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정서처리와 주의의 관계를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정서처리의 주의자원 의존, 주의범위에 대한 정서처리의 영향, 작업기억용량 개인차가 정서처리와 주의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1차년도에는 지각부담 수준에 따른 정서처리 ...
본 연구는 정서처리와 주의의 관계를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정서처리의 주의자원 의존, 주의범위에 대한 정서처리의 영향, 작업기억용량 개인차가 정서처리와 주의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1차년도에는 지각부담 수준에 따른 정서처리 기전을 검증하는 ERP연구와 정서자극의 주의범위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2차년도에는 인지부담 수준에 따른 정서처리 기전을 검증하는 ERP연구와 기분이 주의범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3차년도에는 작업기억용량이 큰 사람(고용량)과 작은 사람(저용량)인 사람을 구분하고, 작업기억용량의 개인차에 따른 정서처리와 주의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각부담 수준에 따른 정서처리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동시에 제시된 비정서적 표적자극(지각부담과제)의 지각처리에 IAPS 그림자극의 정서가가 미치는 영향을 ERP를 측정하여 조사하였는데, 선택적 주의와 분할주의의 두 패러다임으로 나누어 검증하였다. 선택적 주의 연구에서는 지각부담과제에만 주의 집중하도록 요구했는데, 무시된 그림자극이 부정적인 경우 중립적인 경우보다 후측 N1 성분에서 더 큰 지각부담효과가 관찰되었다. 이는 정서자극이 자동적으로 처리되며 중립적일 때보다 부정적일 때 주의용량을 더 소모하여 표적자극의 초기 지각처리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분할주의연구에서는 지각부담과제와 그림자극 양자에 주의집중 하도록 요구했는데, 후기 서파성분에서 저부담조건에서는 부정적 그림이 중립적 그림보다 더 큰 정적 진폭을 유발했지만, 고부담조건에서는 정서가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후측 P1 성분에서는 정서가와 지각부담의 상호작용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정서처리가 초기에는 지각부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후기에는 지각부담의 영향을 받음으로써 주의자원에 의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인지부담 수준이 정서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지연재인과제에서 작업기억부담을 조작하여 정서적 자극의 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각 시행마다 2개(저부담조건) 또는 6개(고부담조건)의 대상 그림을 제시하여 기억하도록 요구하고서 2초 동안의 지연기간 동안 정서적 IAPS 그림자극을 제시한 후 탐침그림을 제시하고서 재인판단을 요구하였다. 초기의 P1과 후기의 LPP 성분의 진폭에서 정서가와 작업기억부담효과를 분석한 결과, 작업기억부담효과만 관찰되었고 정서가 그리고 정서가와 관련된 상호작용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작업기억 유지부담과 같은 인지적 통제기전이 정서가효과를 약화 또는 소멸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수의적 통제부담이 정서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N-back 과제 수행 도중 제시된 정서적 얼굴의 처리와 관련된 ERP 성분들을 조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얼굴처리와 관련된 N170이 얼굴표정의 정서가 뿐만 아니라 작업기억의 집행통제 부담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밝혔다. 특히 집행통제 부담이 큰 경우 얼굴표정의 정서가 효과가 좌반구에서는 관찰되지 않고 우반구에서만 관찰된 결과는, 좌반구에서는 우반구와 달리 얼굴 정서처리에 집행통제 부담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셋째, 정서자극(긍정/부정)에 따라 주의범위가 달라지는지 검증하기 위해 IAPS 그림자극을 제시하고 전역/국지처리과제와 수반자극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전역/국지처리과제 적용 연구에서는 전역자극과 국지자극을 고밀도와 저밀도로 다시 구분하고, 각 밀도조건에서 그림자극의 정서가에 따른 전역우세성과 국지우세성을 조사하였다. 수반자극과제 적용 연구에서는 그림자극 제시 후 중립적 표적/수반자극을 제시하고서, IAPS 그림자극과 표적/수반자극 간 SOA 효과를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 긍정정서에서는 전역처리가 우세하고 주의범위가 확산되는 반면, 부정정서에서는 국지처리가 우세하고 주의범위가 축소되는 경향이 드러났다.
넷째, 기분(기쁨/평온/분노/슬픔)을 유도한 후 전역/국지처리과제 또는 수반자극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기분 유도를 위해 음악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문장을 상상하도록 하였고, 기분 유도 전과 후, 그리고 과제수행 후에 기분상태를 평가하여 기분 유도 효과를 평가하였다. 기분 유도 후 전역/국지처리과제를 수행하도록 한 결과, 정서자극을 사용한 경우에 비해 더 강한 전역우세성이 관찰되었으며, 국지우세성은 부정적이면서 각성수준이 높은 기분조건에서 크게 나타났다. 기분 유도가 수반자극과제 수행에 미치는 결과에서도 각성수준이 높은 부정기분의 경우에 주의범위의 축소가 관찰되었다. 이 결과들은 주의범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정서가와 각성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다섯째, 작업기억용량의 개인차가 정서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작업기억용량이 고용량인 사람과 저용량인 사람을 구분하고, 인지부담 수준이 정서적 얼굴자극의 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ERP 성분분석을 통해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작업기억 저부담조건에서는 저용량과 고용량 모두 정서가효과(부정표정이 중립표정보다 N170 진폭이 더 큼)가 양 반구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그러나 작업기억 고부담조건에서는 저용량의 경우 정서가효과가 관찰되지 않은 반면, 고용량의 경우에는 우반구에서 정서가효과가 관찰되었다. 이는 고용량의 경우 작업기억 부담이 큰 경우에도 남아있는 잔여용량으로 인해 추가적인 정서처리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여섯째, 작업기억용량의 개인차에 따른 주의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전역국지처리과제 수행 결과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무관자극에 의한 간섭의 영향에서 작업기억용량의 개인차 효과가 드러났는데, 고용량인 사람은 긍정자극이 제시된 경우에 전역처리 우세특성이 두드러진 반면, 저용량인 사람은 부정적인 자극이 제시된 경우에 목표와 무관한 방해자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는 저용량인 사람의 경우, 부정자극을 처리하는데 압도되어 무관자극의 영향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