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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신의 심판, -13~14세기 이탈리아의 <최후의 심판>중 지옥부분연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09-327-G00025
선정년도 2009 년
연구기간 1 년 (2009년 11월 01일 ~ 2010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은기
연구수행기관 목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종교의 시대였던 중세 말 교회에는 조각이나 프레스코로 제작된 <최후의 심판>이 크게 자리를 차지하여 보는 이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중앙엔 심판자가 한 손을 들어 심판하는 모습이 있고, 보는 이의 왼쪽엔 성인들이 조화롭게 자리한 천당이, 오른 쪽엔 지옥의 왕 루시퍼와 사탄들이 죄지은 인간을 괴롭히는 끔찍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12세기 프랑스의 로마네스크시대에는 교회 건물 외부에 조각으로 새겨지던 지옥의 형상이 13-14세기 이탈리아에서는 주로 내부의 프레스코화로 그려진다.
    13-14세기 이탈리아 <최후의 심판>의 더욱 큰 변화는 단순히 공포스러운 장면으로 새겨지던 12세기의 지옥과는 달리 지옥에 떨어진 자들의 신분과 죄목까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모습이라는 사실이다. 미트라 관을 쓴 성직자가 돈주머니를 받는 모습으로 그려진 성직매매의 죄, 성기를 뽑히는 벌을 받는 수도자로 그려진 간음의 죄, 누워서 계속 돈을 먹어야하는 벌을 받는 모습으로 그려진 고리대금업자 등, 당시 사회에서 큰 죄로 다루던 죄목들이다. 즉, 하느님의 심판장면이지만 현실 사회의 처벌이 크게 반영되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13-14세기의 북이탈리아 교회들에서 강하게 볼 수 있다. 상공업과 도시가 발달하여 현실적인 사회로 변화하던 북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에서 권위적인 교회의 부정(不正)과 신흥 자본주의자들의 과욕을 경계하는 모습들이다.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연구자는 13-14세기 북 이탈리아 교회들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 중 지옥부분에 그려진 처벌의 장면과 이를 신의 심판으로 상정하는 종교의 관계를 살펴보고자한다. 연구는 미술사의 자료로부터 시작해서 미술과 현실사회 그리고 종교로 해석해 나아가는 과정을 밟게 되겠으나, 당시의 사회상황에서 상상해본다면 신의 심판이라는 메시지로 전하고 있는 지옥도는 현실의 사회적 처벌을 환기시키며, 이를 당시의 매체 기능을 했던 교회의 벽화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종교, 사회, 미술이 서로 독립된 영역으로 전문화되어있는 현대와는 달리 중세 말 사회에서의 각 영역은 사실상 하나의 유기체와 같았으므로 이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우리의 학계에서는 연구가 지나치게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본 연구는 미술사에서 출발하되 중세 말의 역사, 문학, 종교 등 여러 영역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연구함으로서 서로 유기적인 통합체였던 중세말의 현실을 잘 드러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연구 결과는 우선 미술사관계 학회에서 연구발표를 하고 미술사 전문 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본 연구자는 10여 년 동안 미술작품과 역사, 종교의 통합적 이해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지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연구주제는 단순히 미술사학계에서 만이 아니라 역사학회나 종교학회에서도 초청 강연의 의뢰를 받아왔다. 역사학이나 종교학에서도 이미지를 통한 역사, 종교 이해에 흥미를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은 타 영역의 연구자에게도 실제에 더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다른 영역의 학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자의 경험에 의하면 간학문적 연구는 특히 대학원 강의 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학 학부 강의로는 단순하고 명쾌한 지식들이 더 유익하며, 같은 작품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의 이해는 대학원 강의에서 더 적합하다는 것을 경험 상 알고 있다. 새로운 방법의 연구에 대하여 대학원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하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여가 아닐까 한다.
  • 연구요약
  • 13-14세기 북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최후의 심판>으로는 다음 작품들을 들 수 있다.

    - 피렌체(Firenze) 대성당의 세례당: 모자이크, 1260-70년경
    - 파도바(Padova)의 스크로베니예배실(Cappella Scrovegnia) : 지오토(Giotto)작
    프레스코, 1303-1308
    - 피사(Pisa)의 캄포 산토(Campo Santo) : 부팔마코(Buffalmaco)작 프레스코, 1335년경
    -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Santa Maria Novella), 스트로치 예배실(Cappella Strozzi) : 안드레아와 나르도 디 치오니(Andrea e Nardo di Cioni)작 프레스코, 1357년 경
    - 베로나(Verona)의 산타 아나스타지아(Santa Anastasia) : 14세기 중엽
    - 피렌체, 바르젤로(Bargello)의 마리아 막달레나 예배실(Cappella di Maria Magdalena) : 프레스코, 14세기 중엽
    - 산 지미냐노 (San Gimignano) 대성당: 타데오 디 바르톨로(Taddeo di Bartolo)작, 프레스코, 14세기 중엽

    이 중 미술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스크로베니 예배실의 지오토작 <최후의 심판>이다. 지오토의 회화적인 양식 면에서, 지옥 인물들의 구체적인 묘사 면에서 이전의 작품들과 가장 구별되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본 연구의 목적인 사회정의와 신의 심판의 대상인 죄목 등을 알기위해서는 스트로치 예배실, 산 지미냐노 대성당의 <최후의 심판> 또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마치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묘사된 바와 같이 지옥의 영역을 구분한다던지, 고통받는 죄인들의 죄목까지 글로 써 넣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들 <최후의 심판>에 그려진 인물들의 형태를 통해 죄목을 추정하고 당시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무거운 죄는 살인이나 사기 등이겠으나 중세 말 지옥에는 고리대금업, 성직매매, 중상모략 등이 많이 그려졌음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면서 고리대금업이 성행하였으나 사회의 규범에서는 이자 소득이 부당하게 비난받았기 때문이다. 파도바에서 이자 소득으로 부를 축적한 스크로베니 가문의 아들 엔리코(Enrico Scrovegni)는 아버지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기 위하여 스크로베니 예배실을 지어 사회 환원하였으며 지오토가 그린 이 예배실의 <지옥도>에는 돈주머니를 찬 고리대금업자가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외에도 당시의 권력인 성직을 돈을 주고 파는 성직매매 또한 이 당시 흔하였으며, 교황파와 황제파가 반목하던 정치 상황에서 중상모략의 죄가 크게 취급되었다. 이렇게 현실의 사회 악이 최후의 심판이라는 신의 심판 영역에서 취급된 것은 지옥의 가상이 바로 사회현실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신의 사업을 현실에서 대행하는 교회가 최후의 심판을 주관함으로서 교회는 사회악을 처벌하고, 경고, 훈계하면서 또한 회개하게 한다. 바쉐는 이를 “병주고 약주는” 체제라고 간파하였다.
    종교, 사회, 미술의 연관고리에서 볼 때 당시의 교회는 화가에게는 시장이었다. 교회는 교회 내부에 작은 가족 예배실들을 두었으며, 가문들은 다투어 좋은 자리의 예배실을 장식하고 자신의 가족묘로 삼았다.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 대부분의 장소도 가족예배실이다. 이 가문들이 주문자였다. 주문자와 교회는 화가를 선택하고 내용을 주문하였다. 그럼 화가는 이 주문의 내용을 어떻게 형태로 구현해 내었을까. 때로는 이전의 도상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현실의 처형장면을 참고하고, 또 때로는 상상을 불러내어서 지옥을 마치 내 앞에서 보는 듯이 구체적인 공포로 그려내었다. 본 연구는 그림과 사회와의 관계에 관심가지면서 또한 화가의 이 과정을 추론해보고자 한다.
  • 한글키워드
  • 최후의 심판,지오토,파도바,죄,스크로베니 예배실,피사,부팔마코,중세 말,타데오 디 바르톨로,산 지미니아노 대성당,마리아 막달레나 예배실,바르젤로,산타 아나스타지아,베로나,안드레아와 나르도 디 치오니,스트로치 예배실,지옥,중세의 교회,캄포 산토,피렌체 세례당
  • 영문키워드
  • Taddeo di Bartolo,San Gimignano,Cappella di Maria Magdalena,Bargello,Santa Anastasia,Verona,Andrea e Nardo di Cioni,Cappella Strozzi,Buffalmaco,Campo Santo,Pisa,Cappella Scrovegnia,Giotto,Padova,late medieval,Church in Middle ages,the last judgement,purnishment,sin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14세기 <최후의 심판>에는 가지런히 질서 잡힌 천당과 공포의 혼돈이 지배하는 지옥이 대비를 이룬다. 흥미있는 것은 천당은 이 세상에서 이룰 수없는 이상세계인데 반해 지옥에는 온갖 현실의 모습이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본 논문은 이탈리아 14세기의 지옥도 중 대표적인 세 지옥도, 스크로베니 예배당, 스트로치 예배당, 캄포산토의 지옥도를 통하여 이들이 상상한 지옥세계를 살펴보고 현실과의 관계를 추측해본다. 또한 이러한 지옥도의 효용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고자한다.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가족예배당(Cappella degli Scrovegni)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 중 지옥엔 유난히 성직자가 많이 보인다. 추기경의 성직매매, 수도자의 음욕, 이들은 성기를 뽑히거나 성기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는다. ‘탐욕’의 죄를 저지른 자들은 자신의 돈주머니와 함께 교수형에 처해진다. 고리대금업자라는 비판을 받던 스크로베니 가문이 속죄하기 위하여 교회를 헌납한다는 표시일 것이다. 지옥장면에 성직매매와 중상모략을 강조한 것은 이들이 당시 사회정의를 가로막는 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찌 보면 신의 심판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현실 사회의 죄를 경고 내지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의 스트로치 예배실(Cappella Strozzi)에 그려진 지옥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스크로베니예배당 지옥과 가장 다른 점은 고통 받는 자들의 죄목을 구분하여 서로 다른 구획에 넣었으며 각 구획의 아래에는 이들의 죄목을 글로서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는 점이다. 화면 제일 위 가운데부터 시작하는 지옥의 장면들은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의 3곡부터 34곡까지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피사(Pisa)의 캄포산토(Camposanto) 지옥장면은 <죽음의 승리 Trionfo della Morte>, <최후의 심판>, 수도자의 삶을 그린 <테바이데 Tebaide>로 이어진 남쪽 벽면의 거대한 시리즈 중 한 부분이다. 즉 인생의 헛됨을 일깨우고 금욕적인 삶이야말로 죽음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교훈적인 이야기 속에서 지옥에 떨어지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캄포산토의 지옥은 자만(Superbia), 탐욕(Avarizia), 음욕(Lussuria), 분노(Ira), 식탐(Gola), 시기(Invidia), 태만(Accidia) 등 중세 이래 그 앞 자를 따서 SALIGIA라고 불렸던 가톨릭의 일곱 죄종들 체계적으로 그려넣었다.
    캄포산토의 지옥을 스크로베니예배당의 지옥과 비교 해보면 스크로베니예배당에서는 성직매매, 음욕, 고리대금업 등 당시의 사회악을 다룬데 반해 캄포산토에서는 도덕을 기준으로 한 가톨릭 전통의 교리인 일곱 죄종을 다루고 있다. 나타내는 방법에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여준다. 전자는 주로 죄를 짓는 장면을 그림으로서 이것이 죄라고 말하고 있는데 반해 후자는 이 죄를 지은 자들이 지옥에서 받을 형벌의 가혹함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죄목을 글로 써 놓았다. 전자는 ‘이러한 죄들이 사회정의를 가로막는 악이다.’라고 말하고자 한다면 후자는 마치 ‘너희들 이런 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서 이런 고통을 받는다.’라고 위협하듯 가르치고 있다.
    그럼 14세기 중엽 이후 왜 이렇게 공포스러우면서도 죄목이 구체적인 지옥이 필요하였을까 지옥을 중세문화사적 개념으로 풀어낸 바쉐는 지옥을 통하여 "교회는 신만이 가질 수 있는 죽음의 권력을 지상에서 조종하였다."고 말한다. 한편으로 죄의식을 갖게 만들고 참회하는 자를 면죄해줌으로서 교회는 권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죄목 별로 체계적으로 배치된 지옥장면을 보면서 ‘나의 죄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언어로 기억하기 쉽게 도와주며, ‘나는 무엇을 고백해야하는지’ 고해성사를 준비하게 한다. 때문에 지옥의 이미지들은 공포의 담론일 뿐만 아니라 고해성사의 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는 이를 도와주는 매체역할을 한 것이다.


  • 영문
  • The spectacles of the hell in late medieval in Italy

    Eunkie Lee (Professor, Mokwon University)

    In the images of Last Judgement in the 14th Century Italy, the orderly paradise and the chaotic hell are well contrasted. The interesting point is that the paradise is unachievable ideal world, whereas the hell is fulfilled with real life scenes. In the middle of the 14th Century there is a paint that represents the hell of the Divine Comedy of Dante and are 7 capital sins painted in a very systematic way. In this paper I will examine and compare those types of hell images and think about the use and effect of them.
    In the hell image of the Scrovegni Chapel commissioned by the businessman Enrico Scrovegni, we can see many sinners with a money bag and clergymen; the usurer, the simony of the cardinal and the monk with carnal desire. In the hell of the Scrovegni Chapel, while the moral sinner 'Gluttony' or 'Sloth' is not covered, the social evils of that era, 'Avarice', 'Envy' and simony are covered very often. In certain sense, under the form of the Judgement of God, in fact, it warns and accuses the social evils in reality.
    The hell scene of the Strozzi Chapel in Santa Maria Novella in Florence reflects the hell of Dante's Divine Comedy. The most different fact with Giotto's hell is the composition in which it categorizes the sinners based on their names of crime like Dante's hell. And the names of crime are written at the bottom of each division. The spectacle of the hell beginning from the top reflects the Dante's hell which is described from the third song to the 34th song all through the bottom. But it is not the accurate illustration of it. Most of all Dante's hell have a construction with a top large circle of upside and gradually narrower circles of down side, but Strozzi Chapel's hell has a flat composition.
    In the hell of the Camposanto in Pisa, there are represented 7 Capital Sins of Catholic constructed in a systematic way; Vanity, Avarice, Lust, Anger, Gluttony, Envy and Sloth. Let's compare the Camposanto's hell with Scrovegni's. Most of all Scrovegni's hell occupies 1/5 of the Last Judgement. On the other hand, Camposanto's hell scene is almost equal with the Last Judgement. In the composition, the former is painted as one chaotic space, the latter is systematically divided into 7 divisions based on the names of the sins. In terms of the types of the sins, the former covers the social sins like simony, lust and usurer, On the contrary, the latter deals with the moral 7 Capital Sins. The ways of representation have bigger difference. The former presents like 'this is the criminal' by the scene with the commitment of criminal, the latter focuses on showing severeness of the punishment in the hell, and the names of the sins are written. The former has a message like 'This is the sin that obstructs the social justice.' On the other hand, the latter instructs menacingly 'If you commit this criminal, you will be punished like this in the hell'.
    Then why does the society of the 14th Century need this kind of hell of fear with the names of the sins. Jerome Bascet who interpreted the hell in the concept of cultural history, insisted that through the hell "The Church controlled power of death that only God can have in the earth." The church makes people feel guilty on the one hand and gives the indulgence to the repenter. It is a kind of power mechanism that messes with the viewers. The images of the hell threaten the beholder and make them latent sinners. By seeing the hell images they memorize 'what is my sin', and prepare 'What I have to confess.' Therefore, the hell images are not only the discussion of fear, but also the discussion of confession. Images took a role of media which makes a great effect.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14세기 <최후의 심판>에는 가지런히 질서 잡힌 천당과 공포의 혼돈이 지배하는 지옥이 대비를 이룬다. 흥미있는 것은 천당은 이 세상에서 이룰 수없는 이상세계인데 반해 지옥에는 온갖 현실의 모습이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본 논문은 이탈리아 14세기의 지옥도 중 대표적인 세 지옥도, 스크로베니 예배당, 스트로치 예배당, 캄포산토의 지옥도를 통하여 이들이 상상한 지옥세계를 살펴보고 현실과의 관계를 추측해본다. 또한 이러한 지옥도의 효용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고자한다.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가족예배당(Cappella degli Scrovegni)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 중 지옥엔 유난히 성직자가 많이 보인다. 추기경의 성직매매, 수도자의 음욕, 이들은 성기를 뽑히거나 성기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는다. ‘탐욕’의 죄를 저지른 자들은 자신의 돈주머니와 함께 교수형에 처해진다. 고리대금업자라는 비판을 받던 스크로베니 가문이 속죄하기 위하여 교회를 헌납한다는 표시일 것이다. 지옥장면에 성직매매와 중상모략을 강조한 것은 이들이 당시 사회정의를 가로막는 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찌 보면 신의 심판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현실 사회의 죄를 경고 내지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의 스트로치 예배실(Cappella Strozzi)에 그려진 지옥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스크로베니예배당 지옥과 가장 다른 점은 고통 받는 자들의 죄목을 구분하여 서로 다른 구획에 넣었으며 각 구획의 아래에는 이들의 죄목을 글로서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는 점이다. 화면 제일 위 가운데부터 시작하는 지옥의 장면들은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의 3곡부터 34곡까지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피사(Pisa)의 캄포산토(Camposanto) 지옥장면은 <죽음의 승리 Trionfo della Morte>, <최후의 심판>, 수도자의 삶을 그린 <테바이데 Tebaide>로 이어진 남쪽 벽면의 거대한 시리즈 중 한 부분이다. 즉 인생의 헛됨을 일깨우고 금욕적인 삶이야말로 죽음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교훈적인 이야기 속에서 지옥에 떨어지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캄포산토의 지옥은 자만(Superbia), 탐욕(Avarizia), 음욕(Lussuria), 분노(Ira), 식탐(Gola), 시기(Invidia), 태만(Accidia) 등 중세 이래 그 앞 자를 따서 SALIGIA라고 불렸던 가톨릭의 일곱 죄종들 체계적으로 그려넣었다.
    캄포산토의 지옥을 스크로베니예배당의 지옥과 비교 해보면 스크로베니예배당에서는 성직매매, 음욕, 고리대금업 등 당시의 사회악을 다룬데 반해 캄포산토에서는 도덕을 기준으로 한 가톨릭 전통의 교리인 일곱 죄종을 다루고 있다. 나타내는 방법에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여준다. 전자는 주로 죄를 짓는 장면을 그림으로서 이것이 죄라고 말하고 있는데 반해 후자는 이 죄를 지은 자들이 지옥에서 받을 형벌의 가혹함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죄목을 글로 써 놓았다. 전자는 ‘이러한 죄들이 사회정의를 가로막는 악이다.’라고 말하고자 한다면 후자는 마치 ‘너희들 이런 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서 이런 고통을 받는다.’라고 위협하듯 가르치고 있다.
    그럼 14세기 중엽 이후 왜 이렇게 공포스러우면서도 죄목이 구체적인 지옥이 필요하였을까? 지옥을 중세문화사적 개념으로 풀어낸 바쉐는 지옥을 통하여 “교회는 신만이 가질 수 있는 죽음의 권력을 지상에서 조종하였다.”고 말한다. 한편으로 죄의식을 갖게 만들고 참회하는 자를 면죄해줌으로서 교회는 권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죄목 별로 체계적으로 배치된 지옥장면을 보면서 ‘나의 죄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언어로 기억하기 쉽게 도와주며, ‘나는 무엇을 고백해야하는지’ 고해성사를 준비하게 한다. 때문에 지옥의 이미지들은 공포의 담론일 뿐만 아니라 고해성사의 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는 이를 도와주는 매체역할을 한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 논문은 한국미술사교육학회에서 발간하는 논문집에 게재, 출판하였다.

    <논문게재>
    이 은 기, 「중세 말 지옥의 광경-14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국미술사교육학회, 『미술사학』, 제24호 2010.8, pp. 151~180(30pages)
  • 색인어
  • 중세 말, 14세기, 지옥, 최후심판, 조토, 스크로베니예배당, 나르도 디 치오니, 스트로치예배당, 부팔마코, 캄포산토, 일곱 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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