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국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 : 양극화는 중국의 최대 문제로 부각되며 점점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부호들은 뭉칫돈을 빼돌리려 서방 국가로 몰려가는 반면, 가난한 농민들은 강제 이주 보상금을 현실화해 달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
1.중국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 : 양극화는 중국의 최대 문제로 부각되며 점점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부호들은 뭉칫돈을 빼돌리려 서방 국가로 몰려가는 반면, 가난한 농민들은 강제 이주 보상금을 현실화해 달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지난 20년간 2만여명의 중국 공무원들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빼돌린 돈은 약 14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 중국 현대화의 모순 - 민공과 그들의 삶
. 2011년 5월 10일 네이멍구의 몽골족과 농민공 시위, 5월 26일 장시성 푸저우시의 부당한 토지보상과 관련한 폭발사건, 6월 후베이성 리촨 바둥현 주민의 주택 강제철거 관련 시위, 6월 6일 광둥성 광저우시 임금 체불 항의 시위, 6월 10일 톈진시청 폭발 사건, 6월 10일부터 시작된 광저우 쩡청(增城)시 민공 집단시위로 인한 준계엄령 공표 등의 일련의 사건은 현대화의 성과에서 소외된 농민공들과 관련되어 있다.
. 해마다 도시로 유입되어 임시거주증을 발급받고 일하는 수많은 민공(과 그의 자녀)들은 도시 내 빈민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도시주민과 동등한 사회보장체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불평등한 지위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들의 불만과 존재는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민공의 숫자는 2억 2978만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중국의 삼농문제(三農:농업, 농촌, 농민)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3.<량쫭에 중국이 있다(中國在梁莊)>에 그려진 중국 농촌
. 梁鸿이 창작하여 2010년 쟝쑤(江苏) 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되어 “非허구적 텍스트로서 당대 중국 농촌의 뿌리깊은 아픔을 통렬히 보여준 작품이자 구체적이고도 섬세하게 폐허가 된 중국 농촌의 실상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010년 인민문학상 비허구작품상 등 출판과 더불어 전국적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 이 작품에 등장하는 ‘량쫭’은 허난(河南)성 랑(穰)현에 있는 작은 마을로 작가의 고향이다. 작가는 고향마을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그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도시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핍진한 농촌 변천사”로 읽혀지기도 한다. 부모가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간 후 고향에 남겨진 아이들의 삶, 열악한 환경과 비합리적 제도 때문에 폐교와 합교 과정을 거치며 점차 부실화, 황폐화되는 시골 교육, 이를 통해 낙관적일 수 없는 중국 시골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 원시생명의 진실함과 건강함을 찾고자 했던 작자는 고향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작자가 찾아간 고향은 기억과는 다른, 대자연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른 ‘활발한 폐촌(蓬勃的“废墟”村庄)이었다. 옛 인연들이 그대로 활발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미 쇠락해가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곳은 “점점 중국의 실험대상이 되고”, 심지어 “중국의 ‘悲哀’가 되어간다”. 지금 중국에서 농촌은 “민족의 ‘짐’이 되고 ‘개혁과 발전, 현대화 추구의 부정적 반증’에 다름 아니다. 현대성의 틈 속에서 자신의 특성과 생존공간을 잃어버린 농촌은 ‘사회말단’ ‘주변부’, ‘더러운 질병’의 대명사가 되어간다. 또한 고향을 떠나 고향을 잃은 농민들은 도시의 어둠 속 변두리와 기차역 주변에서 힘든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 이 작품은 중국 ‘(농)민공 소설’을 키워드로 검색할 때 항상 거론되는 작품이다. 작자는 고향마을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아버지, 이웃을 통해 옮겨 적는다. 마을 사람들이 외지 도시로 돈을 벌러가서 ‘민공’이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민공의 이야기’가 될 수는 있겠지만, 기실 전체 작품에서 이들의 분량은 많지 않다. 오히려 마을을 떠난 주민, 즉 ‘민공’ 보다는 고향에 남겨진 나머지 가족들, 즉 민공의 ‘잔류 가족’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작품은 농민공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농민공의 고향가족 이야기, 농촌 잔류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4. 새로운 농촌 이야기:梁鴻의 서사기법이 전혀 새로운 것이라거나, 혹은 문학적 한계와 취약점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가장 진실에 가까운 방법과 제재와 내용을 취하려 했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할 것이었다. 작자는 현대화를 걷고 있는 중국의 수많은 문제점들이 집약되어 있는 농촌, 그 농촌의 곤혹스러움과 고민, 안타까움, 불안함을 梁庄이라는 고향마을을 통해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때문에 "'량쫭'을 이해하지 못하면 농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며, 농촌을 이해할 수 없다면 어찌 중국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는 평가는 적절해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