론의 도입, 국가 주도의 유상매상 유상분배 토지개혁, 국립서울대학교설립안 등이 그러한 경우였다.
    끝으로 미군정기 흥사단계 지식인들에 의해 주로 입안된 국가건설과 관련한 제반 정책의 큰 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대체로 이어졌다. 그러나 단절의 측면 또한 적지 않았는데, 그것은 일차적으로 시민사회의 자율성 강화와 국민운동을 통한 권위주의적인 대중동원이라는 흥사단계와 이승만계의 서로 다른 국가건설 방식 또는 지향에서 비롯된 차이라 할 수 있었다.
  • 영문
  • Nation-state Plan and the Understanding of the Cold War among Liberal Intellectuals of Young Korean Academy under the American Military Regime


    1. The Young Korean Academy Group and American Military Administration in Korea

    2. Understanding of the Political Situation and the Cold War

    3. Nation-state Plan based on Liberal Democrac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흥사단계는 해방후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지식인 집단으로, 미군정에 참여하여 군정청의 실세로 활약하였다. 이 때 그들이 미군정청 관료로서 입안한 제반 정책은 자유주의가 해방후 남한사회에 주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기에 이르는 과정의 일단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였다.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 지식인의 다수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를 독재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로 규정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민주주의-자유진영과 독재주의-공산진영이라는 냉전적 진영 논리를 이끌어내었다.
    미군정청 경무부장 조병옥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공격적인 반공 논리를 편 인물이었다. 그는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의 대결이라는 진영 논리에 기초해, 독재주의-민주주의, 국제주의-민족주의, 매국-애국, 친소-반소의 이분법적 틀로 해방정국을 인식하였다. 이 때 그는 자유주의보다는 반공 논리 위에 굳게 서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는 어떠한 타협과 합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반면 오기영은 사상의 자유를 내세워 반공주의를 비판하고, 미소협조와 좌우합작을 통한 통일독립국가의 건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좌우의 대립이 미․소의 알력을 한층 조장하는 한심한 현실 속에서 냉철한 이성으로 공정한 비판과 충고를 함으로써 양측의 합작을 도모하는 일이야말로 자유주의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자임하였다.
    이렇게 해방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흥사단계는 안창호가 민족유일당운동 당시 제시한 대공주의에 입각하여 민족의 통일과 자주독립을 이루려 한 도산 좌파와 반공 논리와 결합한 자유주의를 앞세운 도산우파 사이에 차이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주류적 입장을 차지한 것은 물론 도산우파였다.

    해방후 흥사단계가 미군정에 적극 참여하며 건설하려 했던 국가의 기본은 자유주의 원칙에 입각한 민주국가였다. 그들은 의회주의와 정당정치 원칙에 입각하여 견제와 균형을 기조로 하는 민주정부를 구상하였다. 국민들의 민주주의 경험이 거의 부재한 현실 속에서 그들은 그에 대한 계몽과 교육․훈련을 통한 민주주의의 생활화를 특히 강조하였는데, 그것은 그들의 국가건설론이 갖는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다음으로 경제건설과 관련해 그들은 생산증대를 통한 자립경제의 건설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그들은 국민개로주의를 통해 근면절약의 경제윤리를 확립하여 생산장려에 분투함으로써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들은 자유주의적 견지에서 전문경영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으로, 민주적 노동조합을 육성하여 자본가와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유도함으로써 경제의 민주화를 이루려 하였다. 그들의 국가건설 구상은 기본적으로 시민사회의 자율성에 기초해 있었는데, 다른 한편으로 건국 도정의 특수한 시대적 조건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그 원칙의 일부를 유보하기도 하였다. 물가폭등과 모리배의 발호를 막기 위한 경제통제정책과 계획경제론의 도입, 국가 주도의 유상매상 유상분배 토지개혁, 국립서울대학교설립안 등이 그러한 경우였다.
    끝으로 미군정기 흥사단계 지식인들에 의해 주로 입안된 국가건설과 관련한 제반 정책의 큰 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대체로 이어졌다. 그러나 단절의 측면 또한 적지 않았는데, 그것은 일차적으로 시민사회의 자율성 강화와 국민운동을 통한 권위주의적인 대중동원이라는 흥사단계와 이승만계의 서로 다른 국가건설 방식 또는 지향에서 비롯된 차이라 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결과의 활용계획 또는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1) 이번 연구를 통해 본 연구자는 먼저 한국 자유주의의 역사적 실상과 성격, 특질 및 한계에 대해 실증에 바탕한 보다 깊이있는 이해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자유주의의 문제는 학술적 토론보다는 정치적 논쟁의 주제였다. 그 결과 냉전적 반공주의의 이념적 외피라 할 체제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자의 자유민주주의론이 개념 범주상으로 구별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혼용되어 생산적인 논의를 어렵게 했다. 작금의 자유주의, 보수-진보 논쟁 과정에서 반공이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요소인 것처럼 포장되고, 개발독재와 국가자본주의의 총아라 할 재벌체제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옹호되는 사례는 그같은 혼란의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흥사단 계열의 자유주의 지식인에 초점을 맞춰 한국 자유주의의 역사적 실상을 규명하려 한 본 연구가 자유민주주의를 둘러싼 생산적 논의에 하나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본 연구자는 역사학의 실증적이고 귀납적인 방법론을 동원해 해방후 한국 자유주의의 전체상을 밝혀 나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역사학과 정치학 분야의 학제간 연구의 기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자유주의에 관한 연구는 정치학 분야를 중심으로 서구 학계의 자유주의 논의를 한국에 적용하는 방향에서 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새로운 이론과 참신한 발상에 실증의 무게가 더해지지 못함으로 해서 한국 자유주의의 전체상보다는 특정한 부분만이 부각되어 조명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에 유교를 공동체주의 또는 개인주의에 대입시키려는 시도에서도 부분적으로 나타나듯이, 역사적 컨텍스트에 바탕하지 않은 자유주의의 한국적 특질 규명은 자칫 공허한 논의로 빠져들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자유주의에 대한 실증적이고 귀납적인 접근을 시도한 본 연구는 정치학계와의 학제간 연구의 기초를 제공하면서 이 방면 연구를 한층 풍성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3) 본 연구자는 이번 연구가 한국 현대 지성사의 사상적 계통을 체계화하는 데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해방후 지식인들을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에 따라 보수-진보, 수구-개혁, 분단-통일, 반공-용공 등의 이분법적인 틀로 나누기 보다, 사상적 입각점에 따라 자유주의, 보수주의, 국가주의, 무정부주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 등으로 계통화해서 분류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사상적 입각점과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해 각각의 사상이 갖는 역사적 특질을 규명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 지성사의 사상적 계통을 잡아 나가려 하였다. 같은 반공주의라 해도 친일파의 그것과 국가주의자의 그것과 자유주의자의 그것이 갖는 역사적 맥락과 지향은 하나같을 수 없고, 같은 좌우합작론이라 해도 자유주의자의 그것과 국가주의자의 그것과 사회민주주의자의 그것이 갖는 지향이 하나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미군정기 흥사단 계열의 자유주의 지식인을 대상으로 그 지성사적 위치를 규명하려 한 본 연구가 한국 현대 지성사를 사상적으로 계통화하는 작업에 하나의 선례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 색인어
  • 미군정, 흥사단, 자유주의, 민주주의, 냉전 인식, 국가건설 구상, 미국유학, 기독교, 이승만, 안창호, 대공주의, 민족 통일, 반공 논리, 의회주의, 정당정치, 자립경제, 생산증대, 노동조합, 토지개혁, 시민사회, 국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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