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취유부벽정기>의 경계성에 대하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우수논문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0-325-A00254
선정년도 2010 년
연구기간 1 년 (2010년 05월 01일 ~ 2011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김수연
연구수행기관 이화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취유부벽정기>는 『금오신화』에 실린 다섯 편 가운데 독법이 가장 난해하다. 애정전기의 전통에서 읽힐 수 있는 <만복사저포기>ㆍ<이생규장전>이나, 몽유록의 특징이 뚜렷한 <남염부주지>ㆍ<용궁부연록>과는 달리, 본 작품은 사랑이면서 사랑이 아니며, 꿈이면서 동시에 꿈이 아닌 ‘모호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또 이 작품은 역사를 말하는 듯하지만 역사가 아니며, 인물들이 존재하는 세계도 현실이면서 동시에 현실이 아니다. 이러한 성격은 <취유부벽정기>의 작품세계를 한 마디로 규정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작품의 성격에 대한 기존 논의도 전혀 다른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대개의 연구가 주제론과 형식론으로 나뉘는데, 주제론은 작품의 성격을 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한 우의적 비판으로 보는 입장과, 자유분방한 삶의 궤적과 도가사상에 침잠했던 작가의 행적을 근거로 도선사상의 표출로 이해하는 견해가 대립한다.
    <취유부벽정기>는 홍생이 경험한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할 수 없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사몽비몽(似夢非夢), 사진비진(似眞非眞)의 경험은 그것이 현실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꿈과 같은 완전한 비진(非眞)도 아닌데, 이는 작품이 배경으로 삼는 시간과 공간이 꿈의 영역도 현실의 영역도 아닌 그 ‘경계’ 상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일종의 ‘혼돈’처럼 보이는 이러한 성격은 ‘경계성’이라 규정할 수 있다. ‘경계’란 위상공간에서 내점도 외점도 아닌 지점이나 어떤 기준에 의해 구분되는 지점의 한계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그 한계는 내점과 외점의 두 영역에 속하지 않는 또 하나의 독자적 영역을 이루는데 이것을 ‘경계역’이라 할 수 있다. 경계성은 상식적 시공개념을 적용할 경우는 ‘모호성’과 구분되지 않지만, 경계성이 ‘분명한 권(圈)과 권 사이에 존재하는 새로운 권 즉 경계역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권의 구분선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인 모호성과 다르다. 이러한 경계성(역)의 핵심은 물리적 공간 내에 형성되는 공간경계역이지만 행위나 상태의 사이지점 혹은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지점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경계역의 핵심인 ‘공간경계역’은 하나의 물리적 공간 안에 여러 개의 시간 층이 겹쳐있는 특수 공간을 말한다. 겹쳐진 시간들 즉 시간주름은 공간경계역에 역사성을 부여하는데, 역사성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태를 시간의 줄기로 이어준다. 공간경계역 안에 존재하는 ‘나(자아)’는 시간주름 가운데에서 자신이 직접 혹은 간접 체험한 사실을 끌어내어 특수한 미감을 형성한다. 소설의 경우 작가는 창작과정에서 인물을 통해 이러한 미감을 창조하고 독자는 인물과 함께 이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미감이 바로 작품 고유의 정취가 된다.
    <취유부벽정기>의 ‘부벽정’은 공간경계역의 성격을 지닌다. 그곳에는 고조선 이래 우리 역사가 시간주름을 이루며 존재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이르기 전의 홍생은 현실적 자아의 성격이 강했으나 그곳에 들어선 순간 현재와 과거가 이어진 시간의 맥락 속에 존재하는 역사적 자아로 변모한다. 그는 겹쳐진 시간주름 속에서 그곳을 스쳐갔던 사람들, 즉 단군, 기자, 주몽 등을 끌어내어 그들과 함께 존재하는 심리적 공감을 경험한다. 이것은 주로 시의 형태로 드러나다가,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 홍생의 역사적 자아는 특수한 의상(意象) 혹은 형상으로 창조된다. 이들은 시를 통한 자아간 대화를 통해 인물이 현재 겪고 있는 내적 고뇌와 갈등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자아간 합일을 추구하는 자기애를 보인다. 본고는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정취는 환상과 비애의 미감으로 이것이 작품의 전반적 의경을 형성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기대효과
  • 본 작품이 지니는 경계성은 작가 김시습의 의식세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김시습은 인생 전반에 걸쳐 그가 살고 있는 ‘현재ㆍ이곳’에 굳건히 발 딛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현재를 살면서 끊임없이 과거를 지향하고, 자신이 서 있는 공간에서도 현재의 가치보다 역사의 흔적을 확인하려 노력한다. 그의 시문이 대부분 영사시(詠史詩)와 감회시(感懷詩)이고 산문 또한 역사고적을 찾아다니며 쓴 기행문이 두드러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이것은 그가 평소 <이소(離騷)>와 <초사(楚辭)>를 숙독하며 자신을 굴원에 견준 것과도 관련되는데, ‘노심초사 애태우며 떠도는 것 무슨 일인가, 소상강 천추 만대에 외로운 넋 서러워라. 선생이 만일 옛날 좋은 세상 만났던들, 멱라수 강기슭에 애끓는 일 없었으리.’라거나 ‘멱라수는 그 옛날에 충신을 묻었구나, 천고 강산이 원한에 맺혔어라. 비뚤어진 그 세상이 임을 어이 알았으랴, 일생을 고스란히 버린 사람 되올 줄을.’에서 추모의 대상으로 삼은 굴원은 역사적 맥락 속에 투영된 김시습 자신이라 볼 수 있다. 김시습의 소설들이 관서ㆍ관동ㆍ호남 등 그가 유람한 중요 역사 도시인 개성, 평양, 남원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과거 수천 년 동안의 시간주름을 간직한 공간이기에 공간경계역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 가운데 <취유부벽정기>는 보다 뚜렷한 공간경계역을 배경으로 창조하여 김시습의 의식적 경계성을 작품화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작품은 경계성의 측면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모순적으로 읽혔던 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올바르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가 창조하는 미감을 정직하게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정도이다. 작품이 전하는 정취나 의경이라 할 수 있는 미감이 기존의 상식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필자는 <취유부벽정기>가 창조하고 전달하는 미감에 보다 정직하게 접근하기 위해 경계성과 공간경계역이라는 개념을 설정하였다. 본고에서는 그것들이 어떠한 양상으로 존재하며 이들이 작품 내에 형성하는 미감이 무엇인지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본 작품이 창조하는 미학적 성과를 드러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향후 『금오신화』 전반에 걸친 미학적 특징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과들은 소설의 감상 혹은 비평을 한 단계 끌어올려 소설미학론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 연구요약
  • <취유부벽정기>에 대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비판정신이나 저항 혹은 도선사상에의 경도나 현실도피 등 상반된 주장이 병존할 수 있었던 것은 김시습이 지닌 의식의 경계성 때문이다. 경계성은 단순히 두 개의 영역을 절충하거나 모호하게 양자에 걸쳐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대립되는 두 개의 영역 사이에 존재하지만 물리적 개념의 ‘사이’가 아니며, 공간을 중심으로 하지만 행위, 상태, 의식 등 모든 영역에서 생성 가능한 독립 영역이다. <취유부벽정기>는 이러한 경계성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작품이 만들어내는 미감을 정직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습적 독법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고는 ‘경계(성)’의 핵심 개념으로 ‘공간경계역’이라는 특수 공간 개념을 설정하였다. 공간경계역이란 하나의 물리적 공간 안에 여러 개의 시간 층이 겹쳐있는 특수공간을 이른다. 겹쳐진 시간 층인 시간주름은 공간경계역에 역사성을 부여하고 역사성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줌으로써, 경계역에 존재하는 개인을 역사적 존재로 치환시킨다. 시간주름 속의 개인은 자신이 서 있는 공간을 스쳐갔던 여러 대의 시간층을 동시에 경험하며 특히 그 가운데 자신의 현재 상황과 유사한 역사적 시간에 공감한다. <취유부벽정기>의 부벽정이 바로 이러한 공간경계역의 성격을 지닌다.
    이 작품은 현실에서 공간경계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인 ‘취’와 일상과 일탈의 경계인 ‘유’를 지나게 한다. 의식이 이완되고 자유로워진 ‘취한 상태’의 홍생은 내면의 감흥을 제어하지 못하고 일상을 벗어나 강물을 따라 ‘노닐다가’ 부벽정에 이른 것이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행위는 부벽정이 인물의 원래 위치보다 위쪽에 존재함을 알려주는데, ‘위’라는 방향성은 공간적으로는 천상을, 시간적으로는 과거를 의미한다. 따라서 부벽정은 우리민족의 사실적 역사공간이면서도 동시에 천상계의 환상성을 지니고 있는 역사적 초현실성을 특징으로 하게 된다. 작가는 이것을 달나라나 신선세계와 같은 의경 속에서 단군, 기자, 동명왕으로 이어지는 역사흥망의 한을 끌어내는 것으로 모두고 있다. 부벽정에서 홍생의 현실적 비애는 역사적 비감과 연결된다. 그의 비감은 시를 통해 드러나는데, 시흥(詩興)이 고조되는 찰나 시간층의 한 부분과 만나는 그의 내면이 기씨라는 역사적 자아의 형상을 만든다. 홍생과 기씨의 창화는 자아간 대화의 성격을 지니므로, 그들의 시는 독립된 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서 하나의 미감을 만들어낸다. 비애감을 드러낸 홍생의 시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 없는 외로움을 여운으로 남기고, 이에 응하기 위해 나타난 기씨는 홍생의 비감을 이으면서도 천상의 이미지를 연결하여 시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벽정의 초현실성을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 시에서 기씨는 화자를 자신과 홍생으로 번갈며 천상과 지상의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환상의경에서 애상의경으로 이어지는 미감을 창출하고 있다. 고조된 비감은 끝내 해소되지 못하고 시가 끝나며, 기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때 부벽정은 공간경계역에서 현실로 환원되고 그 순간에 느껴지는 의식의 떨림으로 인해 홍생은 비진사진(非眞似眞), 사몽비몽(似夢非夢)의 몽롱함을 경험한다.
    이후 홍생은 자아를 상실한 서글픔으로 인해 정신이 멍하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의식의 부유(浮游) 상태를 경험하다가, 견우의 종사관이 되어 천상으로 올라가게 되어서야 비로소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게 된다. 이것은 홍생이 다시금 기씨와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의 영역 어느 쪽에도 들지 못하는 불완전한 자신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자신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상 즉 진정한 관계에 대한 갈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통과 공감의 공간이 평양에서 부벽정, 부벽정에서 천상으로 끊임없이 상향이동하는 것은 그의 갈망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것과 비애의 깊이를 말해준다.
  • 한글키워드
  • 환상의경(幻想意境)과 애상의경(哀想意境),취유부벽정기,경계성과 공간경계역,역사적 자아,환상적 비감(悲感),시간주름
  • 영문키워드
  • fantastic Artistic-Conception(幻想意境) and pathetic Artistic-Conception(哀想意境),the Borderline Consciousness and Space boundary zone,historical shape of ego,Time slots,a sorrow with a fantasy(幻想的悲感),<Chuiyu-boobeokjeong-ki>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