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자가 3년간의 연구한 것은 무속의 지역성과 보편성, 무속의 지속과 변화, 무속 전승주체의 의식변화이다. 이 연구는 한국문화 연구의 주요 주제인 한국문화 변동의 맥락, 한국문화의 갈등과 소통,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특수성과도 일치한다. 본 지원자는 연구계획 ...
본 연구자가 3년간의 연구한 것은 무속의 지역성과 보편성, 무속의 지속과 변화, 무속 전승주체의 의식변화이다. 이 연구는 한국문화 연구의 주요 주제인 한국문화 변동의 맥락, 한국문화의 갈등과 소통,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특수성과도 일치한다. 본 지원자는 연구계획을 달성하기 위하여 문헌과 현지조사 자료를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각 연구주제에 맞는 연구시각과 연구 성향을 토대로 문화변동의 측면을 연구하였다.
연구주제에 따라 역사주의적․현장론적․종교학적․문화인류학적 등의 다양한 연구시각을 견지하고, 대상 자료에 따라 거시적․총체적․복합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1년차에서는 무속의 지역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정 지역의 굿이 지리적으로 인접해있다는 점만으로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으나, 실증적인 자료를 토대로 지역적인 차이를 규명하였다. 지역적으로 굿이 다른 것은 전승집단의 의식 속에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무당집단이 의례를 집행한다고 하여도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맞춰 굿 절차를 구성하고, 개인과 마을사람의 요구에 따라 굿거리를 가감한다. 이러한 현상은 각 지역마다 지니고 있는 지역적 특성과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한 결과이다. 연구를 통해 무속의례의 지역적 특수성을 통해 지역문화권역을 분류하고 유형화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2년차에서는 무의례의 지속과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굿의 학습과 전수는 굿판이 마련되었을 때 연행을 통해 점검된다. 무당은 지역적 특성에 맞춰서 굿거리를 구성하고 연행한다. 무당은 새로운 단골층을 확보하기 위해 무속의례를 새롭게 구성한다. 동해안 지역 무당은 불교에서 불경과 불교가사의 차용․의식과 신앙의 수용․장엄양식의 전용, 별신굿에서 오구굿의 지화 수용, 세존굿․추남굿․발원굿의 서사화 등은 기존의 굿과 다르게 새로운 형식을 창출한 것이다. 특정 시기의 변화가 그 이전 시기의 굿으로부터 이탈해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이후엔 새로운 의례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새로운 굿의 형태는 기존 문화적 관행의 토대 위에 정착하여 지배적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사회적 요구가 상실된 굿은 점차 전승력을 상실하게 된다. 개인이나 가족중심의 무속의례인 기자祈子를 위한 삼제왕굿, 재수발원을 목적으로 하는 논부굿, 치병을 위한 별상굿, 안질퇴치를 위한 맹인거리, 광인을 고치기 위한 광인굿 등과 상업적 목적을 지니고 시장 번영을 위한 장별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음악적 형식의 하나인 우도반경, 놀음굿의 단가 등은 현재의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멸되었다.
2년차에서는 동해안별신굿의 마지막 굿거리인 거리굿의 전형성과 개별 굿거리와의 상관성, 거리굿의 형식, 연행적 특성 등을 밝히고자 했다. 굿은 굿의 성격과 지역의 정체성에 따라 구성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3년차에서는 무속 전승주체의 의식변화를 살펴보았다. 굿은 무당에 의해 연행되지만, 굿의 지속과 변화를 결정하는 것은 무당의 능동적인 대처와 의뢰자인 제주 또는 마을사람의 선택적 수용에 따른 것이다. 또한 별신굿의 지속과 단절, 당주권 확보, 굿거리의 변화와 첨삭 등의 문제 역시 마을사람과 마을사람, 무당과 무당, 무당과 마을사람 사이의 헤게모니 장악과 합리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마을 내에서 굿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마을사람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마을 내에는 공동체신앙을 유지하려는 측과 중지하자는 측, 공동체신앙을 유지한다고 해도 경제적 이유로 인해 유교식 동제만 치제하자는 측과 무당굿을 해야 한다는 측, 굿을 하자고 합의하여도 기간을 줄이자는 측과 전통 그대로 유지하자는 측 등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집단이 존재한다. 이들은 의견제시를 통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하고, 사회적 함의와 합리화의 과정을 거쳐 선택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3년차에서는 동해안 지역의 공동체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동회와 어촌계를 중심으로 별신굿의 기반을 살펴보았다. 또한 의례를 둘러싼 전승주체의 대응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동해안 자연 촌락의 의례가 어떻게 전승되고 지속․변화하고 있는지를 한 지역의 사례를 통해 밝히고자 하였다. 마을조직의 관계망과 사회문화적 과정에서 생성․변화․소멸하는 역동적인 구조는 반드시 연구해야할 대상이다.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본 지원자가 지향하는 것은 문헌자료의 정확성과 세밀한 현지조사를 통한 자료의 엄밀함이다. 또한 문화연구의 체계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문화의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파악을 할 수 있고 문화의 역동성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